갈대의 꿈/ 안미경(물리치료사) 꼿꼿이 서 있으려 안간힘을 쓰는 몸부림에 무심한 바람은 갈대의 꿈을 꺾어 놓았네 오롯이 품고 있던 소박한 꿈 한올 흔들거려도 좋으니 쓰러지지 않을 만큼의 견딜수 있는 바람만 불러주길 원했었는데.... 강하고 급한 샛바람에 흠칫 놀라 꺾이고 만 연약한 갈대의 꿈이 산산조각 흩날리는 눈물이 되네 야속한 바람탓으로 꿈을 잃었다 원망하기엔 남겨진 갈대의 꿈이 소중하기에 다시 일어나 흔들려도 놓지 않을 꿈 붙잡아 보네 불어라 바람아! 마음껏 흔들릴게 비추어라 햇살아! 마음껏 짙어질게 내려라 빗물아! 마음껏 젖어줄게 이제는 꺾여버린 갈대의 꿈을 되새겨 여기저기 다가오는 숱한 세파의 물결에도 바람타고 나는 새들처럼 가녀린 날갯짓으로 날아볼래

작은숨결/ 안미경(물리치료사) 숨은 그림 찾으러 발걸음 떼니 움찔 움찔 솟는 작은숨결 들려오네 저 멀리서 반기는 봄빛 마주안고 새하얀 기지개켜며 방긋한 미소 퍼트리네 시샘하는 꽃샘바람도 앙증맞은 인사에 깜빡 갈 길을 잊고 작은 숨결 들으며 멈추었네 봄단장에 신이 나 쑤욱 쑤욱 올라오는 작은 들풀의 숨결은 메마른 들판의 축제라네!

여행/안미경(물리치료사) 저 구름 흘러가는 곳 어디까지 따라갈 수 있을까 가벼운 날갯짓으로 무심히 걸어가는 순간 모두 시간위에 선 여행이라네 제자리에 있는 듯 하나 눈 깜짝할 사이 떠나가는 바람 사잇길에 서면 곧 사라질 흔적뿐인 연민에 소중한 시간이 날아갈까봐 순간의 침묵속으로 떠나가보네 멈춤이 있어야 깊은 숨 속에 담겨진 너의 이야기 들려오기에 작고 웅크린 가슴에 파고드는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결에 하루의 지친 걸음마저 스르르 녹아내리는 꽃 걸음 되네 멀리 떠나가는 여행길 아니어도 무거운 짐 지고가는 여행 아니어도 지금의 그 자리에서 빈손으로 걸어가는 길이어도 한줌의 햇살 받으며 몽글몽글 펼쳐진 구금길 따라 조용히 걸어가는 나만의 여행길 그리움을 만나고 정겨움을 그리며 새마음을 바라며 걸어가는 길 쉼이 있는 나의 여행이라네

줄다리기/ 안미경(물리치료사) 영치기 영차 한 줄 기차로 높이 높이 줄다리기해요 영치기 영차 하늘에서 끌어당기는 신바람 나는 열정에 쑥쑥 솟아 올라요 요리조리 흔들리고 가녀린 줄기에 한 방울 두 방울 매달린 꽃봉오리 만나러 영치기 영차 일층 이층 삼층... 집을 지어 오르는 하늘 줄다리기 아래에서 밀어주고 위에서 끌어당기며 영치기 영차 더 높이 더 맑게 더 멋진 그림 그리고파 한층 한층 디디며 올라가는 길 영치기 영차 구호에 맞추어 하늘 끝에 닿을 때까지 멈추지 않고 피어볼래요

희망/ 안미경(물리치료사) 어느 날 부서질 듯 메마른 곳에 숨죽이며 피어오른 희망 한 잎 누군가에겐 디딜 수 없고 숨 쉴 수 없는 공간 속 생명 없는 곳이라 쉬이 떠나간 자리건만 묵묵히 버티어낸 홀씨의 희망 한 잎 딱딱하고 무거운 어둠 속의 공간에 깊게 내린 빛 한자락 있었기에 보이지 않는 몸살이 있었던 걸 거야 아파야 할 만큼 아팠고 울어야 할 만큼 울었고 견뎌야 할 만큼 견뎌내어 이루어진 희망 한 잎 어제를 디디며 오늘을 걸어가고 내일을 밝혀내는 희망되어 사라지지 않을 미래의 꽃으로 너른 벌판 가운데 띄우련다

향기/ 안미경(물리치료사) 봄바람이 그윽한 아카시아 향 날리우니 온몸에 드리우는 고운 날개들 저 멀리 파아란 하늘도 잠시 멈추어 그 향기에 젖어 쉬어가니 여유로움까지 선사하네 온몸에 받은 바람 같은 향기 어느 곳까지 흘러갈까 멈추지 않는 바람에 안겨 따라가 볼까 떨어지는 향기를 받아 맛나게 먹어보는 봄 그늘의 멋진 나들이 떠나온 그 자리지만 향기는 여전히 온몸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 여운이 되네

