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전횡은 공직자는 물론 주민들까지 도탄에 빠지게 한다. ‘악취가 이를 증명한다’

  • 기사입력 2019.09.10 23:13
  • 기자명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정치공무원보다는 일 잘하는 공무원을 중용해야한다는 칼럼의 내용을 문제 삼아 관계공무원과 부안군공무원노조가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부안뉴스는 칼럼이 고소와 성명서를 유발할 정도로 문제가 있었는지 아닌지를 독자와 군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칼럼 내용과 글을 쓰게 된 배경 등을 보도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치공무원들의 행태, 민선7기 권 군수호의 인사전횡 등을 3회에 걸쳐 연속보도하고 있다.

지난 호는 어떤 공무원들을 정치공무원이라 칭하는지 이들은 어떤 활동을 했는지 등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호는 마지막 순서로 민선 7기 들어 어떠한 인사 전횡이 펼쳐졌으며 그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 등은 무엇인지를 알아본다.

▲권 군수호 들어 어떠한 인사 전횡이 펼쳐졌으며 그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은.

‘옥상옥’.

부안군 민선4·5기(2006.7∼2014.6)시절 인사후면 공직사회 안팎에서 나돌았던 한자어를 또다시 듣게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10여년이 훌쩍 지난시점에서 공무원들을 포함한 뭇사람들에게서 들으니 무척 씁쓸하다.

옥상옥이란 지붕위에 지붕을 얹는다는 뜻을 지녔지만 대개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민선4·5기 당시 부안군에서는 군수가 누군가에게 휘둘린다는 것을 에둘러 옥상옥으로 표현하곤 했다.

당시 군수는 분명 한명인데 군수만큼이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은 상당수 있었다.

방폐장 유치를 반대하는 사람들부터 반 김종규 노선을 걷는 이들은 대부분 군수 측근으로 분류됐고 여기에 이러한 성향을 가진 부안군의회 의원이거나 공무원노조일 경우는 군수와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했다.

군정을 좌지우지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민선4기에는 당시 공무원노조가 주요요직을 차지하면서 군정을 쥐락펴락했고 5기에는 몇몇 지역 정치인과 특정공무원, 친인척 등이 실권을 잡았다.

비상식이 마치 상식처럼 수년 간 자행된 것이다.

인사 때면 이 같은 현상이 더욱 극심하게 벌어졌다.

승진자리와 주요요직자리는 능력과는 무관했다.

소신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대다수의 공무원들은 배척되고 노조이거나 혈연지연학연 등으로 얽혀야 승진하거나 요직에 앉았다.

인사는 그들만의 리그였다.

이러다 보니 공무원들은 적극적으로 일하지 않았다.

일해야 인정도 못 받고 오히려 감사나 민원 등에 시달리다보니 누구하나 나서려고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공직사회분위기도 ‘이대로가 좋아’식으로 잘 움직이지 않았다.

군수와 부군수 등에게 살살거리는 소수의 직원들만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였다.

오죽하면 공직사회 내부에서조차도 몇몇 공무원들을 칭해 부안군을 말아먹는 역적과 오적으로 지명하는 웃지 못 할 일도 빚어졌다.

하지만 그들은 승승장구했다.

심지어는 군수가 지시해도 안 되는 일이 특정 공무원이 지시하면 되는 일도 허다했다.

부안군 민선 4·5기 당시의 현실과 민낯은 부끄러움의 연속이었다.

도탄에 빠지고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아마도 당연한 일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생거부안’으로 불리는 청정부안이 오염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부안군민들을 수년째 악취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는 ㈜참프레와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 부안군하수슬러지처리시설, 제2농공단지 폐수종말처리장, 산들FC 등의 악취유발 업체 및 시설 등이 모두 이때 들어섰다.

당시 군수와 관계공무원들이 한번만 더 생각했어도 이들 시설물들은 현 위치에 들어올 수 없었다.

특별히 능력 있고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애향심만 있었다면 이들 악취시설물들이 감히 이곳에 들어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인사만 잘했어도 주민들이 악취 등으로 이렇게까지 고통 받는 일도 없었을 터이고 본인도 법의 심판대에 서거나 영어의 몸이 되지 않았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인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너무나도 뼈아픈 사례다.

이후 수년이 흘러 부안군 공직사회가 안정을 찾을 쯤 권익현 부안군수호가 닻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7월 2일 취임사를 통해 “인사혁신을 통해 일 잘하는 공직사회를 만들고 공무원들의 전시적, 행정 편의적 행정서비스를 쇄신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투명하고 원칙 있는 인사를 통해 누구나 수긍하는 인사혁신을 이루겠다”면서“인사 청탁자에 대해서는 공개하고 불이익을 주어 인사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런 그가 이날 취임사 스피커울림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전무후무한 보복인사를 단행한다.

주요부서 팀장 등 10여명이 넘는 공무원들을 인사위원회도 열지 않은 채 군청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내쳤다.

전임군수 때 중요부서를 맡았다는 이유였다.

이후에도 보복인사와 코드인사 등 인사전횡은 계속됐고 철저한 편 가르기 인사가 자행됐다.

‘인사참사’ 수준이었다.

우선 반 김종규 노선에 앞장섰던 민선4·5기 당시 노조 간부들을 불러들여 주요 요직에 앉혔다.

사실상 부안군 공직사회를 주민을 위한 일중심의 조직보다는 정권연장을 위한 정치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야욕을 들어낸 것이다.

승진은 능력 있고 일 잘하는 공무원보다는 배경 있고 정치색을 띤 이른바 정치공무원들이 우선시 됐고, 주요요직도 민선4·5기 당시 노조 간부들이 대부분 차지했다.

보직인사에서도 김종규 전 군수호시절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은 철저하게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보인사 역시 능력과 인성 보다는 배경과 정치성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심하게 말하면 구역질 날 정도다.

이 같은 인사전횡이 지속되자 군정은 생동감을 잃었고 공직사회에는 무사안일주의가 팽배해졌다.

여기에 공직기강 해이와 민원인에 대한 불친절도 심각한 수준이다.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이 커져만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공직사회에서 조차 이대로 가다간 조만간 총체적 난국에 봉착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인사비리 혐의 등으로 군수가 구속되며 전국 군 단위 지자체 중 최하위로 떨어졌던 민선 4·5기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렇듯 권 군수호의 1년 2개월에 대한 평가는 인사로 인한 실망과 불신, 그리고 우려 등이 반복되며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끊이질 않을 정도로 혹평을 얻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인사전횡이 이뤄지는 데는 군수위에 군수가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공직사회 안팎에서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사실이냐고 물으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고 반문한다.

만일 사실이라면 너무 어처구니없고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권 군수호는 알아야할게 있다.

부안군민들은 권익현을 군수로 선택했지 다른 사람을 뽑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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