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정은 출장중… 군수·의원들은 "해외로 해외로", 노조는 "백두산으로 백두산으로"

  • 기사입력 2019.08.08 22:57
  • 최종수정 2019.08.14 17:14
  • 기자명 김태영·이서노 기자

예천군 의회 해외연수 추태 파문 여파로 지방자치단체장과 공무원, 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연수가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권익현 부안군수와 이한수 부안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원과 공무원 등 16명이 단체로 미국 출장을 다녀와 구설수를 타고 있다. 

제24회 북미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참관이란 명분으로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외유성' 해외출장이라고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잼버리참관 등의 명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일정이 뉴욕과 워싱턴DC 등 유명 관광지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방자치단체장과 공무원 그리고 지방의회의원들의 해외연수 및 출장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 만의 일이 아니다. 

해외연수 등을 다녀왔다 해도 정책발굴이나 의정활동 등 군정발전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의 해외연수나 출장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 업무에 따른 연수나 출장이 아닌 ‘외유성’으로 예산까지 많이 썼다면 비판은 더욱 커지는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권 군수와 의장 등 16명은 7월 25일부터 이달 4일까지 9박 11일간의 일정으로 제24회 북미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관 등을 목적으로 미국을 다녀왔다.

문제는 이들의 일정이 잼버리대회 참관 일정은 이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뉴욕과 워싱턴 DC 등 관광명소로 꼽히는 관광지라는 점이다. 

실제로 이들의 일정을 보면 미국 뉴욕 퀸즈 한인회 교류, 퀸즈 시청·의회 방문, 퀸즈 한인마트 답사, 맨해튼 메트로폴리탄 등 주요 시설물 견학,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방문, 찰스턴 잼버리 참관, 잼버리 폐영식 참관 등이 주요 일정으로 짜여있어 외유성 논란을 사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이들은 이번 일정을 통해 7000만원이 넘는 예산을 지출했다. 

군민 입장에선 이들이 해외 관광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당초 이번 미국 출장계획에는 의원들은 참여하지 않기로 되어 있었다. 

의원들의 이번 미국 출장은 의회 공식 일정이 아니라는 얘기다. 

따라서 일부 의원들은 군민들의 정서를 감안해 100% 자부담이 아니면 해외는 가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이번 미국 출장에 동참하지 않았다.

의장 등 5명의 의원들이 이번 미국출장에 참여하게 된 데에는 권 군수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 등 부안군의회가 이번 미국방문을 통해 지출한 예산은 약 3,600만원으로 수천만원의 군민의 혈세가 군수의 요청으로 의원들의 해외 경비로 빠져나간 셈이다. 

예산을 적절하게 사용하는지 등을 감시해야 할 의회 의원들이 집행부와 맞장구를 치듯 동반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의원들의 본연의 역할인 집행부 감시·견제 기능에 구멍이 뚫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권 군수 또한 올해 들어서만 연수와 출장 명목으로 캐나다와 코스타리카 등 해외에 4차례 다녀왔다.

전북 시장·군수 협의회 일정으로 1월 7일~9일까지 일본을 방문했으며, 같은 달 21일~23일 전지훈련 중인 요트 실업팀을 격려하기 태국을 갔다 왔다. 

지난달 7일~19일까지 13일간은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해외 연수 목적으로 코스타리카, 캐나다, 뉴욕 등을 다녀온 뒤 5일 후 이번에 또다시 9박 11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7월에만 무려 24일을 해외에 나가면서 군정을 비운 것이다. 

때문에 당초 이번 미국 출장계획이 있었다면 지난달 7일부터 19일까지 해외연수 목적으로 다녀온 미국 방문일정에 참여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권 군수 등은 이번 미국출장에 앞서 다녀온 3차례 해외연수 및 출장으로 3000만원의 예산을 소요했다.

미국 출장까지 포함하면 8개월여만에 1억 원이 넘는 혈세를 해외 경비로 펑펑 쓴 것이다.  

한 군민은 이번 미국출장 계획서를 보더니 “관광이네”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군수가 해외 연수나 출장으로 한 달 중 24일간이나 자리를 비우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이냐, 군수가 자리에 없으면 공무원들의 기강은 해이해지고 긴장감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군민들의 몫이 된다”며 “해외에 오랜 기간 있는 것이 미래로 세계로 생동하는 부안이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인회 교류 및 미국 내 부안군 농특산물 수출 타당성 검토를 위해 군수·의원·공무원들까지 함께 출장을 간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한인과 교류를 통해 부안의 농특산물을 미국에 얼마나 수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군민들을 대신해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라고 의원에 뽑아놨더니 군수와 한통속으로 해외나 어울려 다닌다”면서 “이런 일 때문에 지방의회 의원들이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물론 이유야 있겠지만 군민의 혈세로 장기간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은 군민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며 “그런 돈 있으면 아껴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이 어려움 없도록 지원하는 게 더 가치 있는 일이고 존경받는 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회 관계자는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한다는 국외여행규칙 지침 변경에 따라 지난 5~6월경 심의회를 했고 승인을 얻어 국외 출장을 가게 됐다”면서 “이번 출장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잼버리 참관을 통해 잼버리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고 뉴욕퀸즈시 한인회 등과 부안의 농산물 수출 타당성 검토 등을 위해 미국출장에 참여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부안군 공무원 노조원 25명은 지난 6월 25일 1500여 만원을 지원 받아 백두산을 다녀왔으며, 이달 27일 또한 25명의 노조원이 백두산을 갈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군수와 의원들은 해외로 해외로, 노조원들은 백두산으로 백두산으로라는 비아냥이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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