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오락가락 행정에 속 타들어가는 아동센터관계자와 학부형들

소극적 행정으로 아동센터 줄포문화의집 이전 ‘물 건너가’
문화의집 사용 두고도 “할 수 있다” “없다” 저마다 해석 달라
문화의집 사용할 수 있다 해놓고 결국엔 못 하는 걸로
소통부재와 안일한 행정이 만들어낸 결과물 ‘후유증’ 우려

  • 기사입력 2019.11.04 08:07
  • 최종수정 2019.11.04 08:08
  • 기자명 김태영, 이서노 기자

교회 측의 갑질 등으로 폐업 위기에 처했던 부안지역의 한 아동센터가 우여곡절 끝에 기사회생 했지만 아동센터 존폐문제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사였던 줄포문화의집으로의 이전은 사실상 어렵게 돼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1일 부안군과 아동센터 등에 따르면 폐업철회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아동센터문제와 관련해 부안군이 폐업철회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센터가 현 체제 상태로 유지될 수 있게 됐다. 폐업접수한지 50여일 만이다.

하지만 많은 주민들이 염원했던 줄포문화의집으로의 이전은 부안군의 안일한 행정으로 사실상 물 건너갔다.

부안군은 당초 아동센터 문제를 센터장을 ‘팽’ 시키는 선에서 마무리 할 생각이었으나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확산하자 결국 현 체제를 유지시키는 쪽으로 입장을 급선회시키면서 덩달아 줄포문화의집 사용가능성도 엿보였다.

부안뉴스는 이에 따라 지난달 30일 줄포문화의집 관련부서와 아동센터 소관부서, 국장실 등을 오가며 줄포문화의집 사용가능성을 타진한 결과 부서 간 엇박자를 보이는 등 행정의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

줄포문화의집 부서는 “사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반면 아동센터 부서는 문화의집 1층 일부를 이 마을주민들이 사용키로 해 혼합 공간 사용은 아동센터 운영지침에 어긋난다는 조항을 들어 “사용할 수가 없다”고 했다.

부안뉴스는 아동센터 부서의 이 같은 입장을 문화의집 담당에게 전하며 줄포문화의집에 아동센터가 이전할 수 있는지를 재차 물었다.

그의 답변은 “가능하다”였다.

그러면서 “며칠 전까지는 안 됐는데 어렵게 주민들을 설득해 아동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따라서 부안뉴스는 센터 측에 이와 같은 소식을 전한 뒤 다음날 오전 군청을 방문해 문화의집 사용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날(31일)오전 9시.

부안뉴스는 센터장과 함께 군청을 방문해 문화의집 담당을 만나 문화의집 사용가능여부를 다시 물었고 그는 “가능하다”며 “아동센터부서에 요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의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아동센터부서로 향했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아동센터 부서에서는 문화의집 일부를 주민들이 사용키로 해 아동센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한 사항을 놓고 두 부서가 정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소통부재와 소극적인 행정이 원인이었다.

아동센터를 문화의집으로 이전시키기 위해서는 두 부서가 관련 지침과 보완점 등을 서로 공유해 방안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소통을 하지 않다보니 이 같은 촌극이 빚어진 것이다.

실제 문화의집 담당은 이날 아동센터의 경우 다른 시설과 혼합 공간사용이 안 된다는 아동센터 운영지침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동센터 부서 역시 아동센터가 이전할 수 있도록 관련부서에 협조요청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센터를 줄포문화의집으로 이전 시키겠다는 의지가 애초부터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부안군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행정이 아동센터 존폐문제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센터장에게 또 다른 시련을 안긴 것이다.

문제는 이들 부서의 엇박자 행정이 이후에도 계속됐다는 점이다.

문화의집 담당은 다음날인 1일에도 “문화의집 1층 전체를 아동센터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민들에게 협조요청을 했다”며 “잘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부안뉴스에 알려온 것.

이에 대해 아동센터 관계자는 문화의집에 아동센터를 이전 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센터장이 다른 장소로 센터를 이전하기로 결정한데다 임대차 가계약을 한 서류 등이 접수 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쯤 되자 문화의집 담당도 문화의집을 아동센터로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답변을 내놨다.

오락가락 행정이란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부안군은 아동센터를 줄포문화의집으로 이전할 것을 맨 처음 제의하고도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자 나중엔 오히려 거부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취하면서 행정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트리는 과오를 초래했다.

지난 3월 부안군아동센터부서가 문화의집 2층에 작은 도서관이 들어선다는 점을 들어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센터 측에 이전을 제의했지만 책임지는 자세는 취하지 않아 아동센터관계자를 멘붕에 빠트렸다.

또한 7월에는 줄포문화의집 운영지원 사업신청 공고를 낸 뒤 아동센터가 단독참여자가 돼 사실상 확정될 상황이 되자 주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심사를 보류시키며 센터측을 또 한 번 멍들게 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센터측도 이제는 아동센터를 문화의집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포기했다.

아동센터관계자는 “아동센터가 줄포문화의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이들과 학부형들께서 무척 좋아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안 만큼 차선책으로 다른 장소로 이전하기로 결정했으며 오는 11일께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동센터문제는 진서지역 한 교회 장로 등이 목사부부를 상대로 갑질횡포를 일삼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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