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화 주민들, 뻘먼지 피해 참다못해 첫 집단행동 ‘돌입’

계화리 200여 주민 농생명용지 공사현장사무소서 6시간 시위
“도저히 못 살겠다, 뻘먼지 대책 세워놓고 공사해라” 강력 촉구
새만금 사업단·개발청, 동서·남북2축도로 공사현장서도 집회 계획

  • 기사입력 2019.05.13 17:43
  • 최종수정 2019.05.13 21:04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새만금지구 농생명용지 공사현장 사무소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200여 계화주민들.
새만금지구 농생명용지 공사현장 사무소 앞에서 시위 벌이고 있는 200여 계화주민들.

새만금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최대 피해지역으로 꼽히는 계화면 계화리 주민들이 바쁜 농사철임에도 일손을 뒤로하고 새만금 공사현장에서 날아드는 ‘뻘먼지로 못 살겠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새만금 매립공사 후 뻘먼지 피해로 인한 계화리 주민들의 첫 집단행동이다.

계화리 주민들은 9개 마을(상리, 중리, 하리, 1리, 2리, 3리, 4리, 양지, 장금) 이장을 공동대표로 한 ‘계화리 피해대책위원회’(위원장 김운태)를 구성하고 1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 가량 장금마을 앞에 위치한 새만금지구 농생명용지 공사현장 사무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이날 ‘뻘먼지 싫다, 비산먼지 공사 중단하라’는 붉은 띠를 머리에 두르고 “계화리 주민 다 죽는다 비산먼지 일으키는 공사 중단하라!”, “도저히 못 살겠다 뻘먼지 대책 세워놓고 공사해라!”, “새만금사업단과 새만금개발청은 나 몰라라 방관말고 뻘먼지 대책 세워놓고 공사하라!”, “중국 미세먼지로 죽이고, 새만금 뻘먼지로 저승가네!”라며 목소리 높여 외쳤다.

사실 그동안 계화리는 인근 지역인 하서면 장신리 주민들이 뻘먼지 피해를 호소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상황에서도 주민들 사이에서 간헐적으로 뻘먼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정도였지 이처럼 집단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이번 집회는 그동안 참아왔던 계화리 주민들의 불만이 곪아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민들은 집회현장에서 호소문을 통해 그동안 삶의 고충에 대한 울분을 토했다.

“계화도 주민 여러분 힘드시지요. 정말 힘듭니다. 황금갯벌 천혜의 자원 막아놓고 보상금 500~1000만원 정도 쥐어주고, 28년을 어찌 버티셨습니까. 참 대단합니다”라며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지금 계화도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 구걸을 하러 다니는 현실입니다. 연세 드시고 혼자 힘으로 자식들 키우시는 어머님들, 사회적 소외계층분들 정말 죽지 못해 사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 일로 인해 공황장애까지 생긴 분도 계신다”면서 “논밭으로 개발 약속된 것도 저버리고, 건설조합에서 무작위로 뻘땅을 해치고 개발하는 바람에 뻘먼지로도 못살겠습니다”라며 고충을 호소했다.

또 “가뜩이나 중국권 황사, 미세먼지로 힘든데, 뻘을 뒤엎고 공사한 뻘먼지까지 이중고로 겹쳐서 빨래도 외부 햇볕을 못 본다”며 “이중창에도 집안 부엌살림, 침대, 이불, 옷장 등은 뻘먼지로 인해 엉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못 살겠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언제까지 이러고 살란 말입니까. 대책을 강구해 주시고 더 이상 우리 계화도 주민들, 어머님들 힘들게 하지 말아주세요. 시급한 대책 마련 두 손 모아 빌어봅니다”라며 간절함으로 호소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계화리에 날아드는 뻘먼지는 마을 인근 새만금공사현장 뿐만이 아니다. 동서2축을 비롯한 남북2축도로, 새만금환경생태용지, 농생명용지 등 새만금 공사현장 5, 6, 7공구 모든 방향에서 날아들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매립을 하면서 쌓아놓는 준설토로 인한 뻘먼지 피해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화리 피해대책위 한 관계자는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도 뻘먼지가 날리지만 바다를 매립하면서 쌓아놓은 준설토에서 발생되는 뻘먼지는 더욱 심각하다”며 “준설토가 바람이 날리지 않도록 차광막으로 덮어놓고 물도 수시로 뿌려 뻘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계화리 피대위는 뻘먼지 피해 예방 대책 마련 촉구를 위해 집회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우선 오는 17일까지 상황에 따라 집회 장소를 옮겨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지만 집회 신청 기간이 이달 30일까지인만큼 여건에 따라 언제든 집회 일정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또 현재 포스코 건설, 금강개발 현장사무소와 새만금사업단, 새만금개발청 등에만 집회 신고를 낸 상태이지만 추가로 전북지방환경청을 비롯한 동서 2축도로 공사업체인 GS건설과 남북 2축도로 공사업체인 롯데건설, 새만금지구 농생명용지 공사업체인 계룡건설, 새만금환경생태용지 공사업체인 KED 공사현장 등에 대해서도 집회신고를 하고 주민들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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