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사업, 철저한 지도 및 관리·감독 요구돼

  • 기사입력 2019.07.18 21:11
  • 최종수정 2019.08.03 17:48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편익 등을 위해 수십억 원을 들여 추진한 이른바 권역별 사업들이 상황 판단 오류 및 사후 관리 소홀 등으로 당초 사업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사업들은 한국농어촌공사 부안지사가 부안군으로부터 위탁받아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부안군에 따르면 이 사업은 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 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 등으로 명칭과 사업의 내용만 일부 변경되면서 지속적으로 사업이 추진돼 왔다. 

그런데 이 사업들이 주민 주도형 사업이다 보니 사업의 방향이나 시설 규모 등이 장기적인 안목을 내다보지 못하고 추진되면서 조성한 시설물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마저 나온다.

관리 역시 주민들로 구성된 운영 위원회에서 하다 보니 사업의 효율성도 떨어지고 청소 등 시설물 관리도 제대로 안 되는 곳도 있다.

어떤 지역은 일부 추진된 사업들이 아예 사라지거나 무용지물이 된 곳까지 발생하면서 향후 유지관리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부안뉴스는 이 사업이 추진된 몇 개의 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 지역을 찾아 사업 후 어떻게 변했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또 개선점은 무엇인지를 짚어봤다.  /  편집자주

 

우동권역. 지역 관광지 등을 소개하는 시설물이 침대 등이 진열돼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우동권역. 지역 관광지 등을 소개하는 시설물이 침대 등이 진열돼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우동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  
부안군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은 보안면 우동리 일원에서 추진된 우동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이다. 사업기간은 지난 2005년~2009년, 사업비는 52억8800만원이 소요됐으며 지난 2014년 12월에 해당 권역 운영 위원회에 인수인계 됐다.

사업은 고인돌 정비·분청자요지 보전 등 전통마을시설과 산책로 및 탐방로·농산물가공체험장 등 건강마을시설, 마을 불량경관 개선 및 가로하천경관조성 등 쉼터마을시설, 문화복지센터 건립·우리밀가공체험장 등 선진마을시설 등이 추진됐다. 

그 뒤 10여 년이 흐르면서 마을 주민들의 참여율은 거의 없어진 상황이고 몇 명의 위원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당시 사업을 하면서 4개 마을에 식재된 철쭉은 지난 2017년 여름 더위에 대부분 고사됐지만 최근까지 보식이 안 되고 있다. 

또 마을 유적지나 관광지 등을 소개하는 시설물은 청소도 안되고 사실상 방치돼 이미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다. 

마을 주변 도로에 식재된 산수유나무도 다른 수종과 섞여 있을 뿐만 아니라 관리가 거의 안 돼 가로수 경관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이곳의 주 소득원은 절임배추 판매, 체험장 임대수익, 숙박 시설 운영 등이며 연간 1억원에 가까운 소득이 발생해 운영하는데 재정적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계화도권역. 계화 조류지에 조성된 다리 난간이 고정하는 나사못이 박혀있지 않아 조류지쪽으로 밀려나 추락의 위험이 있다.
계화도권역. 계화 조류지에 조성된 다리 난간이 고정하는 나사못이 박혀있지 않아 조류지쪽으로 밀려나 추락의 위험이 있다.

▲계화도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  
계화면 계화리 일원에 추진된 계화도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은 총 70억 원이 투입됐다.

추진된 사업은 어울센터 다목적회관 건립, 어촌회관 리모델링, 우물정비, 간재사당정비, 양지·계화 해안쉼터, 생태휴양공원(주차장, 공원, 야구장) 조성, 계화숲 산책로 조성 등이다. 

사업 기간은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로 올해 4월 각 마을이장 등으로 구성된 운영 위원회에 인수인계가 됐다. 

그런데 인수인계가 끝이 난지 3개월도 안됐는데 3억원을 들여 조성한 야구장은 벌써 엉망이 됐다. 그물망은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고, 안전보호펜스 역시 몇 개가 찢어진 채 방치돼 있다. 

선수 대기실이나 관중석도 전혀 청소 등 관리가 안 되어 있고 1, 2, 3루 베이스와 홈 플레이트, 투수 마운드 등도 제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다.

사실 이렇듯 시설이 망가진 것은 인수인계 전 단계에서 벌어진 일이다. 

야구장 규모도 작고 야간경기도 할 수 없는 시설로 조성된데다가 잔디까지 깔려있지 않다 보니 현재 이곳을 찾는 야구 동호회는 전무한 실정이다. 

지역 야구동호회가 야구장을 잠깐 활용 했지만 김제에 더 좋은 야구장이 신축되면서 현재는 발길이 완전히 끊겼고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야구장 조성 목적은 주민들의 소득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때문에 야구장에서 마을로 연결되는 다리까지 조성했다. 

그런데 야구장을 찾는 동호회 등의 발길이 끊기면서 다리를 조성한 의미도 퇴색됐다.

이 다리는 오랜 기간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게 시설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 난간이 약해지면 조류지로 추락할 수도 있는데 두꺼운 볼트가 아닌 얇은 나사 몇 개만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어떤 곳은 나사조차 없는 부실시공이 이루어졌는데도 문제없이 인수인계가 돼 인수인계의 허점을 드러냈다.

