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는 공사중…군민은 불편하고·손해보고·고통받고

주민들 “업체 편의주의 공사한다, 부안군 뭐하나” 불만 토로
소음·진동에 주민들 밤 잠 설치고…상인들은 영업 손실에 ‘울상’
울퉁불퉁 도로에 운전자들 “차 다 망가진다” 분개
시공업체 관계자 “소음 줄이는 건 더 이상 방법 없다”
“임시포장 일정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 입장 밝혀

  • 기사입력 2019.12.12 18:23
  • 최종수정 2019.12.17 21:03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지난 12일 시내버스 사거리~시외버스터미널 사거리 공사구간. 부직포가 바람에 제멋대로 날리고 있다.
지난 12일 시내버스 사거리~시외버스터미널 사거리 공사구간. 부직포가 바람에 제멋대로 날리고 있다.

올해 부안읍 일원에서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 침수예방사업 등의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군민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쿵~, 드르륵~, 텅~ 굴삭기 등 중장비로 도로를 파고 땅속에 관로를 매설하는 등의 공사가 새벽까지 진행되면서 주민들은 소음과 진동으로 밤잠을 설쳐야 했다.

또 도로를 막고 공사를 하면서 인근 자영업자들은 영업 손실을 입었고, 운전자들은 공사 후 땅 다짐이 제대로 안 돼 요철로 변한 것처럼 울퉁불퉁한 도로를 통행해야만 했다.

올해 7~8월경 공사를 시작한 부안상설시장~터미널사거리(440m)와 신운천~시내버스사거리(140m) 공사 구간은 특히 민원 발생이 심했다.

먼저 부안상설시장~터미널사거리 구간을 살펴 보면 관로 매설공사 후 임시로 부직포만 덮어놓고 노면이 울퉁불퉁하고 심지어 움푹 파인 곳까지 있는데도 3주 가까이 방치했다.

부안상설시장 앞 도로. 현재는 임시포장이 되어 있지만, 도로가 꺼지고 울퉁불퉁한 상태로 3주 가까이 방치 돼 운전자들로부터 원성을 샀던 구간.
부안상설시장 앞 도로. 현재는 임시포장이 되어 있지만, 도로가 꺼지고 울퉁불퉁한 상태로 3주 가까이 방치 돼 운전자들로부터 원성을 샀던 구간.

이 구간은 부안읍 중심도로로 차량 통행이 매우 빈번한 곳 중 하나다.

그런데도 업체는 장기간 임시포장을 하지 않았다.

업체는 공사가 일부 마무리가 안 됐고, 모래를 추가로 보충하는 등 사후조치를 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정작 도로 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더 악화 됐다.

이로 인해 운전자들은 차가 망가진다며 연일 짜증과 불만의 목소리를 토해 냈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전동차를 타고 안전을 위협받으며 위험한 운행을 해야만 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31일경 전동차 1대가 울퉁불퉁한 노면 때문에 기우뚱, 기우뚱 불안하게 운행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주민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났고, 업체 편의에 따라 공사를 진행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청소 등 사후조치가 제대로 안 된 모습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도로 갓길에는 흙이 쌓여 있거나 띠를 이루며 길게 깔려 있었고, 가로화단 안에는 흙과 규제봉이 버려져 있었다.

지난 10월 말경 공사현장 모습. 도로 바닥에 흙이 쌓여 있다.
지난 10월 말경 공사현장 모습. 도로 바닥에 흙이 쌓여 있다.

이 구간은 얼마 전 임시포장을 끝냈지만 일부 구간은 여전히 차량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어 업체의 무성의한 조치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신운천~시내버스사거리 공사 구간은 주민들의 소음 민원과 상인들의 영업피해가 발생했다.

주공 1차아파트 인근에서 공사가 진행되면서 아파트 입주민들은 소음으로 인한 고통으로 시달려야 했고, 주변 상가와 숙박시설은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상인 등에 따르면 평소 매출에 비해 30%가량 감소했다.

2차로인 도로를 1개 차로를 막고 공사를 하다 보니 차량들이 정차할 공간조차 없어 손님들의 발길이 대폭 줄며 매출이 감소한 것.

