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쏟아 부은 변산해수욕장 개장 전 5일여 모습은…온통 풀밭

인근 상가 및 주차장 옆 인도 잡초로 뒤덮여
오토캠핑장 옆 방포천은 흙 수북, 잡초는 무성
어린이 물놀이 시설 청소 등 관리 전혀 안 돼
사랑의 낙조공원 난간도 훼손 돼 추락 위험 우려
데크로 조성된 길도 나뭇잎, 칡넝쿨 등으로 덮여

  • 기사입력 2019.07.09 22:29
  • 최종수정 2019.08.03 17:50
  • 기자명 이서노 기자
흙과 풀, 쓰레기로 채워진 방포천.
흙과 풀, 쓰레기로 채워진 방포천.

1970년대 대한민국 3대 해수욕장으로 꼽혔던 변산해수욕장의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 부안군이 수백억 원을 쏟아 부었음에도 정작 관광객 맞을 준비는 뒷전으로 밀리면서 엇박자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오는 주말인 13일은 해수욕장 개장일이다. 그런데 지난 8일까지 피서객 등 관광객 맞을 준비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평소에 관리가 됐어야 했는데도 해수욕장 개장 5일여 앞둔 시점임에도 부안군은 그 때까지 잡초제거 등 관리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 부안뉴스는 변산해수욕장 개장을 위한 준비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해수욕장 주변에 조성된 사랑의 낙조공원과 변산오토캠핑장, 해양수산복합센터 등 상가, 어린이 물놀이시설, 주차장, 백사장 등을 둘러봤다.

먼저 암벽 등반 시설 맞은편에 조성된 주차장 주변부터 살펴봤다.

암벽 등반 시설 맞은편 주차장 옆 인도가 풀밭으로 변했다.
암벽 등반 시설 맞은편 주차장 옆 인도가 풀밭으로 변했다.

주차장 옆 보도블록으로 조성된 인도는 온통 풀밭이었고 그 옆에 심어진 나무 가운데 일부는 고사돼 있었다. 또 그 주변과 오토캠핑장 옆에 조성된 방포천은 관리가 안 돼 흙은 수북, 풀들은 무성, 여름철 모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었고 스티로폼 등 쓰레기까지 널려 있어 관리가 안됐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어 데크로 조성된 인도를 따라 사랑의 낙조공원 방향으로 올라가 봤다. 길은 엉망이었다. 솔잎 등이 수북하게 쌓여있을 뿐만 아니라 칡넝쿨 등이 길로 뻗어 상당 부분을 차지해 막고 있었다.

사랑의 낙조공원에서 사진촬영 장소인 ‘사랑의 약속’, ‘사랑의 표현’ 상징 조형물이 설치된 곳까지 데크로 조성된 계단을 따라 걸어봤다.

난간 지지대 나사가 뽑혀 추락 우려가 있다.
난간 지지대 나사가 뽑혀 추락 우려가 있다.
난간 지지대가 끊어져 추락 위험이 우려된다.
난간 지지대가 끊어져 추락 위험이 우려된다.

청소가 안 돼 지저분한 것은 물론 추락위험 등 안전사고까지 우려됐다.

실제 추락 방지 등을 위해 설치한 난간 지지대인 나무가 끊어지거나 나사못이 일부 빠져 있었다.

자칫 모르고 어린아이 등이 그 곳을 기대어 잡을 경우 지지대가 밀려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어떤 곳은 난간 틈이 벌어져 있었고 나사못이 튀어나와 부상의 위험도 우려되는 곳도 눈에 띄었다.

난간 기둥 사이에 연결된 지지대는 두께 2.5cm에 넓이는 4cm정도로 폭이 좁았다. 또 세월이 흐르면서 나무가 썩지 않도록 보호를 위한 도색 등을 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안 돼 빗물 등 자연의 풍파로 인해 나무의 강도는 약해져 있었다.

데크로 조성된 계단을 따라 바닷가가 있는 아래쪽으로 내려가 봤다. 이쪽 계단 역시 오랜 기간 청소가 안 돼 나무에서 떨어진 나뭇가지나 잎 등이 쌓여 있었고 습한 기운이 돌았다.