계화도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은 다리 건설부터 조류지 산책로 조성까지 대부분 데크시설로 편중돼 차후 시설물 유지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재 계화도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의 소득사업은 식당과 어울센터 숙박 임대 수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계화도권역. 계화 조류지에 조성된 다리 난간이 고정하는 나사못이 박혀있지 않아 조류지쪽으로 밀려나 추락의 위험이 있다.
변산면 소재지 정비사업. 항아리에 심어진 편백나무가 고사돼 사라지고 그자리에 사루비아아 식재되어 있다.

▲변산면 소재지 정비사사업  
변산면 지서리 일원 중심으로 이루어진 변산면 소재지 정비사사업은 2013~2016년까지 진행됐다. 

총 사업비는 100억8600만원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소재지 정비사업, 체육시설 설치, 모장동 우수관거 정비사업, 지동마을 교량설치사업, 전선지중화, 가로수길 조성사업 등으로 이 가운데 가로수길 조성사업이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곳은 당시 심었던 편백나무가 고사돼 아예 사라지고 없어졌다. 

주민들에 따르면 원인은 편백나무를 땅이 아닌 항아리에 심었기 때문이다.

십미터가 넘는 높이로 성장하는 편백나무를 깊이 1미터 남짓 되는 항아리에 심다 보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모두 고사된 것이다. 

현재 이 항아리에는 나무가 아닌 사루비아 꽃이 심어져 있다. 

항아리에 편백나무를 심은 이유는 전선 지중화로 땅를 파서 나무를 심기가 어렵다 보니 차선책으로 했다는 얘기도 있고, 상가 간판을 가린다는 일부 상인들의 반대 때문인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변산소재지 중심부에는 가로수가 없어 주변이 황량한 상태다.

또 변산 소재지 초입부와 예가갈비 식당 부근부터 레포츠민박 진입로 지점까지 수백 미터에 이르는 구간에 심은 후박나무도 수십 그루가 고사 되고 살아있는 후박나무도 잎이 무성하지 못해 가로수 기능을 못하고 있다.

내소사 권역. 체육시설 옆에 식재된 단풍나무가 고사되어 있다.
내소사 권역. 체육시설 옆에 식재된 단풍나무가 고사되어 있다.

▲내소사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 
진서면 석포리 일원에서 추진된 내소사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은 2012년~2018년까지 사업이 진행됐다. 48억50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작년 7월에 농산물가공판매장을 빼놓고 인수인계를 마쳤다. 

사업은 다목적회관, 물놀이장, 인공폭포, 운동시설, 농산물가공판매장, 구룡수변공간정비 등으로 물놀이장과 숙박시설, 편의점 등이 주요 소득 사업이다. 

이곳도 물놀이장 주변에 심은 단풍나무와 느티나무 40여 그루가 고사됐다. 하자보수 기간이 남아 오는 9월경 보식을 할 예정이다. 

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물놀이장 연간 방문객은 700여명으로 학생들 여름방학 기간을 제외하고는 주로 주말에만 운영된다. 

어린이 물놀이장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되는 곳으로 최대 수용인원 초과, 수질 관리, 안전요원이 배치 등에 문제점은 없는지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해 보인다. 
위원회는 아직 사업 초기에다 하자 보수 기간이 남아 현재 운영의 큰 어려움은 없지만 이후 사후 관리 문제 등을 우려했다. 

운영위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비에 조성비용만 있고 유지관리 비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보니 소득사업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 

▲청호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 
청호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은 하서면 청호리 일원에서 추진된 사업으로 46억 원이 투입됐다. 

사업기간은 2013~2017년까지로 계화권역과 같은 시기인 올해 4월에 인수인계를 마쳤다.

사업은 권역활성화센터, 레포츠파크, 마을숙원사업, 박문수어사길, 가로환경개선사업 등이 진행됐다. 

이곳은 거점사업과 연계해 권역활성화센터 옆에 건물 여러 개를 함께 조성해 행사 등 단체 예약이 꾸준하게 이어져 다른 권역에 비해 수익 창출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설 내에 식당과 강당, 숙박시설, 축구장, 간이 풀장까지 조성되어 있다.

현재 이곳은 수국 수백주가 고사돼 보식한 것 이외에는 큰 문제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도 하서선사문화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과 운호구름호수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하서면 석상리 일원에서 추진되는 선사문화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은 2016년도 시작해 2020년 사업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37억6500만원의 사업비로 이음센터, 마을안길정비, 수변산책로 조성 등이 진행된다.

또 2015~2019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추진되는 진서면 운호리 일원에서 진행되는 운호구름호수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은 31억2000만원을 투입해 문화센터, 마을회관 리모델링, 갯벌작업로, 경관수목식재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이처럼 권역별 사업은 적게는 30억 원, 많게는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 되지만 주민 주도형으로 사업이 추진되다 보니 사업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시간이 갈수록 시설 등이 낙후돼 오히려 골칫거리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나무나 꽃들만 보더라도 상당수가 고사돼 보식을 했거나 보식을 해야 할 처지에 있다. 

또 시설도 해를 거듭할수록 목적과 다르게 사용될 뿐만 아니라 내부 시설물도 청소 등 관리가 안 돼 먼지가 수북하게 쌓이고 창고처럼 변해가고 있다. 

인수인계가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위기에 처한 사업까지 나타나고 있다. 

부안군은 위탁기관인 만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편익 등을 위한 사업의 목적이 퇴색되지 않도록 시설물 등이 제대로 사용되고 활용되는지 지속적인 지도 및 관리·감독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운영위원회의 손길이 못 미치는 산책로나 가로수 등에 대한 관리도 함께 이루어지고 특히나 운영 수익금이 헛된 곳에 새어나가지 않고 마을 발전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행정의 수시 지도점검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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