해당화/ 안미경(물리치료사) 가만히 귀를 대어 바람소리 따라가니 하늘거리는 해당화 가느다란 방울 안고서 조용히 노래하네 가만히 손을 대어 푸르른 잎에 눈 맞추니 넓은 바다의 향기 손끝으로 전해오네 가만히 눈을 들어 먼 하늘가 따라가니 높고 그윽한 하늘향기 지상에 퍼트린 꽃송이 되어 여리디 여린 나그네의 고운 벗되어 흩날리네 가만히 걷다보니 해당화의 숨소리에 한결 여유로움이 다가와 먼저 손 내밀어주는 자연의 못에 흠뻑 젖어드네

하얀 날개/ 안미경(물리치료사) 눈부시게 맑은 봄빛에 스르르 녹아내리는 날개 천사의 날개인가 봐 거침없이 쏟아내는 햇살에 순백의 미소로 피어 환하게 날아오르려나 봐 무디 어가는 마음을 향해 청초하고 맑은 소리로 생기 있는 날개 전하려나 봐 봄 마당 깊숙한 자리에 앉아 밝은 빛을 심어두려 환하게 웃어주나 봐 하얀 날개를 달아 솟아오르려는 열정 눈으로 만나고 가슴으로 새기며 발걸음 따라 걷다 보니 하얀 미소가 반겨주나 봐

하루여행/ 안미경(물리치료사)자잘자잘 일상의 소리에하루 해는 따라가며쉬지 않고 여행길을 열어주지 오늘의 시간을흘러가는 물속에 비추어깊이 담구어 둘 이야기와묻어버린 먼지를 씻어볼까 우리의 여행은하루 하루가 쌓여자그마한 인생수첩에소중하게 간직되는 추억이니까 하루의 여행길흔들거리는 나뭇잎과 악수하고재잘거리는 새들과 노래하고화려한 꽃들의 미소에부요한 마음이 되는거야 멀리가는 여행 아니어도마음을 열고 걷다보면스러질 듯 저무는 햇살속으로기억의 조각이 떠오르는 건하루 여행의 정점이 되는 거지 차곡차곡고이고이 새겨질우리의 하루 여행길에스쳐가는 바람을 먹으며추억한장 묶어서스며드는 빛에 새기는 거야 고운 마음으로사랑스런 눈빛으로경쾌한 걸음으로천천히 바라보며 가는 하루여행오늘도 은은하게 저물어가네

꽃밭에서/ 안미경(물리치료사)척박한 땅메마른 대지에꽃씨 하나 뿌려놓고기다림으로 건너온 시간들 한 줄 한 줄 피어나는꽃송이 줄다리기에마음먼저 내어보내고걸음마저 붙잡힌 채쉬어가는 길 누구나 할 것 없이고운 색깔로 주위를 밝게 비추고튤립의 전주곡에멈출 수밖에 없는 길 잠시만이라도그 향기를 마시고마음의 상념들을 씻어봄 햇살에 널어둘까 마르지 않는세월의 눈물이 흐를 때꽃밭에 앉아봄 하늘을 바라보며하소연 한 번 해볼까 봄의 물결을 펼쳐흘러가는 꽃의 파도에풀어진 마음언저리 얹어꽃 그림자 되어 볼까

시를 쓰는 건 / 안미경(물리치료사) 시를 쓰는 건바람처럼 구름처럼자유로운 영혼되어나만의 여행을 떠나는 것 시를 쓰는 건아픔과 슬픔을 덜어내어마음속 응어리를시원하게 비워내는 것 시를 쓰는 건마음속 알갱이를 깨트려고운 조약돌 빚으며아름다운 소리입혀 노래하는 것 시를 쓰는 건친구처럼 노래처럼 그림처럼마음의 무지개를 품고하늘을 바라보는 것

그림움 / 안미경(물리치료사) 닿을 듯 닿을 듯너에게로 가는 길이흔들거리는 건연약한 몸짓으로 서야 하기때문이야 오를 듯 오를 듯너의 품에 안기려고바람마저 도와주는 건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것 같아서야 날을 듯 날을 듯갈대의 날개옷 입고서구름속에 떠다니고 싶은 건흘러가고 싶은 떨림인거야 잡을 듯 잡을 듯손을 놓지않고하늘을 부여잡는 건하늘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야 그리워서 그리워서부서지는 춤을추는 건오고가는 나그네에게순간의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서야 닿고 싶어서오르고 싶어서날고 싶어서잡고 싶어서 흔들리는 건하늘이 그리워서야

