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한 부안군 행정에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

버스승강장 망가져 수개월 째 방치
비오면 지붕에서 비가 주룩주룩 새
주민들, 이 모습에 “무관심하다” 질타
부안군 “유지보수 한꺼번에 하려 했었다” 해명

  • 기사입력 2019.04.30 10:40
  • 최종수정 2019.05.02 10:53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버스승강장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바라보고 있는 주민.
버스승강장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바라보고 있는 주민.

부안군의 안일한 행정에 ‘무관심하다’는 말이 나왔다. 어르신들과 학생들이 매일같이 이용하는 버스승강장이 망가져 오랜 기간 방치됐는데도 수리가 안 돼 이용에 불편을 겪은 주민들 입에서 나온 말이다.

지난 29일 시간당 4mm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하며 비가 쉼 없이 내리는 오후 12시 30분경. 부안수협 앞 버스승강장에서 주민 2명을 만났다.

버스승강장 상황은 내부 지붕 곳곳에서 빗물이 새고 있었고 바닥에 떨어져 튄 빗물은 주민들의 신발과 바지 아랫부분을 적셨다. 또 깨진 유리 창문 사이로 빗줄기가 승강장 안으로까지 들이닥치면서 주민들의 옷도 일부 젖었다.

탄소발열의자는 차가웠고 빗물이 튀어 무언가를 깔지 않으면 의자에 앉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이곳에서 주민 2명이 신문을 깔고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주민들에게는 이 버스승강장이 버스를 타는 곳이면서도 만남의 장소였다. 한 분은 부안읍, 또 다른 한 분은 돈지에 살고 있다고 했고, 이 가운데 부안읍에 사는 주민은 이곳 버스승강장을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이 두 분의 대화를 잠시 끊고 비가 오는데 승강장이 불편하지 않느냐고 기자가 물었다. 질문과 동시에 이분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주민들은 “(비가) 새니까 불편하지, 그렇지 않아도 왜 이렇게 해놨냐 하고 있었다”며 “비가 들어와서 의자가 젖어 신문을 놓고 앉아 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이어 주민들은 “엉망이여 엉망, 유리가 깨진지 오래됐는데도 손도 안 봐 무관심혀”라며 “이것(탄소발열의자)도 불도 안들어와 하나마나여, 겨울에도 불이 안 들어와 얼어 죽어, 이렇게 할 바에는 여기도 터미널처럼 비닐로 막아놓는 게 차라리 낫겠어”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버스승강장은 지난 겨울에도 지금과 같은 망가진 상태였다. 수개월이 지나도 개선이 되지 않아 부안뉴스에서 지난 25일 포토뉴스를 통해 문제점을 보도했다. 이후 며칠이 지나 개선이 됐는지 확인차 비가 내리는 지난 29일 문제의 버스승강장을 찾았지만 망가진 외벽과 유리 깨진 창문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당시 부안뉴스는 ‘제7회 부안마실축제가 9일여 앞둔 상황인데도 부안읍 중심 거리인 부안수협 앞에 설치된 버스승강장 외벽 일부가 망가져 전기선이 노출되고, 심지어 유리창까지 깨져 있지만 보수가 안 되고 수개월 째 방치되고 있다. 또 그 주변 바닥에는 쓰레기가 버려져 나뒹굴며 거리 미관을 해치고 있어 시급한 개선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부안군은 부안뉴스 보도 이후에도 전혀 개선하지 않았을 뿐더러 임시조치도 안 했다. 쓰레기만 치워져 있었다.

부안수협 앞 버스승강장은 버스를 타기 위한 장소이기도 하지만 어르신들이 잠시 쉬었다가는 공간으로도 활용돼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이 주변은 유동인구도 많다. 그런 장소인데도 부안군은 전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부안군은 이곳 버스승강장의 개선조치가 필요한 상황임을 알고 있고, 일기예보에서 29일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도 이를 대비해 서둘러 유리가 깨진 승강장의 창문을 비닐 등으로라도 먼저 막고 또 망가진 외벽 부분도 임시조치라도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여전히 나태한 행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부안군의 이런 안일한 행정에 대해서 부안뉴스에서 수차례 지적했다. ‘공무원이 편하면 군민은 힘들다’(1월 29일자 보도)라는 제목의 기자수첩을 통해서도 또 ‘부안군, 규제봉 설치로 휠체어 통행 불편 등 문제점 지적에도 복지부동’(3월 12일자 보도) 기사에서도 움직이지 않는 행정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렇듯 수차례 보도를 했음에도 부안군 행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부안군의 이런 늦장 행정에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있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부안뉴스) 보도를 봤고 국민신고에도 (버스승강장의 문제가) 올라왔다”면서 “부안읍 담당직원과 통화해서 그쪽(부안수협 버스승강장)을 최대한 빨리 조치를 해주라고 연락을 했다”고 밝혔고, 부안읍 관계자는 “조치를 했어야 됐는데 유지보수를 한꺼번에 하려고 했었다”며 “빨리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버스승강장 지붕에서 빗물이 새어 나오고 있는 모습. 빨간 동그라미 안.
버스승강장 지붕에서 빗물이 새어 나오고 있는 모습. 빨간 동그라미 안.
탄소발열의자에까지 빗물이 튀면서 주민들이 신문을 깔고 앉아 있다.
탄소발열의자에까지 빗물이 튀면서 주민들이 신문을 깔고 앉아 있다.
빗물받이 설치가 잘 못돼 버스승강장 안으로 빗물이 떨어지고 있다. 빨간 동그라미 안.
빗물받이 설치가 잘 못돼 버스승강장 안으로 빗물이 떨어지고 있다. 빨간 동그라미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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