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민원콜센터 설치 ‘주민 편의냐 VS 공무원 편의냐’

의원들 사이에서도 부정 VS 긍정으로 의견 엇갈려
부안군에 있는 기존 교환원 활용하라는 지적도 나와
주민들, “공무원 편의 주의적 발상, 책임 회피하려는 것”
콜센터 설치 예산 3억여원, 매년 위탁비용 등 유지비 1억원 넘어

  • 기사입력 2019.12.08 23:18
  • 최종수정 2019.12.13 17:02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부안군이 내년도 사업에 수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민원콜센터 설치를 추진키로 하면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주민 편의냐, 공무원 편의냐’는 시각이다.

부안군은 주민들을 위해 콜센터를 설치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작 콜센터가 설치되면 주민들 보다 공무원들의 혜택이 더 크다고 보는 게 중론이다.

그동안 민원 업무는 공무원들이 맡아 왔는데 콜센터가 설치되면 이런 민원 업무는 상담원들이 맡아서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공무원들은 민원 업무량이 크게 줄어 편해질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항의성 민원 등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이점도 있다.

공무원들의 혜택이 더 크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콜센터 설치는 부안군의회에서도 뜨거운 감자였다.

의원들은 세종시 콜센터를 방문 하기도 했지만 의견이 하나로 일치 되지는 않았다.

지난 3일 열린 부안군 내년도 본예산(안) 민원과 예산 심의에서도 콜센터 설치 문제가 거론됐지만 부정 VS 긍정의 의견으로 나뉘었다.

이날 김정기 의원은 기존의 교환원을 활용할 것 등을 거론하며 콜센터 설치 반대 입장에 섰다.

김 의원은 “(부안군에) 교환원이 2명이 있다. 그 두 분이 하루 전화 받는 게 70통”이라면서 “그 분들이 과거에는 주무관만 (전화를) 연결해줬지만 지금은 어떤 내용인가를 보고 담당자를 연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네트워크와 데이터베이스가 구성이 되면 그 분들이 이(콜센터) 업무를 못 하느냐,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이쪽(교환원)은 얘기가 없느냐”며 “그 분들은 콜센터 운영하는 것도 모르더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또 김 의원은 “기존에 있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 이분들에게 데이터베이스라도 주고 운영을 한 다음에 안 됐을 때 다음 방안을 강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콜센터가 운영되면 당연히 (주민들과) 접촉을 덜하니까 (공무원들은) 편할 수는 있다"며 "콜센터를 설치 해 또 (민원 업무의) 문제가 불거졌을 때,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마음이 아닌 콜센터에 다 맡기는 역할밖에 안 된다”며 콜센터 설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반면 김연식 의원은 세종시 콜센터 방문 시 긍정적인 면을 많이 봤다는 점을 들어 호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부안군의 민원친절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었다. (콜센터 설치에 대해) 부정적인 부분, 긍정적인 부분 상당이 논란이 많이 있었다”며 “때문에 의원님들이 세종시 민원콜센터까지 방문해서 현장을 보고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부안군 공무원들의 민원 친절도 문제가 많이 강조가 됐다”며 “민원과에서는 내년도에 예산이 반영이 되고 통과가 된다고 하면 민원친절도를 많이 높일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며 콜센터 설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

예산심의 때 콜센터 설치에 대해 발언하지 않은 의원들 가운데에도 상당수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부안군은 ‘시’나 ‘도’와는 여건이 다르다는 것이다.

시는 인구가 많고 업무도 다양하지만 부안군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것.

주민들도 수억원을 들여 콜센터 설치를 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주민 A씨는 “자기들 편하려고 하는 것이다. 일반 회사도 아니고 군 단위 지역에서 몇 억원을 들여 콜센터를 설치 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 공무원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주민들에게 욕 얻어먹기 싫으니까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 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주민 B씨는 “직접적인 민원은 관련부서에서 풀어야지 무슨 콜센터냐”며 “콜센터가 생기면 민원전화가 와도 본인들의 업무일지라도 현재 부안군 공무원으로 봤을 때 콜센터로 떠 넘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이렇듯 주민들은 반대의 입장이 강하지만 의원들 간에는 의견이 서로 달라 콜센터 예산이 의회를 통과하게 될지 아니면 제동이 걸릴지 군민들의 이목이 쏠린다.

한편 콜센터 설치에 편성된 예산은 3억여원으로 민원콜센터 시스템 임차료 343만원, 전화요금 127만원, 위탁운영비 8300만원, 상담프로그램 및 서버 구입 1억6690만원, 전광판 300만원, 컴퓨터 및 모니터 500여만원, 헤드셋 40만원, 스위치 1000만원 등이다.

또 전화요금, 콜센터 위탁 운영비 등 매년 1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지속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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