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공무원노조, 수천만원 군민 혈세로 제주서 워크숍

  • 기사입력 2019.04.04 19:59
  • 최종수정 2019.04.05 07:24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부안군 공무원노조 사무실 출입문에 워크숍 일정이 붙어있다.
부안군 공무원노조 사무실 출입문에 워크숍 일정이 붙어있다.

부안군 공무원노조가 수천만원의 군민 혈세로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2박 3일간 제주도 일원으로 워크숍을 갔다 왔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4월을 맞아 개암동 벚꽃축제, 면민의 날 행사 준비와 5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열리는 제7회 부안마실축제 성공 개최를 위해 홍보 등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인데 공무원노조는 전체 조합원 대상도 아닌 일부 조합원들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그것도 조합비도 아닌 군비 2000만원을 써가면서 무려 27명이나 한꺼번에 3일간 자리를 비웠다. 단순 계산을 해도 1인당 워크숍 기간 동안 74만원의 군비를 경비로 사용했다.

물론 노조도 워크숍을 추진한데 이유는 있겠지만 수천만원의 군비를 사용한 이번 워크숍은 군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은 될 수 있어도 공감대를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부안군은 노사 단체협약서에 따라서 예산이 세워지고 각 실과소, 부서별, 읍면별 1명씩 워크숍에 참여해 업무에 큰 지장이 없다는 의미로 설명을 했지만, 그 시간 열심히 일하는 다른 공무원들은 뭐란 말인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

더구나 짜여진 워크숍 일정을 보면 관광·여행의 성격이 짙다.

부안군이 공개한 일정표를 보면 1일차는 제주 4.3평화기념관, 노사 조직발전 토의 등이고, 2일차는 새별오름, 중문관광단지, 수목원테마파크, 노사발전 토의, 3일차는 마라도, 올레시장 방문 등이다. 대부분 제주 관광·여행지다.

이러한 공무원노조의 워크숍 일정에 대해 부안군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공무원노조 워크숍에 군비를 몇천만씩 들여 제주도까지 가는 게 맞는 일이냐는 비판도 있고, 노조 조합비로 가야지 왜 군비로 가느냐는 강한 불만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또 지역 자금유출을 억제하고 재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까지 발행하려고 있는 상황에서, 관내에도 장소가 많은데 꼭 제주도까지 가서 워크숍을 해야 했는지라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또 어떤 공무원은 워크숍을 가더라도 명분이 있어야 하고, 금액이 너무 과하다고 지적하면서 군민들이 알게 되면 굉장히 비난하게 될 것 이라는 말을 전했다.

결국 노조는 부안군민들의 정서를 헤아리지 못했고 스스로 비난의 화살을 자초하는 꼴이 됐다.

부안군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공무원노조는 군비로 워크숍을 진행하지 않았다. 특히 작년 같은 경우는 아예 예산조차 세우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부안군이 노조를 위해 2000만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2000만원이면 국비 매칭 사업을 하게 되면 최대 1억 원에 가까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금액이다.

적어도 공적인 업무를 하고 있는 부안군과 공무원노조라면 이번처럼 공적인 일이 아닌 곳에 예산 반영을 요구하거나 해줘서는 안 된다. 군비가 공무원들의 쌈짓돈은 아니지 않는가.

부안군과 공무원노조는 이번 계기를 거울삼아 무엇이 부안군민들을 위한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 군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곳에 예산을 집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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