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위기에서 기사회생한 아동센터, 이전 끝내고 안정세 찾아가

2층 50여 평 규모로 이전…지난 11일부터 센터 운영에 들어가
학부모들, 직접 이삿짐 나르는 등 센터 정상 운영 도와
센터 이름도 '잇는다'는 의미의 ‘이음지역아동센터’로 변경 예정
센터장 “학부모·지역주민의 아낌없는 성원에 감사하다” 고마움 전해

  • 기사입력 2019.11.20 21:35
  • 최종수정 2019.11.21 07:02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줄포로 이전한 아동센터에서 책읽기 수업을 하고 있는 아이들.

폐업위기로 부안지역사회 논란에 중심에 섰던 지역아동센터가 우여곡절 끝에 기사회생하고 줄포의 한 건물로 자리를 옮긴 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정상적으로 운영돼 이 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이곳에서는 돌봄과 교육·문화, 정서지원, 지역연계 사업 등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고, 이 아동센터만의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당구교실도 열 예정이다.

이번 센터 이전에는 학부모들의 도움이 컸다.

이전을 하면서 이삿짐센터의 힘을 빌리지 않고 학부모들이 직접 이삿짐을 나르고 청소, 정리정돈뿐만 아니라 김치냉장고 지원, 씽크대 공사, 시설물 설치 등 센터가 빠르게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들도 책, 집기 등을 옮기는 것을 돕는 등 힘을 보탰다.

센터 이름도 바뀐다.

센터 측에 따르면 ‘이음지역아동센터’로 센터명을 변경신청 할 계획이다.

‘이음’은 서로를 잇는다는 연결의 의미로 여러 가지 뜻이 내포돼 있다.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는 곰소, 줄포, 보안지역 아이들, 학부모를 센터와 공존의 끈으로 잇는 연결의 의미도 있지만 지역사회와 소통을 위한 끈을 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가고자 하는 뜻도 담겨 있다.

아동센터는 2층 약 50여 평 규모로 공부방과 식당, 당구 교실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후보 인원을 포함한 19명의 아이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대기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정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29명으로 정원을 늘리고 향후 상황에 따라 더 증원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부안군에 따르면 이 아동센터가 진서면에서 줄포면으로 이전하면서 운호지역아동센터도 추가로 증원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같은 진서면에 2개의 아동센터가 운영돼 사실상 증원이 불가능했는데 이번 센터 이전으로 지역이 분리되면서 대기인원을 수용할 수 있게 된 것.

아동센터가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줄포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학부모들과 아이들도 반기고 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줄포지역 학부모들도 잘됐다고 얘기를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아동센터를 다닐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센터를 이용하는 한 학생은 “곰소에서부터 있었다. 센터가 교회로부터 억울한 누명을 썼는데 벗어나서 너무 기쁘다”며 “줄포로 이사를 오니까 줄포지역의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곰소에 있을 때는 마음껏 뛰어다니면서 놀 수 있었는데 이곳은 주위에 차가 많이 다녀 그럴 수 없다”며 약간의 아쉬움을 보였다.

이 학생은 이어 “그래도 야외에 나가진 못하지만 센터 내 당구를 칠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이 마련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센터장도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센터장은 “어른들 간의 불통, 행정과의 엇박자였던 아름답지 못한 과거를 극복하고 소통과 상생을 위한 작은 몸짓으로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면서 “아이들, 학부모, 지역사회와 끊임없이 소통을 하며 연결고리가 끈기지 않게 이어가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공간을 열어 가고자 하는 의미에서 센터 이름을 ‘이음’으로 지어봤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학부모, 지역주민들 모두가 아이들의 권리를 지켜주고 보장해 주려고 발로 뛰어 다녔던 간절한 마음과 아낌없는 성원에 깊은 감사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아이들을 지켜내고자 힘들어 할 때 어떤 분의 익명 제보를 시작으로 부안뉴스팀의 지속적인 보도와 관심 또한 우리 아이들의 인권을 지켜낼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센터장은 “아이들이 제일 불안할 때는 어른들이 자신들을 포기할 때, 이별을 할 때, 손을 놓을 때였음을 무척이나 뼈저리게 느꼈던 시간이었다”며 “이 모두가 이제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어 아름답게 꽃 피어지고 이어져 확장되기를 바란다”며 지역사회의 관심과 사랑을 당부했다.

한편, 아동센터 폐업위기 문제는 익명의 한 제보자가 부안뉴스 기사에 댓글로 취재요청을 하면서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취재 과정에서 한 교회 장로 등의 갑질·횡포가 드러났고, 부안군이 뒤늦게 학부모 등의 간절한 바람인 아동센터 폐업철회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사태가 일단락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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