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불친절한 그들이 부른 ‘화’…‘터질 게 터졌다’

한 공무원, 상대적 갑질 …고자세·부당처우
청경, 불친절을 넘은 시비조에다 우왕좌왕까지 ‘대응매뉴얼도 인식 못해’
또 다른 공무원, 민원인 아버지 상대로 폭언 퍼붓고 싸움까지…
이번사건, 민원응대에 대한 총체적 문제점 드러낸 불친절 ‘종합판’
A씨, 주차장 진입로 막고 폭언에 난동까지…막무가내 행동 비판 쏟아져

  • 기사입력 2019.07.18 21:45
  • 최종수정 2019.07.18 23:43
  • 기자명 김태영 기자

기자는 최근 부안군공무원들이 민원인을 상대로 갑질(부당처우)과 불친절, 폭언 등을 일삼는 광경을 목격했다. 

지난 9일 오후 부안군청 민원실 등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부안군 공무원들의 민원응대 자세의 총체적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낸 불친절 종합판으로 보기에 충분했다.  

약 3시간여에 걸쳐 벌어진 이 사건을 두고 보는 이 마다 인상을 찌푸리며 비판을 쏟아냈다. 

민원응대자세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뤘다. 물론 민원인에도 책임이 적지 않다는 비판도 많았다.

부안군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에게 “이유를 막론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유감스럽다”면서 “친절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건은 겉으로 보기엔 민원인의 막가파식 소동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 원인은 공무원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건의 전말을 되짚어본다. 

▲초유의 주차장 ‘진입로 봉쇄’…왜?

부안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민원인 A씨는 지난 9일 오후 3시경 부안군청 민원실을 방문했다. 

8년전 사고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자동차를 상속이전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군청을 방문하기 전 상속이전에 필요한 서류가 무엇인지 전화로 문의한 뒤 해당 면사무소에서 관련서류를 발급받아 민원창구에 제출했다. 

그러나 창구 직원은 서류는 맞지만 또 다른 이유로 민원처리를 해주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창구 직원에게 언성을 높이는 등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고 감정이 폭발하면서 부안군청 지하주차장의 진출입로 두 곳을 자신 등의 차량으로 막아버리는 소동을 벌였다. 

공무원들이 자신을 가지고 논다는 이유에서였다. 

전화로 상담한 직원과 민원창구 직원의 민원처리 기준과 태도가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에 자신을 무시하는 처사로 보고 이 같은 소란을 피운 것이다.  

▲청경들의 불친절 ‘화 키워’…대응자세도 문제

A씨의 언성이 높아지고 주차장 진출입로 봉쇄 사태까지 벌어지자 청경들은 A씨에게 다가갔다. 

A씨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듯 군청광장 등을 오갔고 그 뒤를 청경들이 따라다니며 짜증 섞인 투로 “아저씨 이리와봐”, “아저씨 이리와봐”를 연발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더욱 격한 반응을 보였고 그런 A씨를 청경들도 시비조로 대했다. 

청경들은 A씨에게 주차장 진출입로를 막은 차량을 빼라고 다그쳤고 A씨는 못 빼겠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그 사이 주차장 진입로 봉쇄에 따른 또 다른 민원이 발생하면서 소란이 커졌다. 

소란이 커지자 경찰까지 출동했다.

그런데도 불미스러운 상황은 계속됐다. 

급기야 한 공무원이 주차장에 있는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데 진입로 봉쇄차량으로 인해 이용할 수 없게 되자 군청 광장에 있던 A씨 아버지에게 다가가 차량을 안 빼준다며 욕설과 폭언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를 본 A씨는 이 같은 상황에 격분해 아버지에게 폭언한 공무원에게 달려들며 멱살잡이를 하는 등 물리적인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A씨와 공무원 등의 싸움을 말린 뒤 A씨에게 주차장 진입로 차량을 빼줄 것을 요구했고 A씨는 계속해서 이를 거부했다.

이후에도 소동은 계속되다 민원처리 관련 팀장이 책임지고 민원처리를 해주겠다고 약속하자 그제 서야 A씨는 주차장 진입로를 막았던 차량을 빼주며 사건은 일단락 됐다. 

이 사건으로 A씨는 공무집행방해혐의 등으로 경찰에 입건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청경들의 대응자세였다. 

민원인을 시비조로 대하는 태도뿐만 아니라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응매뉴얼이 제대로 인식되어 있지 않은 허점을 보였다. 

이들이 이날 견인차 등을 불러 주차장 입구에서 차량을 뺐더라면 폭언 등을 동반한 싸움 등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3명의 청경들은 이날 소동이 벌어지자 몰려다니며 우왕좌왕만 할 뿐 이렇다 할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고 불친절한 행동으로 오히려 상대방의 분노를 키우기만 했다.  

특히 A씨의 아버지는 당시 아들에게 차량을 빼주라며 아들의 행동을 만류했기 때문에 청경들이 생각만 있었다면 아버지에게 동의를 얻어 견인차를 불러 차량을 뺄 수 도 있었다.

청경들의 민원응대 태도 및 만일의 사태에 대한 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무엇이 A씨를 화나게 했나. 

이 사건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상속이전 과정에서 촉발됐다. 

A씨는 어머니 차량을 상속 이전키 위해 수년전부터 노력했으나 쉽게 밝힐 수 없는 가족사가 걸림돌로 작용해 이전하지 못했다. 

돌아가신 어머니에겐 현재 남편과 재혼하기 전에 딸이 있었던 것이다.

상속이전을 하기 위해서는 그 딸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딸의 행방을 알 수가 없어 그대로 보험만 든 상태로 차량을 놔두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대포차량 관련 법령이 강화되며 소유자가 없을 경우 보험을 들어주지 않는 제도가 생기면서 A씨는 차량을 이전하기로 마음먹고 군청에 문의를 하게 된다. 

A씨는 군청에서 알려준 대로 면사무소에서 관련서류를 발급받아 민원창구에 제출했다.

A씨는 이때까지만 해도 드디어 차량을 이전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을 가졌다. 

그러나 서류를 받은 창구 직원이 서류는 맞지만 처리를 해 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감정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창구직원은 자신이 알기에는 고인에게 딸이 있었는데 A씨가 가져온 서류에는 딸이 기재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처리할 수가 없다고 했다.  

반면 전화 문의를 받은 담당 팀장은 A씨의 속사정을 알기에 본인이 책임지는 선에서 민원처리를 해주려 했고 창구 직원은 원칙론을 고수하면서 이견을 보인 것이다. 

문제는 이견보다 민원인의 마음을 상하게 한 창구직원의 대응 자세였다. 

A씨에게 무조건 안된다고 하기 보다는 민원인의 속사정을 들어주는 자세로 임했더라면 이 같은 소동은 애초부터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이 소동은 담당팀장의 유연한 자세로 일단락됐지만 많은 후유증과 문제점이 노출됐다는 점에서 부안군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A씨가 더 많은 잘못을 하고도 동정 받는 이유는 원인이 공무원에게 있다고 보는 시각이 높기 때문이다. 

이날 출동한 경찰조차 “이렇게 해결될 민원을 왜 처음부터 해결하지 못하고 이 같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도록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간다”면서 “공무원들이 처음부터 잘했더라면 경찰까지 출동하는 사태까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공무원들의 민원응대 자세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부안군은 “공무원들의 친절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청경들의 근무태도 또한 점검해 보겠다”면서 “앞으로는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