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군민 안전 소홀…버스 승강장 등 설치장소 부적절

승강장 회전교차로 옆에 설치…교통사고 위험 높아
승하차 지점 표지판도 횡단보도·커브길 부근에 세워
부안군 “앞으로 안전을 고려해 설치하겠다” 입장 밝혀

  • 기사입력 2019.04.17 18:11
  • 최종수정 2019.04.20 22:25
  • 기자명 이서노 기자
회전교차로 바로 옆에 설치된 주산면 신천마을 버스 승강장.
회전교차로 바로 옆에 설치된 주산면 신천마을 버스 승강장.

군민의 안전을 무엇보다 먼저 챙겨야 할 부안군이 버스 승강장을 비롯한 버스 승객 승하차 지점을 알리는 표지판 등을 교통사고 위험 우려가 있는 곳에 설치하면서 행정이 오히려 군민들을 위험에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작년에 설치된 주산면 신천마을 버스 승강장을 보면 회전교차로와 4~5미터 남짓 떨어진 거리에 설치돼 있어 사고 위험이 높고 자칫 인명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부안군은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해당 위치에 버스 승강장을 설치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학생들을 비롯한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는 버스 승강장을 회전교차로 옆에 설치한 것은 승강장 설치라는 민원 해결에만 급급했을 뿐 주민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나 이에 따른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회전교차로는 특성상 여러 방향에서 차들이 진출입을 하고 또 회전을 할 때 발생하는 원심력 때문에 조금만 속도를 높이거나 부주의해도 차가 회전교차로를 이탈할 수 있고, 겨울철 눈길이나 빗길에 차가 미끄러지면 자칫 버스 승강장을 덮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회전교차로 부근에 승강장을 설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버스 승강장 위치가 잘못돼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상서면 사거리 회전교차로 부근에 마련된 임시 버스 승강장.
상서면 사거리 회전교차로 부근에 마련된 임시 버스 승강장 위치. 노면에 파랑색으로 버스 전용 정차구역 표시만 되어 있다.

상서면 회전교차로 부근에는 노면에만 버스 전용 정차 구역 표시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승강장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곳도 버스 승강장 위치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버스가 현재 위치에 정차할 경우 다른 차가 빠져 나갈 공간이 없어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던 차는 모두 뒤따라서 멈춰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버스가 정차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이어 차량 몇 대가 버스 승강장이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뒤따라가던 차는 회전교차로 내에 멈춰야 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이럴 경우 회전교차로 내에 차량이 뒤섞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회전교차로 내로 진입하는 차와 추돌 가능성도 있다.

부안군은 이런 상황에 대해서 전주국토관리사무소에서 국도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면서 주민들과 면사무소 등의 협의를 거쳐 임시로 승강장 위치를 지정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회전교차로 공사가 끝난 지 벌써 수개월이 지났다. 주민들의 안전을 생각했다면 서둘러 버스 승강장 위치를 안전한 장소로 선정해 옮겨야 하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장소도 결정되지 않을 것을 볼 때 부안군의 설명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한 것으로 비춰진다.

하서면 청호리. 커브길에 버스 승하차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하서면 청호리. 커브길에 버스 승하차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이와 함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승객들의 승하차 지점이다. 승하차를 하는  곳의 위치가 커브길이나 횡단보도 앞, 사거리 인근 등에 지정되면서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버스 운전기사는 하서면 청호리 커브길에서 승객을 태우기 위해 버스를 멈췄는데 뒤따라 오던 덤프트럭이 경적을 여러번 울려 놀랐었던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 버스 운전기사는 승객이 버스 승하자 지점에 서 있었고 버스를 멈췄을 뿐인데 덤프트럭 운전사는 커브길에 버스 승하차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는 미처 예견하지 못했고 버스가 갑자기 멈춘 것으로 생각하고 경적을 울린 것이다.

다행히 사고는 없었지만 청호리는 새만금 공사현장으로 이동하는 덤프트럭 등 공사차량이 많아 다른 지역에 비해 사고 위험률이 높은 곳이다.

NH농협부안군지부 신축부지 부근 횡단보도 앞에 버스 승하차 지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NH농협부안군지부 신축부지 부근 횡단보도 앞에 버스 승하차 지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부안읍 미소가애 아파트 맞은편 현재 NH농협부안군지부 신축부지 공사현장 앞 도로 부근에도 하서 청호리와 유사하게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는 위치에 버스 승하차 지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표지판이 세워진 곳 바로 앞에는 횡단보도가 있고, 몇 미터 앞은 차량 통행이 많은 사거리로 보행자들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이곳 도로는 편도 2차로로 버스가 정차해도 옆 차로로 차량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량과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 간 추돌사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버스 승강장이 회전교차로 부근에 설치되고, 승하차 지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사고 위험이 높은 곳에 세워지면서 행정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운전자 A씨는 “어떻게 회전교차로 옆에 버스 승강장을 설치할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또 횡단보도 앞이나 커브길에 승강장 표지판을 설치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면서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 부안군이 책임을 지겠느냐”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A씨는 “승강장 표지판도 옛날에 세워진 것을 철거하지 않고 또 승강장 표지판을 세우다 보니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곳이 있다”고 지적했다.

부안군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민원이 들어온 부분을 위주로 검토를 하고 앞으로는 (버스 승강장 및 표지판 등을) 설치하기 전에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지 등의) 부분을 먼저 생각하고 안전성을 고려해서 설치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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