방포천 산책로 조성사업 구간에 설치된 조개 등 해양 생물 조형물이 풀밭 속에 있다.
방포천 산책로 조성사업 구간에 설치된 조개 등 해양 생물 조형물이 풀밭 속에 있다.

계단을 내려오자 5억 원 넘게 투입된 방포천 산책로 조성사업 구간이 나왔다. 이곳 인도 역시 잡풀로 무성했다. 인도 옆으로 조성된 조개, 게, 갈매기, 거북이 등 바다 생물 조형물도 풀숲에 가려진채여서 피서객 등 관광객의 발길이 미치기 어려웠다. 조성만 해놓고 사실상 관리가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었다.

변산오토캠핑장 사무실 앞에 양파가 쌓여 있다.
변산오토캠핑장 사무실 앞에 양파가 쌓여 있다.
백사장에 방치된 나무와 스티로폼.
백사장에 방치된 나무와 스티로폼.

그 길을 따라 오토캠핑장 쪽으로 걸어가 봤다. 오토캠핑장도 문제점이 나왔다. 사무실 앞에 양파가 수북하게 쌓여 미관을 해쳤다.

이곳을 둘러본 후 해변 백사장 쪽으로 이동했다.

일부 관광객들이 백사장과 바다를 배경삼아 사진을 찍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며 아름다운 변산해수욕장의 풍광을 감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백사장 주변에는 이런 풍광을 무색하게 나무와 스티로폼 등이 한 곳에 모아져만 있을 뿐 방치돼 있고 공사로 백사장 일부는 파헤쳐져 있었다.

주차장에 버려진 수족관과 냉장고.
주차장에 버려진 수족관과 냉장고.
해양수산복합센터 인근 한 호텔 옆 인도가 사람들이 통행할 수 없을 정도로 잡초가 무성하게 자랐다.
해양수산복합센터 인근 한 호텔 옆 인도가 사람들이 통행할 수 없을 정도로 잡초가 무성하게 자랐다.

해양수산복합센터, 펜션, 호텔 주변 및 주차장 등도 전혀 관리가 안 된 모습이었다.

이 주변 인도는 사람들의 통행이 불가능 할 정도로 잡초로 뒤덮힌 곳도 있었고, 주차장은 망가진 수족관과 냉장고 등이 차량 대신 자리를 차지한 곳도 있었다.

또 해수욕장 바로 옆에 조성된 어린이 물놀이 시설은 오랫동안 방치된 듯 바닥에는 수북하게 쌓인 모래와 낙엽이 띠를 이루었다.

뿐만 아니라 그 주변은 커다란 나무 뿌리부분이 방치된 채 널려있었고 잡풀 때문에 피서객들이 더위를 피해 쉴만한 곳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어린이 물놀이 시설이 청소가 안 돼 모래 등이 수북하게 띠를 이루며 쌓여 있다.
어린이 물놀이 시설이 청소가 안 돼 모래 등이 수북하게 띠를 이루며 쌓여 있다.

이런 변산해수욕장의 모습에 주민들도 불만을 나타냈다.

주민 A씨는 “변산해수욕장을 살리기 위해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낡은 상가를 철거를 하는 등의 노력으로 그 주변은 깨끗해졌는데 거리 미관은 오히려 더 안 좋아졌다”며 “내일 모래 개장인데도 잡초 때문에 인도로 걸어 다닐 수가 없다. 제초 작업 등 연중관리를 해야 되는데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린이 물놀이 시설도 날씨가 더울 때는 조금 일찍 운영을 해도 되는데 개장을 며칠 남겨놓지 않은 상황인데도 청소가 안 되어 있다”며 “심어진 벚꽃 나무도 윗부분은 고사돼 보기가 싫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9일 부안군 관계자는 “해병대(전우회)하고 민간 위탁을 해서 어제, 오늘 제초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희도 그렇게 시켰고,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 물놀이 시설도 모터 수리를 끝냈다”며 “모터를 가동시켜 (청소를) 해야 한다. 물놀이 시설 주변에 울타리도 오늘 낼 사이 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해수욕장 개장 전 청소와 제초작업 등을 끝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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