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규제봉 설치로 휠체어 통행 불편 등 문제점 지적에도 ‘복지부동’

주차방지 목적으로 설치된 규제봉 뽑혀 사라졌는데 시설 보완도 안 해
교통약자 편의 제공 등을 위해 추진한 사업이 오히려 보행자 차도로 내몰아
부안군 관계자 “확인해 보겠다, 치우라고 얘기했는데 안 치웠다” 해명

  • 기사입력 2019.03.12 17:24
  • 최종수정 2019.03.14 22:40
  • 기자명 이서노 기자
행복웨딩홀 건물 1층 상가에서 내놓은 판매 물품이 인도를 점거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 들이 차도를 이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행복웨딩홀 건물 1층 상가에서 내놓은 판매 물품이 인도를 점거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차도를 이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부안군이 도시환경 개선 및 교통약자 편의 제공 등을 위한 사업을 하면서 설치한 규제봉으로 인해 장애인 휠체어 등의 통행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부안군이 이를 개선을 하지 않으면서 ‘복지부동’ 행정이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달 부안뉴스는 ‘무분별한 규제봉 설치로 사라지는 군민 혈세(2월14일자)’라는 보도를 하면서 부안농협 하나로마트 앞 경비실 부근 인도가 규제봉으로 가두리 양식장처럼 빙 둘러 설치돼 있고, 학당마루 앞 인도도 규제봉으로 막아놔 장애인들의 휠체어나 어르신들의 실버카, 유모차 등의 이동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또 규제봉 일부가 뽑혀나갔다고도 보도했다.

그런데도 부안군은 이 보도가 나간 뒤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마치 그렇게 설치된 게 당연하다는 듯 단 한 곳도 개선을 하지 않았다.

지난 11일 현장을 확인해 본바 하나로마트 앞 경비실 부근 인도도 마찬가지고, 학당마루 앞 인도 역시 한 달 전 모습 그대로였다.

특히 행복웨딩홀 건물 1층 상가 앞은 인도에 판매물건이 진열돼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기에는 불가능할 정도로 비좁게 되어 있는데도 관리·감독이 제대로 안 돼 교통약자 편의 제공을 위한 사업이 오히려 교통불편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또한 인도에 설치된 규제봉 주변에 주차 표지판까지 추가로 세워지면서 도시환경 개선 사업이 오히려 거리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인도에 간격을 넓게 볼라드를 설치해 놓으면 될텐데 왜 규제봉을 보기에도 좋지 않게 촘촘하게 설치했는지 모르겠다. 요즘엔 볼라드도 다양한 종류가 많이 있는데”라고 지적했다.

개선되지 않은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주차 방지를 위해 설치한 규제봉도 당시 여러 곳 뽑혀 나갔지만 여전히 시설 보완이 안 돼 그 틈새로 운전자들이 주차를 하면서 주차금지 예방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고, 아예 규제봉이 설치되지 않은 일부 인도 구간은 주차장으로 변해 보행자들은 사업 시행전과 같이 도로로 내몰리는 상황에 처했다.

여기에 인도와 차도 모두 불법주정차들이 점령한 곳은 일방통행로처럼 되면서 중앙선을 침범해야만 진입이 가능한 상황으로 운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얼마 전 부안수협 주차장 부근 도로에서 이 같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는지 도로에 사고 흔적이 나타나 있어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양방향 통행로였던 장수황토한증막 옆 도로는 일방통행로로 바뀌었지만 공사가 끝난 지 수개월이 지났데는도 여전히 운전자들은 수시로 통행 금지된 방향으로 진입해 교통사고 위험이 높고, 이곳 인도에 교통표지판을 설치하려고 세워두었던 것으로 보이는 기둥은 꺾여 기울어진 채 방치돼 있지만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부안군이 수십억 원을 투입해 도시환경 개선 및 교통약자 편의 제공 등을 위한 사업이 이렇듯 부실한 관리로 제 기능을 못 하면서 주민들의 안전은 위협받고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안일한 부안군 행정에 군민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내며 개선책을 내놨다.

주민 A씨는 “어떤 문제가 생겨도 담당 공무원들이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면서 “해당 담당 과장이나 실무자들에게 인사 불이익은 물론 책임을 물어 감봉 조치 등 패널티를 적용해야 그나마 조금은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서울시처럼 공사 참여자 명단을 공사 완료 후 완공된 시설물의 표지판에 설치하는 ‘공사 실명제’를 시행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담당 실무자들도 좀 더 책임감 있는 자세로 공사 현장 관리·감독을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업무가 바뀐지 얼마 되지 않아 (언론 보도와 관련된 내용은) 잘 모르겠고, (규제봉 설치로 통행이 불편한 문제가 있는지 현장을) 확인 해보겠다”고 답변하고, 상가 물건 인도 점거와 관련해서는 “개집인가 있는데 갈 때마다 치우라고 얘기를 했다. 그런데 치우지 않고 있다. 다시 얘기를 하겠다”고 해명했다.

규제봉 옆 도로 노면에 주차금지 표지판까지 세워지면서 거리미관을 더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규제봉 옆 도로 노면에 주차금지 표지판까지 세워지면서 거리미관을 더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안수협 주차장 뒤 부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는지 도로에 사고 흔적이 나타나 있다.
부안수협 주차장 뒤 부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는지 도로에 사고 흔적이 나타나 있다.
인도에 주차된 차량들.
인도에 주차된 차량들.
교통표지판에 세우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쇠 기둥이 휘어져 있다.
교통표지판에 세우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쇠 기둥이 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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