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바람 타는 부안마실축제, 이대로 좋은가?

밤에는 ‘오우~’…낮에는 ‘에이~’
마실축제 이제는 변해야 한다.

  • 기사입력 2019.05.22 09:49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마실축제 낮 풍경.
마실축제 낮 풍경.
마실축제 밤 풍경.
마실축제 밤 풍경.

제7회 부안마실축제가 지난 6일 엇갈린 평가 속에 막을 내렸다.

올해 최초로 매창공원에서 열린 이번 마실축제는 개막축하공연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경연·공연과 다양한 체험 및 전시프로그램 등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을 축제장으로 이끌었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각양각색의 야간 경관조명은 환상적인 빛의 아름다움을 발산하며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비보잉, 치어리딩, 태권무용, 줌바댄스 등 마실 춤 퍼레이드 경연대회도 러시아와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외국인 팀이 참가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체험을 하면 무료로 선물을 주는 선물체험부스와 부안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특기를 활용해 운영한 다채로운 체험부스도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신선함을 주며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수박 등 선물 걸고 신발던지기 게임과 원시인 복장 활쏘기 체험도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부안군도 여기에 편승해 이번 마실축제가 이 같은 프로그램에 힘입어 축제기간 동안 20만명이 다녀가 수십억원의 직간접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등 성공적인 축제로 거듭났다고 자평했다.

그렇다면 이번 마실축제가 부안군의 평가처럼 관람객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을까.

부안뉴스는 축제기간 동안 관람객과 주민, 공무원 등에게 산발적으로 ‘기본적인 면에서 축제가 정말 괜찮았는가?’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론 축제관계자 조차 그 어떤 긍정적인 답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야간 경관조명에 대해선 엄지손을 치켜세우며 “오우~”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반면, 낮의 축제장에 대해서는 “에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밤엔 경관조명과 불꽃놀이, 연예인 공연 등으로 그나마 괜찮았는데 낮엔 볼거리도 없고 프로그램 또한 그저 그래 별 볼 일 없었단 뜻으로 풀이된다.

사실 이번 마실축제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됐지만 낮에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적어 낮 동안 축제장은 한산했다.

일부 체험부스 등이 너무 일찍(오후6시) 문을 닫아버리는 것도 축제 분위기를 망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다양한 축제장을 한창 보고 즐길 시간에 부스를 폐쇄하면서 관람객들을 김빠지게 하며 실망감을 안겨준 것.

게다가 축제 콘셉트를 담은 대표 프로그램도 대부분 일반 체험 부스 등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비슷해 별다른 관심을 못 끌었다.

실제로 ‘최고의 마실을 찾아라’, ‘마실 체험 속으로’ 등 대표 프로그램이 모호한 정체성으로 관람객들에게 주목받지 못했다.

대표 프로그램은 이름만 들어도 어떤 프로그램인지 연상할 수 있어야 효과가 높은데 올해의 경우 이러한 부분이 전무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 및 농·특산품 홍보와도 연계조차 안 돼 반쪽짜리 프로그램이란 혹평을 얻었다.

때문에 지난해 축제 때 대표프로그램으로 큰 인기를 끈 ‘황금오디를 찾아라’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올 축제는 ‘마실’을 주제로 했다고 하지만 전국 어느 축제장에서나 볼 수 있는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관람객들의 흥미를 떨어트렸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올해 신규로 편성된 프로그램 역시 타 축제와 비슷한 경우 많아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부안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 마련과 남녀노소 연령별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축제팀의 운영미흡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축제팀의 경우 축제 수개월 전부터 구성돼 축제 전반을 기획하면서도 주 방향타를 기획사 등에 내주다보니 타 축제와 차별성을 보이지 못했다.

이런 이유에서 전체 축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축제팀이 각 프로그램별 담당부서를 총괄한 것은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먹거리도 문제였다.

주민참여라는 명목 아래 지역 특색을 고려치 않은 음식을 파는 행위는 지역축제로서의 본질적 의미가 왜곡되어 마치 '그저 그런‘ 축제처럼 보이게 했다.

부안마실축제의 테마가 ‘마실’이라는 무형적 요소이다 보니 쉽사리 축제의 내용을 유추하기가 힘들어 관광객에게 큰 울림을 주지 못하는 것도 풀어야 할 큰 숙제다.

성공한 축제들은 대부분 테마가 유형적 요소이다.

가까이 김제지평선축제부터 함평나비축제, 고양꽃박람회, 화천산천어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축제 테마 자체를 유형적 요소에서 찾아야 축제명만 들어도 축제의 내용을 알 수 있고 축제 테마 자체가 큰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되는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부안은 차라리 마실축제보다는 노을축제나 부안마실길축제, 부안고려청자축제 등 부안만이 가진 유형적 요소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가장 아쉬운 점은 지난 6년간 매년 10억원 안팎을 투입하고도 축제가 일회성으로 치러지다보니 지금까지 축제와 연관된 그 어떠한 것도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이다.

올해의 경우도 14억여원을 들여 축제를 준비했지만 경관조명만 한 달 늦게 철거할 뿐 사실상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

그런 이유에서 ‘마실’이란 무형적 요소보다는 노을이나 마실길, 청자 등 유형적 요소에서 테마를 찾아 축제를 한 장소에서 고정적으로 치르고 테마에 맞는 다양한 시설물을 매년 조금씩 늘려 가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렇게 되면 4~5년 후 해당 축제장에는 부안만의 차별화된 축제장이 조성될 수 있고 축제기간에만 이용되는 축제장이 아닌 새로운 명품 관광지로 부상 할 가능성도 크다.

이제 관광객이 축제장을 찾아 준비된 프로그램을 보는 것에 만족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관광객이 축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축제래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

마실축제는 그런 면에서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

여느 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 역시 대수술이 필요하다.

체험 부스를 제외한 주 축제장의 프로그램 중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전무한 것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그러므로 축제를 할 수 있는 축제장 또한 반드시 조성되어야 하고 관광객들로 하여금 그곳에서 언제 어떤 축제가 펼쳐지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실축제는 군수가 바뀔 때마다 축제명과 장소 등이 변경되고 프로그램과 테마 그리고 캐릭터 등도 바뀌거나 없어지는 등 변화가 심하다.

지역주민들도 헷갈리는 축제는 관광객 또한 외면하기 마련이다.

이제부터라도 부안에 가면 어디서 어떤 축제가 열리는지 알 수 있도록 고정적인 축제장을 만들어가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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