숙박시설 역시 야간 공사로 인한 소음 때문에 손님이 줄어 역시 30%정도 매출이 감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이 구간은 연약지반으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지반 밀림 현상까지 발생했다.

주변 인도 보도블록 곳곳이 갈라져 있었고 어떤 곳은 틈이 2~3cm가량 벌어진 곳도 있었다.

주민에 따르면 이 공사 구간에서 자전거 사고도 발생했다.

공사를 하면서 인도 위에 조성해 놓은 시설물이 노면 위로 볼록 튀어나와 어르신 한 분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 바퀴가 시설물에 부딪혀 넘어져 병원 신세를 졌다는 것.

이와 함께 지난달 초·중순경 공사가 이루어진 시외버스터미널사거리~시내버스사거리(220m) 구간도 운전자들에게 불편을 끼쳤다.

한 어르신이 전동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공사구간 도로 위를 지나가고 있다.
한 어르신이 전동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공사구간 도로 위를 지나가고 있다.

이곳 역시 도로 다짐이 제대로 안 돼 도로가 울퉁불퉁 했고, 중앙선 표시를 하지 않아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

업체는 뒤늦게 임시포장과 좌회전 하는 차로에 차선을 서둘러 표시했지만 약 40~50여미터 구간은 현재도 도로가 울퉁불퉁한 상태고 방치돼 있고 중앙선 표시도 안 되어 있다.

공사 구간마다 이런 문제점이 발생 되다 보니 주민들이나 상인들은 업체 입장의 편의주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상인 A씨는 “공사를 9시부터 하기로 했는데 6시부터 공사를 하기도 한다. 업체 편의대로 공사를 한다”면서 “공사 차량이 주차할 공간을 다 차지해 손님들이 주차할 곳이 없어 장사를 하는데 피해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공사 후 청소도 잘 안 돼 차가 다닐 때마다 먼지가 날려 짜증이 난다”며 “공사를 업체 편의 위주로 공사를 하고 있다. 대도시 같으면 이렇게 못한다. 난리가 난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또 다른 상인 B씨는 “매출이 3분의 1은 줄었다. 7월부터인가 공사를 했는데 도로를 막고 하다 보니까 손님들이 안 온다”며 “공사를 너무 오래 한다. 피해를 보고 있는데도 업체에서는 죄송하다는 말뿐”이라며 하소연 했다.

그는 또 인도를 가리키며 “봐라, 인도가 다 밀려났다. 그러니까 업체에서 서둘러서 그 부분만 도로 포장을 했다”면서 “이곳은 방죽자리로 지반이 힘이 없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신운천~시내버스사거리 구간. 공사 현장 도로 지반이 밀리면서 주변 인도 보도블록 틈이 갈라졌다.
신운천~시내버스사거리 구간. 공사 현장 도로 지반이 밀리면서 주변 인도 보도블록 틈이 갈라졌다.

주민 C씨는 “공사를 빨리 끝내야지 팠다, 덮었다, 팠다, 덮었다. 먼지만 날리게 왜 그렇게 공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공사를 하면서 조금 불편할 수는 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것 같다. 공사를 한 도로 모습을 봐라, 차 타고 다닐 때마다 덜컹덜컹 충격 때문에 짜증이 난다. 차가 다 망가진다”며 화를 참지 못했다.

그러면서 “도로가 이런 상황인데 군민들의 위한 행정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업체 편의만 봐주고 있는 것 아니냐”며 쏘아 붙였다.

이에 대해 공사업체 등은 “소음은 더 이상의 해결방법이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고, 도로 노면 불량과 관련해서는 “모래를 추가 넣는 등 조치를 하고 있고, 임시포장을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해명을 내놨다.

문제는 이 사업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 후년인 2021년도까지 예정돼 있다.

지금 상황이라면 앞으로도 주민들은 2년간 더 이런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

내년 초에는 교통혼잡과 민원 발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 되는 터미널사거리~부안읍사무소(360m) 구간이 공사에 포함돼 소음, 진동, 도로 노면 불량 등으로 인한 민원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사업은 4백4억2500만원(국비 70%, 군비 30%)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사로 부안읍 상습침수지역에 대한 근본적인 침수예방을 위해 하수도(우수관로) 시설을 정비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발주처는 한국환경공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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