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풍로사업 무슨 문제가 있길래…군수는 ‘전 군수 탓’, 담당자는 ‘쉬쉬’

개선책 마련하지 않고 주민들 민원 쏟아지니 ‘남 탓만’
절차 무시하고도 자료 요구하니 “정보공개 청구해라”
식재된 가로수 보도블럭과 밀착돼, 고사 될까 ‘우려’
가로수 수종 논란도…주민 “너무 비싸” 예산 낭비 지적

  • 기사입력 2019.10.27 19:31
  • 최종수정 2019.10.28 08:56
  • 기자명 김태영.이서노 기자
나무의 뿌리가 깊이 심어지지 않아  인도 보도블록 보다 높이 올라와 있다.
나무의 뿌리가 깊이 심어지지 않아 인도 보도블록 보다 높이 올라와 있다.

부풍로테마거리 경관정비사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주민들의 불평불만이 더욱 쇄도하고 있다.

도로부터 인도, 화단까지 어디하나 제대로 된 데가 없다는 비판이 폭주하고 있다.

운전자는 도로 기능이 완전히 실종됐다고 아우성이고 상인들은 주정차 공간이 없어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보행자 또한 인도와 화단 등이 날림으로 공사됐다며 졸작 중에 졸작이라고 혹평하고 있다.

부안군의회 의원들도 “사업 전보다 차량운행부터 주차, 보행 등 모든 것들이 오히려 나빠졌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부풍로 사업이 ‘역대 최악’이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권익현 군수와 부안군은 사과는커녕 전임군수와 주민 등 ‘남탓’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권 군수는 이 사업과 관련해 주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하자 이달 초에 열린 부안읍민의 날 행사와 2019년 양성평등 한마음 대회 등에서 부풍로 사업은 전임 군수때 계획했다며 문제점 등을 전임군수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 사업은 2016년 8월 당초 부안오복테마거리 경관정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차 없는 거리와 일방통행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추진했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민선 6기 막바지에 차 없는 거리와 일방통행, 양방향 등 3가지 안을 놓고 다시 주민 등과 협의하다가 정권이 바뀌었고 2019년 1월 사업 명칭과 일부 설계를 현재의 모습으로 변경해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이 사업은 권 군수의 말과는 달리 최근에도 설계변경이 이루어졌으며 앞으로도 설계변경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임군수 탓으로 일관하고 있는 권 군수에 대한 비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한 전직 고위공무원은 “부풍로 사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데 권 군수가 부안읍민의 날 행사 축사 도중 부풍로 사업은 전임군수때 계획한 것이라고 전임 군수 탓을 하더라”며 “설사 전 군수가 계획을 잘 못 세웠다고 하더라도 현 군수가 문제점을 바로잡아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사업을 추진하는 게 군수의 역할인데 남탓을 해서 내 귀를 의심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식당 주인이 군수에게 이 도로가 왜 이렇게 생겼냐고 하니까 군수가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게 군수로서 할 말인지 한심하고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에게 잘하겠다고 해 군수로 뽑혔으면 잘못 진행되던 일도 바로 잡아야지 자기가 안 했다고 하는 게 말이되느냐”며 “전임 군수 때 만들어진 인기 캐릭터 오복이는 잘도 없애더니 공사 때문에 민원이 생기니까 이제와서 남의 탓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전임 군수에게 열등의식이 있는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했다.

인도 보도블록과 밀착될 정도로 가깝게 심어진 나무.
인도 보도블록과 밀착될 정도로 가깝게 심어진 나무.

이런 가운데 이 사업 구간은 현재 도로 폭이 기존 8m에서 7m 또는 6.5m로 줄어든 데다 주정차단속 등이 이뤄지지 않아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병목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또한 화단 공사 등이 날림으로 진행되면서 비판이 일자 설계를 변경해 나무를 식재하는 등 재공사를 벌이며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재공사 등으로 혈세를 날린 것도 모자라 설계변경 등으로 사업예산이 수천만원이나 증액됐는데도 결재부서엔 전혀 알리지 않고 사업을 강행한 것.

회계처리지침에는 설계변경 등으로 예산이 추가될 경우 예산을 집행하는 부서에 결재를 받게 되어 있다.

그러나 부안군은 이와 같은 행정절차를 무시해버렸다.

거기에 더해 설계변경 자료요청 또한 정보공개 대상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부안뉴스는 설계변경 등으로 재공사가 추진되는 공사 중 일부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고 자료를 요구했지만 부안군은 무슨 이유인지 감추기 급급했다.

부안뉴스는 지난 9월 25일자로 ‘부풍로테마거리 경관정비사업…지역 정치권·주민 “졸작 중에 졸작”’이란 제목으로 이 사업을 보도한 적이 있다.

부안군은 본보보도를 비롯해 주민들과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슬그머니 화단에 나무를 식재하는 등 재공사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논란이 일고 있다.

화단 아래는 보조 기층으로 되어 있는데도 겨우 나무만 심을 정도의 폭과 넓이로만 구덩이를 파 심은 데다 식재된 나무도 화단 쇠틀이나 보도 블럭과 밀착되면서 고사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

1그루에 100만원에 이르는 가로수도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부안군은 크게 자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작단풍을 가로수로 선택했다.

그렇지만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부풍로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주민은 “이렇게 비싼 단풍나무를 가로수로 한다니까 사람들이 놀란다”며 “그런데 나무를 심을 거면 잘 이나 심지 어떤 데는 심고 어떤 곳은 안 심고 일관성도 없이 무슨 가로수 식재가 이따위냐”고 따졌다.

이강세 의원도 군정질문을 통해 “무단주차를 막기 위해 화단을 설치했다는데 화단 설치규격이 화초나 차폐 식물을 식재 관리하기엔 너무 형식적으로 설치되었다”면서 “일부 화단에 무분별하게 식재된 공작단풍은 거리의 통일성 마저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도로공사와 관련해서도 “도로변 양쪽이 모두 상가여서 주정차로 인해 교통체증이 유발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주차장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과거 홀짝 주차 시 아나파 사거리에서 군청까지 80여대를 주차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현재 확보된 주차장은 10대밖에 주차할 수 없어 교통 혼란이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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