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농업기술센터, 부안군의회 무시했나?

농기센터, 귀농귀촌사업 군의회 동의 없이 민간에 위탁
군 감사에 사실 드러나자 최근에 군의회에 동의안 제출
군의회, 민간위탁 관리 동의안 반려하고 따끔하게 ‘질책’
농기센터 “모르고 군의회 동의 없이 민간에 위탁했다” 해명

  • 기사입력 2019.09.04 17:44
  • 최종수정 2019.09.08 10:47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부안농업기술센터.
부안농업기술센터.

부안군 농업기술센터가 부안군의회 동의 없이 부안군 귀농귀촌사업을 민간위탁한 사실이 드러나 군의회를 무시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부안군 사무의 민간위탁 관리 조례 제4조 4의 3항에는 ‘군수는 사무를 민간위탁 하고자 할 때는 국가위임사무는 관계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자치사무는 부안군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부안농업기술센터는 2018년 1월 1일~2020년 12월 31일까지 3년간 부안군 귀농귀촌사업에 대해 민간위탁을 하면서 군의회의 동의 없이 내부결제만으로 부안군 귀농귀촌지원센터에 위탁을 줬다.

규정대로라면 농업기술센터는 늦어도 2017년 하반기쯤 군의회 회기기간 내 위탁관리에 대한 동의안을 제출해 동의를 얻고 위탁을 했어야 한다.

하지만 농업기술센터는 이러한 규정을 어긴 것이다.

이에 대해 농업기술센터 측은 ‘전 담당 직원이 모르고 군의회의 동의를 얻지 않고 민간위탁관리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결재 라인이 센터 최고 책임자인 소장까지 이어지는데 단순하게 모르고 했다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사실은 올해 부안군 특정감사에서 밝혀졌다. 부안군에 따르면 이번 일로 농업기술센터는 시정명령, 당시 담당 직원은 훈계 조치를 받았다.

부안군의 시정조치에 따라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8월에서야 군의회에 ‘부안군 귀농귀촌사업 민간위탁관리 동의안’을 제출했다. 민간위탁 후 1년 7개월여 만의 일이다.

농업기술센터는 또 부안군 귀농귀촌사업을 군의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 민간위탁 한 것도 모자라 이 사실을 끝까지 숨기려는 모습을 보여 또 한 번 군의회를 무시했다는 비난을 자처하고 있다.

부안군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농업기술센터는 ‘부안군 귀농귀촌사업 민간위탁관리 동의안’을 군의회에 제출하는 순간까지도 군의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 사전에 민간에 위탁을 준 사실을 의원들에게 보고하지 않고 숨겼다.

그러다 지난달 20일 열린 군의회 간담회에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가 ‘부안군 귀농귀촌사업 민간위탁관리 동의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의원들에게 들통이 났다.

2019년 위탁관리 동의를 받는데 위탁 기간이 2018년부터로 되어 있었던 것.

의원들은 이때까지 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귀촌사업을 민간에 위탁해준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던 것이다.

뒤늦게 의원들은 이 사실을 알게 됐고, 이 같은 일이 또다시 벌어질 경우 인사 조치를 하도록 집행부에 권고한다는 등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에게 따끔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군의회는 농업기술센터가 제출한 ‘부안군 귀농귀촌사업 민간위탁관리 동의안’에 대해 법에도 안 맞고 의안 성립이 안 된다는 이유를 들어 이 민간위탁관리 동의안을 반려했다.

이에 농업기술센터는 군의회에 제출한 ‘부안군 귀농귀촌사업 민간위탁관리 동의안’을 철회 요청했고, 군의회는 철회에 대한 동의만 해줬다.

이러한 소식이 주민들에게 전해지자 질타가 쏟아졌다.

주민 A씨는 “의회는 주민들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의회를 속였다는 것은 농업기술센터가 군민들을 속인 것과 다름이 없다”면서 “사안의 중대 유무를 떠나서 정해진 규정을 어기고 의원들을 속인 이번 일은 가벼이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주민 B씨는 “군의회가 우습게 보이면 안 된다. 그러면 이 같은 일은 반복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이 군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면서 “작은 구멍이 댐을 무너뜨릴 수 있듯이 사소한 일 하나가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도 "의회가 물러터져서는 안 된다. 최고 책임자를 불러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받아야 한다. 행정이 하는 사업에 대해서 꼼꼼하게 체크를 해야한다"는 등 다양한 주민들의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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