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안일한 행정’ 혈세낭비 자초

소녀상 설치된 소공원에 현수막 게시대 설치
장소선정 두고 비판일자 바로 옆으로 변경해 재시공

  • 기사입력 2019.07.17 11:36
  • 최종수정 2019.08.03 17:49
  • 기자명 김태영 기자
군청 앞 소공원. 부안군이 현수막 지정 게시대 설치공사를 추진하다 비판이 일자 원상복구한 뒤 남천을 식재했다.
군청 앞 소공원. 부안군이 현수막 지정 게시대 설치공사를 추진하다 비판이 일자 원상복구한 뒤 남천을 식재했다.

부안군이 군청 야외주차장 인근 등 관내 6곳에 현수막 지정 게시대 설치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장소를 두고 적절성 논란이 불거지자 설치 도중 장소를 변경해 재시공을 하면서 혈세낭비라는 비판이 나온다.

안일한 행정이 부른 예산낭비라는 것.

부안군은 지난 6월부터 8월초까지 5700여만원을 들여 군청 야외주차장 부근과 군청 앞, 부안진입 삼거리, 예술회관삼거리, 농업기술센터 인근 회전교차로, 신기교차로 등 관내 6곳에 가로형 4개와 세로형 3개 등 현수막 지정 게시대 7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군청 앞의 경우 삼거리인데다 소공원이고 소녀상까지 설치돼 있어 현수막 지정 게시대 설치장소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군은 이에 따라 소공원 두 곳에 가로형과 세로형 각각 1개소를 설치하기 위해 터파기 작업과 거푸집 설치 등 기초공사를 마친 상태에서 공사를 접고 원상복구한 뒤 장소를 변경해 재시공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장소를 지정하는데 있어 아무 생각 없이 선정하는 바람에 공사도중 장소를 옮기며 발생한 수백여만원의 예산낭비와 사업 차질을 자초했다는 데 있다.

특히 이곳은 삼거리로 현수막 지정 게시대가 설치될 경우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 발생까지 우려되는 지역이다.

군청 앞 소녀상 소공원 앞 뒤 사진. 부안군이 소녀상 뒷편에 현수막 게시대 설치공사를 하다 비판이 일자 남천나무를 심는 방법으로 흔적을 없앴다.
군청 앞 소녀상 소공원 앞 뒤 사진. 부안군이 소녀상 뒷편에 현수막 게시대 설치공사를 하다 비판이 일자 남천나무를 심는 방법으로 흔적을 없앴다.

또한 작지만 소나무 등 조경이 비교적 잘되어 있는 데다 최근 소녀상까지 건립돼있는 공원으로 현수막 지정계시대 설치장소로는 매우 부적절한 곳이다.

그런데도 부안군은 이 같은 문제점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을 강행해 안일한 행정이란 비판을 사고 있다.

부안군의회 한 의원은 “부안군 공무원들이 대체로 생각이 없는 듯하다”며 “누가 봐도 현수막 게시대 장소로는 적합하지 않은데 무슨 생각으로 저곳에다 게시대를 설치할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한심스러워 했다.

그러면서“아무생각 없이 장소를 선정해 공사를 하다가 주위에서 비판이 일자 공사를 멈추고 장소를 변경했다”며 “공무원들의 안일한 행정으로 예산 낭비는 물론 이에 따른 부실공사마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군청 앞의 경우 장소를 여러모로 물색해봤으나 그곳이 최적의 장소로 생각돼 선정했었다”면서도 “여러분들이 그 장소가 적절하지 않다고 해서 장소를 변경해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거푸집과 철근 등은 재사용이 가능하다”면서 “부실공사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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