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의회 공무원 눈치보다는 주민 눈치를…한쪽보다는 양쪽이 잘하길

  • 기사입력 2019.12.17 21:07
  • 기자명 김태영 기자
지난 13일 오전 9시경 부안군의회 의원사무실 모습.
지난 13일 오전 9시경 부안군의회 의원사무실 모습.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지난 13일 오전 9시 부안군의회 의원사무실의 모습.

한쪽 의원들은 일찌감치 자리해 각종 자료 등을 보는 등 열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맞은편 의원들의 자리는 텅텅 비어 있다.

이 같은 모습은 이날 뿐 만 아니라 회기 내내 반복된다는 게 의회사무과 직원들의 전언이다.

이들 모습은 의원들의 성향 및 의정활동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찍 출근하는 의원들은 의정활동에 적극적이다.

이들 의원들 책상에는 각종 자료 등이 가득하며 공무원들이 쉴 새 없이 다녀간다.

그것도 모자라 공무원 등에게 전화를 걸어 묻고 또 묻는다.

공무원들 입장에선 피곤한 존재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부안군 공무원노조는 올해 초 이들 의원들에게 반발하며 항의성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공무원들에게 너무 많은 일을 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주민입장에선 크게 반길 일이다.

그나마 부안군에 희망이 보이는 대목이다.

사실 부안 군정이나 부안군의회 등은 대부분 주민들의 지탄의 대상이다.

부안군의 잘못된 행정으로 인해 군민들은 십여 년 전부터 악취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최근엔 무질서한 도로교통 정책 및 시설로 인해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안군이 펴고 있는 교통대책 및 시설 등은 주민들의 눈높이에 크게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저급한 상황이다.

때문에 도로는 지저분하고 설치된 회전교차로와 과속방지턱, 유도봉 등은 오히려 운전자를 헷갈리게 하는 동시에 사고까지 유발하게 하고 있다.

게다가 주변 경관을 크게 훼손시키며 이미지마저 실추시키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부분 의원들은 그동안 나 몰라라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의원들이 부안군의 졸속행정에 대해 문제점 등을 제기하면서 부안군의회도 덩달아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도 부안군청 공무원들에게 잘못 보이면 낙선한다는 생각으로 공무원 눈치 보기에 급급한 의원들이 눈에 띄는 게 아쉽다.

공무원 눈치를 살피는 의원들은 이번 예산심의과정에서도 뚜렷한 성향을 보였다.

공무원들이 세운 예산안을 원만하게 해주자는 의견을 냈다.

심지어는 원안가결을 해주자는 주장도 있었다.

사실상 백지 삭감조서를 내자는 얘기다.

실망스러움을 넘어 의원이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말을 스스럼없이 한 것이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하고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게 의원 본연의 임무다.

한쪽 의원들처럼 삭감조서에 수 십여 개의 항목을 표기하지는 못하더라도 ‘불요불급’한 예산인지 아닌지는 알아야 한다.

그게 부안군 발전과 주민들을 위한 길이다.

현대 사회는 스마트폰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민들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스마트폰 등을 통해 공유한다.

예전에는 공무원들의 입김이 선거에 영향을 줬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스마트폰이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따라 당락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앞으로는 더욱 그렇다.

그만큼 사회는 투명해졌고 정보화 되어 있다. 평가방법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의회는 주민대표 기관이다. 따라서 의원들은 공무원들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주민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활동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공무원 숫자보다도 유권자가 월등히 많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내년도에는 공무원의 눈치를 보는 의원이 없길 희망하며 한쪽만 잘하는 부안군의회가 아니라 양쪽모두 잘하는 의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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