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 운호리 주민들 “고령토 위장 석산개발 중단하라” 요구 거세

주민 200여명 집단 시위에 나서…석산개발 강력 규탄
부안군, 전북도에 개발행위 인허가 등 서류 보완 요구
해당 업체, 서류 보완 등 위해서 전북도에 기간 연장 신청
토지주, 업체에 진입로 토지사용 승낙 취소 요구할지가 쟁점

  • 기사입력 2019.04.03 13:01
  • 최종수정 2019.04.03 13:42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진서면 운호리 마을 200여명의 주민들이 지난 2일 석산개발 반대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내걸고 마을 초입부인 하루방 민박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진서면 운호리 200여명의 마을주민들이 지난 2일 석산개발 반대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내걸고 마을 초입부인 하루방 민박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고령토 위장 석산개발 중단하라”, “석산개발 결사반대”, “못 막으면 다 죽는다.”

진서면 운호리 마을 200여명의 주민들이 지난 2일 석산개발 반대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내걸고 마을 초입부인 하루방 민박 앞에서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1시간 가량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는 한 업체가 지난 2월 중순경 전북도에 고령토 채굴계획 인가를 신청한데 따른 것으로 최근 이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투쟁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집단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채굴계획 인가를 신청한 지역은 바다를 낀 해안관광도로와 인접한 데다가 부안의 관광명소인 천년고찰 내소사와 명품 곰소젓갈단지가 인근에 있어 고령토 채굴이 이루어질 경우 관광 부안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될 우려가 높다.

특히 주민들은 변산반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 훼손은 물론 소음·분진 등으로 인한 지역 주민의 건강과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진서면 고령토 채취를 빙자한 석산개발반대 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 하윤기, 박병우, 김종권)는 “석산이 개발되면 관광객들이 오지 않는다. 돌가루와 흙먼지가 날리는데 누가 오겠느냐”며 “특히 씻지 않고 생과로 먹는 오디 등 농작물의 피해도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투쟁위는 “그렇게 되면 주민들의 생존권은 막대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진서면은 황폐화될 것은 뻔하다”며 “더욱이 대형 공사차량들의 운행 중 발생하는 소음, 진동 등은 스트레스를 유발시켜 주민들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투쟁위는 “운호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귀농·귀촌인들도 많이 오는데 환경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오고 싶겠느냐”며 “현재 귀농귀촌 오신 분들이 더 석산개발을 강력하게 반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민들은 고령토 채굴을 사실상 석산개발로 규정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시위현장에 걸린 현수막.
시위현장에 걸린 현수막.

부안군 등에 따르면 고령토 채굴계획 인가 신청을 낸 A업체는 지난 2015년과 2016년에도 진서면 석포리에 채굴 인가 신청을 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이번이 3번째로 업체가 낸 고령토 채굴계획 인가 위치는 진서면 운호리 산 36-11번지 외 4필지로 인가 면적은 4897㎡(임야 4,885㎡, 전 12㎡), 채굴 신청은 16,914㎥이다.

A업체는 고령토 채굴을 위해 지난 2월 19일경 전북도에 인가를 신청했고, 전북도는 이틀 뒤인 21일에 부안군에 산지관리법 등 관련법 협의를 요청했다.

이에 부안군은 2월 말경 인허가 부서에 관련법령 검토 요구를 한 뒤 3월 중순께 전북도에 개발행위 인허가 등 서류 보완을 요구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당초 계획대로라면 고령토 채굴계획 인가 처리기한은 4월 16일인데 해당 업체는 부안군이 요구한 서류 보완을 위해서 5월까지 기간을 연장해줄 것을 전북도에 신청한 상태다.

한편, A업체의 고령토 채굴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업체는 토지주와 진입로 사용승낙 과정에서 고령토 채굴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주민 등에 따르면 진입로 사용승낙을 해준 토지주는 고령토 채굴을 한다고 했으면 토지사용 승낙을 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것.

만약 토지주가 업체에서 목적과 다르게 용도를 사용한다는 이유를 들어 진입로 사용 승낙을 취소한다면 진입로 확보가 안 된 업체는 인가와 관계없이 고령토 채굴을 할 수가 없게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