길 위의 길 / 안미경(물리치료사) 발을 내딛는 순간여러갈래 길을 만나네푹신한 솜털 위를 걷고진흙투성이 질척거린 길을 걷고예쁘게 수놓은 길을 걷고 지금 걷고 있는 길은어떤 길인지허락되지 않는 길을내 길인 냥 가고 있지는 않는지길 위에서 길을 묻는다 수많은 길이나를 향하여 손짓하여도마음이 이끄는 길을 향해두 손 모아 갈수 있는깊은 기도의 길을 갈수 있다면얼마나 좋을까 길 위의 길에서나를 잠시 세워두고머나먼 길의 여행길을마음으로 걸어가 보는 길 푸르른 초원을 그리며한 걸음 한 걸음내딛는 길에눈물도 미소도함께 스케치 할 수 있는 여유를길 위에 새기며 갈수 있기를

얼음꽃 / 안미경(물리치료사) 찬서리 내리는 날꽁꽁 얼어버린 시야에수정처럼 맑은얼음꽃 피어나네 매섭게 불어오는인생의 한파에한시름 놓고 갈꽃자리 하나 있으면 좋겠네 바람이 불어도먹구름이 에워싸도멈추지 않고 흐르는가녀린 숨의 호흡이가까이에서 들리는 건살아내기 위한 떨림인게야 이젠 더 이상추위를 두려워 하지마 얼음꽃과 같은투명하고 마알간눈빛을 마주할수 있거든 이젠 더 이상어둠을 두려워하지마 언젠가는 꽃으로 피어날작은꿈들이 소용돌이 되어파릇파릇하게 솟아나고 있기에

나무의 노래 / 안미경(물리치료사)메마른 가지라고곧은 몸매 아니라고움츠리지 않을래 모든 나무들이예쁜 몸짓으로서 있는 건 아니야 삐죽빼죽울퉁불퉁잔가지마디에 맺힌노래소리 들어보렴 언땅의 메아리가조금씩 녹아내리기 시작할 때난 피어나리라난 노래하리라 생명의 움트림으로뻗어내린 뿌리에 닿아작은생명 줄기의 혈관따라기지개켜며 일어서는나무의 노래소리 함께 들어볼까함께 불러볼까생명으로 일어서는나무의 노래소리를

하늘바다 / 안미경(물리치료사) 하늘은 바다가 그리운 거야물결 일렁이는 바다속에함께 출렁거리고 싶어 바다는 하늘이부러운 거야뭉게뭉게 떠다니는 구름되어 함께흘러가고 싶어 간절히 간절히서로를 바라보면서로를 품고 마주보며하늘과 바다가만나는 날그 날은 오는 거겠지 하늘이 풍덩거리고바다가 둥실둥실 흐르고서로가 맞닿아하늘과 바다가 하나되어물결처럼 잔잔해지는 날그 날은 오는 거겠지 빛줄기가 내려오듯물줄기가 올라가듯서로를 끌어당기는보이지 않는 매력의 끌림에하늘은 바다가 되고바다는 하늘이 되나봐

노을따라 / 안미경(물리치료사) 저 멀리에 있는아득한 무지개 찾아 나선길보이지 않는 안개속을머뭇머뭇 거릴지라도한걸음 떼어 걸어볼일이야 저 산 너머에 있는아득한 꿈을 찾아 나선길들리지 않는 적막함일지라도한자락 미소 머금을 일이야 저 바다건너새롭게 펼쳐지는 하루하루소망하며 나선길잡히지 않는 매듭일지라도한웅큼 용기 붙잡을 일이야 그냥 그 자리에서라도내일 그려 줄 풍경을마음에 먼저 수놓으며내일을 걸어가는 희망으로노을따라 걸어볼일이야 오늘을 살아내면내일도 살아지는 노을빛을그려볼 수 있기에~~

하이얀 눈 / 안미경(물리치료사) 어쩌면메마른 마음사막이 되지 않게촉촉하게 내리고 있는지 몰라 어쩌면붉은 눈물 씻어주려방울방울 피어나는 꽃 되어소리없이 내리고 있는지 몰라 어쩌면그리워서 그리워서머언 하늘가 바라볼 때그리움이 녹아버리게하얀 눈물 흘리는 건지 몰라 어쩌면하늘가의 수많은 말들이옹알옹알 모아져누군가를 감싸안듯누군가를 위로하듯따뜻한 침묵으로 싸이는 건지 몰라

노을의 파노라마줄포생태공원 갯벌 앞에서 촬영한 노을 모습.사진촬영: 안미경 / 촬영도구 : 스마트폰

생태공원의 촛불지난 10월 27일 오후 5시 35분에 줄포생태공원 갯벌 앞에서 바라본 석양.사진촬영: 안미경. 촬영도구: 스마트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