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부안군의회 의원들, 새만금 사업 현장에 가다

  • 기사입력 2019.04.19 15:32
  • 최종수정 2019.04.21 13:39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최근 갯벌먼지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새만금 공사 차량들이 마을 앞으로 통행해 주민들이 안전을 위협받으면서 거리 시위까지 벌이는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부안군의회 의원들이 새만금 사업 현장을 방문을 했다. 의원들의 이번 방문은 주민들의 민원 등에 따른 현장 방문 목적도 있지만 새만금 동서·남북도로의 위치, 농생명용지 내부개발 계획 등을 자세하게 알아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에 부안뉴스는 하루 동안 의원들과 동행하며 새만금 사업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 편집자의 말

 

새만금 6-2공구 사업 현장 관계자로부터 농생명용지 내부개발 사업 설명을 듣고, 이한수 의장이 말산업 복합단지 조성 부지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의원들이 새만금 6-2공구 사업 현장 관계자로부터 농생명용지 내부개발 사업 설명을 듣고, 이한수 의장이 말산업 복합단지 조성 부지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 18일 부안군의회 의원들을 비롯한 실무부서 담당자 등이 새만금 사업 공사현장으로 출발하기 위해 의회 사무실 앞에 모였다.

출발 시간은 오전 10시경, 의원들을 태운 차는 곧바로 동진강 방향으로 향했다. 첫 방문지인 새만금 농생명용지 사업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동진강 방수제 도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방수제 도로를 따라 15분정도 차로 달렸을까 6-2공구 공사현장 관계자가 의원 일행을 맞이했다. 6-2공구는 지난 2016년도 9월경 강풍이 불면서 공사현장에서 날아든 갯벌먼지가 계화간척지 논 등을 덮쳐 벼 염사피해를 입었다. 현재는 매립지 상당부분이 황토흙으로 덮여 있었다.

공사 현장 관계자는 6-2공구에는 말산업 복합단지(200ha)가 들어서는데 현재 용역중에 있고, 식량단지(649ha)는 수도작에서 밭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계획이 변경돼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농촌마을(16ha)이 들어설 예정이며 개발면적은 865ha라고 밝혔다.

의원들은 약 5분정도 이곳에서 설명을 듣고 다시 차를 타고 이동했다. 계화 양지마을 쪽에 가까워지자 강한 바람이 불면서 계화산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갯벌먼지가 날리고 있었다. 방수제를 사이에 두고 김제 방면은 깨끗한 하늘이었지만, 계화산 방향은 사막의 모래바람을 연상케 했다.

의원들이 새만금 공사현장에서 사막의 모래바람처럼 날리는 갯벌먼지를 바라보고 있다. 멀리 보이는 계화산이 갯벌먼지로 인해 뿌옇게 보인다.
의원들이 새만금 공사현장에서 사막의 모래바람처럼 날리는 갯벌먼지를 바라보고 있다. 멀리 보이는 계화산이 갯벌먼지로 인해 뿌옇게 보인다.

이 모습을 목격한 의원들은 흥분을 하며 “비산먼지 날리는 것 좀 봐라, 저 먼지를 우리 부안군민들이 다 마신다”며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분여정도 차를 타고 달리자 농생명용지 7공구 관계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의원들은 새만금 농생명용지 7공구 조성공사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앞서 갯벌먼지를 목격한 탓인지 갯벌먼지가 날리는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의원들은 “비산먼지가 심각하다,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지”라며 “공사를 하더라도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면서 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7-1·2공구 현장에서도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하서 불등마을 등으로 갯벌먼지가 날아들어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한 바 있다. 7-1공구는 식량생산단지, 농촌도시 등이, 7-2공구는 원예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의원들은 다시 차에 몸을 싣고 다음 행선지인 환경생태용지 조성사업(1단계) 현장으로 향했다. 약 20여분정도 차로 이동해 환경생태용지 공사현장 사무소에 도착했다. 이곳 역시 올 3월 말경 강풍에 갯벌먼지가 하서 불등마을을 덮쳐 주민들로부터 곤혹을 치렀다. 이날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마을과 가까운 곳은 황토흙과 까만 차광막이 덮여 있었다.

새만금 환경생용지 조성사업(1단계) 현장 사무소에서 의원들이 사업 추진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새만금 환경생용지 조성사업(1단계) 현장 사무소에서 의원들이 사업 추진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의원들은 현장 관계자로부터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조성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먼저 이한수 의장은 “생태용지 조성을 환경부에서 했으니까 사후 관리도 환경부에서 해야 한다”면서 “부안군으로 관리 전환을 하면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현장 관계자는 “아직까지 환경부에서 관리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답변했다.

주민들의 분노를 샀던 환경생태용지 내에 들어설 계획이었던 쓰레기 매립장에 대한 문제도 거론됐다.

의원들은 쓰레기 매립장 이전 문제를 물었고, 현장 관계자는 “새만금에 도시가 형성되면 도시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매립을 하려고 당초 계획을 했던 것 같다”면서 “불등마을 하고 너무 인접해서 위치 변경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옮기는 것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 같다. 절차상의 문제만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30여분정도 시간을 갖고 점심식사를 한 뒤 의원들은 다음 목적지인 군산에 위치한 새만금 개발청으로 향했다.

