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사랑상품권 성공 위해선 발행 늘리기보다 가맹점 확보에 주력해야

판매율 93% 돌파 ‘성과’…가맹률 36%에 그친 것은 ‘과제’
부안군, 지난 7월 상품권 10억규모 발행, 10일 추가로 15억 규모발행
5천원권 1만원권 두 가지에서 이번에 3만원권도 발행 11일부터 판매예정

  • 기사입력 2019.10.11 00:17
  • 최종수정 2019.10.12 13:09
  • 기자명 김태영 기자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 이른바 ‘지역화폐’의 열풍이 거센 가운데 부안군도 지난 7월 상품권사업에 뛰어들었다. 

부안군이 이번에 발행한 지역화폐규모는 10억원에 이르며 발행 두 달여 만에 판매액이 9억원을 넘어섰고 10일 현재 9억 3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판매율이 석 달여 만에 93%를 돌파한 것이다.

구매현황도 개인이 1603건에 8억 4200여만원을 기록해 7개 단체가 8550만원어치를 구입한 것보다 월등히 많아 긍정적인 현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부안군은 고무된 분위기다. 조만간 15억원 규모의 추가발행 상품권이 나올 예정이며, 내년엔 올해보다 3배 이상 많은 5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부안군이 상품권 발행에 열을 올리는 데는 정부가 올해부터 상품권 발행금액의 4%를 지원키로 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지역화폐 사업은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을 최소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각 지자체가 앞 다퉈 추진하고 있다.  

부안군이 발행한 지역화폐는 ‘부안사랑상품권’으로 현재는 5000원권과 10000원권 두 가지로 유통되고 있으나 조만간 30000원권도 유통될 계획이며 우체국과 수협, 국민은행을 제외한 관내 24개소 금융기관에서 판매한다. 

상품권은 누구나 구입할 수 있으며 개인은 월 50만원 한도 내에서 5%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명절에는 한시적으로 10%까지 할인하기도 한다. 

상품권은 전통시장을 비롯해 가맹점 스티커가 붙은 일반음식점과 이·미용실, 주유소, 약국, 의원, 서점 등 부안지역 내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부안지역 외에서는 사용이 불가능 하다. 

지역 상권을 보호하고 자본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걸 방지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부안사랑상품권에 대해 주민과 상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상품권 선호도를 알아보기 위해 몇몇 상점을 들러 상품권을 사용해 봤다. 

기대와는 달리 아직까지는 이용자는 이용자대로 가맹점 등이 적어 다소불편을 느끼고 있었고 상인들 또한 환전 절차 등의 이유로 현금과 카드결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9일 부안읍에 위치한 한 나들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한 뒤 상품권을 건 내자 상인은 “지역 상품권요. 안 받아요. 이용자도 별로 없고 환전하는데 불편해서 사용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부안읍 한 아파트 앞 상가에 자리한 중형 슈퍼마켓에 들러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느냐고 묻자 “카드 등을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상품권을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만일 있다고 해도 환전하는 일이 번거로워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면단위 슈퍼에서는 상품권이 있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개선이 시급해 보였다.  

상품권사업의 성패는 가맹점 확보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판매도 중요하지만 가맹점을 더욱 늘리지 못하면 실패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부안군에 따르면 부안사랑상품권 가맹점포 수는 전체 3000개의 점포 중 1077개로, 가입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36%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슈퍼 등도 아직까지 가맹하지 않은 곳도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면단위 농촌지역은 가입률이 더욱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권 이용자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추석명절에 상품권을 구입해 지인과 가족 등에게 선물했다는 한 주민은 “현재는 상품권을 구매해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그리 많지 않아 불편한 게 사실”이라며 “상품권 판매도 좋지만 이용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가맹점을 늘려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부안읍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아직까지는 이용객들이 그리 많지 않다”면서도 “가맹점은 미 가맹점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상품권 활성화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안군 관계자는 “아직 초기이지만 상품권에 대한 반응이 좋다”면서 “미흡한 부분은 파악하는 데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면단위 지역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주로 노인 분들 이어서 홍보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는 가맹점확보 등 상품권 홍보에 최선을 다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안군은 10일 오후 15억원규모의 부안사랑상품권을 추가로 발행했다.

이번 상품권은 5천 원권과 1만원권, 3만원권 등 세 가지로 유통되며 11일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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