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명이 넘는 부안읍민들의 소통·화합을 위한 목적으로 추진된 행사가 지난 1일 부안읍 썬키스로드에서 열렸다.
부안읍 승격 76주년을 맞아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제1회 부안읍민의 날 행사다.
그동안 부안군에서는 면민의 날은 있었지만 읍민의 날은 없었다.
그런데 부안읍 승격 후 수십 년간 없었던 부안읍민의 날이 올해 뜬금없이 추진됐다.
부안읍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10월 1일 부안읍 승격 75주년 행사에서 부안읍민의 날 추진문제가 거론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올해 제1회 부안읍민의 날 추진위원회(위원장 김재희) 발족과 함께 부안읍 향우회까지 조직하고 읍민의 날 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부안읍민의 날 행사가 추진된 배경 등을 놓고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고 있다.
“뜬금없다. 왜 하지?, 다른 의도가 깔려있는 것 아니야”라는 등의 시선이 있고, 행사가 끝난 후에도 “부안읍민의 날이라는 특색도 없고 테마도 없는 행사를 뭐 하러 하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물론 “면민의 날만 있는데 읍민의 날도 있으면 좋지. 또 사람들도 많이 오고 좋았다, 재밌었다”라는 호의적인 반응도 있었다.
읍민의 날 행사를 두고 이처럼 주민들 간에도 부정 VS 긍정의 시각으로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읍민의 날 행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나오는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주민들을 위하는 것 같지만 행사 목적에 다른 이유가 밑바탕에 깔려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정치인이나 정치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이 자신을 알리는 기회나 조직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부안읍민의 날처럼 수천명이 모일 수 있는 행사를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에 의혹의 시선이 있을 수밖에는 없다.
실제 한 주민은 이런 의혹을 제기 했다.
읍민의 날 행사에 참석했던 주민 A씨는 “갑자기 이런 행사를 추진하는 것은 주민들을 들러리 세워 놓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안읍을 상징하는 것도 없고 하다못해 과거의 부안 옛 모습이 담긴 사진전이라도 해야 되는데 그런 거조차 준비하지 않은 색채도 없는 부안읍민의 날을 뭐 하러 하는지 모른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행사 후원금으로 인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주민 B씨는 “행사를 너무 많이 한다. 후원을 해달라고 하는데 안 낼 수도 없고 후원금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고충을 토로하며 “행사를 자꾸 하는 것은 민폐를 끼치는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행사 장소 선정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공사현장 한 근로자는 “장소도 많은데 왜 하필 공사현장에서 행사를 하지는 모르겠다”며 불평했다.
이와 관련해 김재희 추진위원장은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다”면서 “면민의 날은 하는데 읍민의 날은 없었다. 읍 인구는 늘어나는데 뭔가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있어 행사를 추진하게 됐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부안읍 승격 76년 동안 읍민들의 문화의 광장이 없었다”며 “군에는 마실축제가 있고 면에는 볏짚축제 등 여러 축제가 있는데 부안읍만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는 다른 팀이 맡아서 하더라도 부안읍 12개 리별로 테마를 만들어 어디에서는 뭐가 유명 하구나 우리끼리라도 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향우들과 우리 읍민이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부안읍민의 날은 부안읍 향후들로부터도 사실상 환영받지 못하면서 행사를 너무 서둘러 추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부안읍 향우회까지 조직됐지만 참석한 향우들은 몇 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추진위에 따르면 이번 행사 경비로 7000~8000만원이 사용됐다. 이 가운데 2000만원은 군비로 면민의날 보다 1000만원이 더 지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