의원들은 20여분쯤 차를 타고 가다가 삼성풀 인근에서 잠시 멈췄다.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2호 방조제를 김제시로 결정한 것이 부당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서다. 삼성풀은 2호방조제 구간에 속한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삼성풀은 부안 어민들의 제일 좋은 어장터였고, 어업권을 가지고 있는 장소였다”면서 “1호 방조제만 부안 것으로 한 것은 정말로 잘못된 결정이다. 삼성풀 위까지 부안 구역으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새만금 개발청 관계자로부터 새만금사업 추진현황 설명을 듣고 있는 의원들.
새만금 개발청 관계자로부터 새만금사업 추진현황 설명을 듣고 있는 의원들.

의원들이 삼성풀을 출발해 새만금 개발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경. 의원들은 개발청 2층에 마련된 회의실에서 새만금사업 추진현황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비산먼지 대책, 새만금 내부철도 연장 등을 주문했다.

김정기 의원은 “오다 보니까 바람 때문에 미세먼지가 많이 날린다. 그런데 농어촌공사에서는 대책이 없다, 너무 넓은 면적이라고 한다”면서 “새만금 환경생태용지에서는 차광막이나 물뿌림 시설을 하고 있는데 개발청에서 다른 공사현장도 같이 통제를 해줘야 하는 것 같다”며 대책 마련을 언급했고, 개발청 관계자는 “환경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새만금 내부철도를 새만금 전시관까지 연결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신경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이강세 의원도 비산먼지에 대해 거론하며 “비산먼지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스프링클러나 차광막 같은 것을 치고 공사를 해야한다”며 “공사를 하면서 주민들에게 피해만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의원들은 “공사 발주를 할 때 지역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게 공사 차량들이 마을 앞이 아닌 현재 조성된 방수제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발주를 해달라”고 요구했고, 개발청 관계자는 “적극 검토 하겠다”고 답변했다.

의원들은 새만금 개발청 방문에 이어 새만금 33센터 전망대와 동서남북도로 현장을 차례로 들른 후 부안 새만금 홍보관으로 이동했다.

이민석 연구사로부터 새만금 박물관 건립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의원들.
이민석 연구사로부터 새만금 박물관 건립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의원들.

새만금 홍보관에서는 건립 예정인 새만금박물관 건립배경, 추진상황, 내부 시설 등의 설명과 함께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개요, 기반시설 조성계획 등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의원들은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당초 박물관 건립 예산이 당초 500억 원으로 알고 있는데 340억 원으로 왜 줄었는지 아쉽다”며 이유를 물었고, 이에 관계자는 “새만금 개발청으로 사업이 이관되면서 새만금 개발 총사업비에 포함돼 조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새만금 개발청 소속 이민석 연구사의 설명에 따르면 새만금 박물관은 총사업비는 340억 원으로 지상 3층으로 규모로 추진되며 홍보관 1층 조경부지에서 박물관 3층 전시실까지 다리로 연결된다. 내부는 역사관, 간척사관, 생태미래관, 4D영상관, 어린이 체험실 등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박물관 건립 설계는 끝이 났고 연결 다리는 12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설계중이다. 올해 부지를 매입하고 내년 3월경 착공, 2022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새만금 개발청 박태일 사무관으로부터 2023 새만금 잼버리대회 기반시설 조성계획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새만금 개발청 박태일 사무관으로부터 2023 새만금 잼버리대회 기반시설 조성계획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또 의원들은 새만금 개발청 사업 총괄과 박태일 사무관으로부터 2023년 8월 중 12일간 개최되는 잼버리대회와 관련한 설명을 들었다. 박 사무관의 설명에 따르면 잼버리대회에는 169개국 5만명이 참가하게 되며 부지매립은 8.8㎢로 평균 높이는 2.95m로 조성된다. 대회를 위해 토지이용계획도 관광레저 용지에서 농생명용지로 변경됐다. 잼버리가 끝난뒤 개발사업자가 나타나면 다시 관광레저용지로 변경할 수 있고, 설치된 대부분의 시설물들은 철거된다.

새만금 홍보관 관계자로부터 모형실에서 새만금 종합개발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의원들.
새만금 홍보관 관계자로부터 모형실에서 새만금 종합개발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의원들.

의원들은 이 같은 상황 설명을 들은 후 새만금 홍보관 직원으로부터 1991년 11월 28일에 개최된 새만금 간척종합개발 기공식, 새만금 이름의 탄생배경, 모형관에서 새만금종합개발계획 등의 설명을 듣고 기념촬영을 한 뒤 새만금 사업 현장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의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쯤이였다.

이한수 의장은 “사업장을 방문해 보니까 의미가 있었다"며 "처음 새만금 공사 시작 취지와 부안군민들의 정서하고는 맞지 않는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어 그게 제일로 안타깝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장은 “처음에는 우리 어민과 농민들에게 농토도 준다고 했었는데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며 "오늘 봤듯이 정말로 비산먼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비산먼지가 부안군민의 건강을 제일 해치는 하나의 악재라고 본다. 시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추진하려고 한다”며 새만금 사업 현장을 둘러본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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