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잼버리 시설물 조성 예산 지적뿐 삭감은 ‘0원’

5명이상 의원 삭감 동의해야 하는 기준 둔 탓
논란 많은 민원콜센터 설치 예산은 ‘전액 삭감’
곰소젓갈발효축제 예산도 전액삭감…존폐 기로

  • 기사입력 2019.12.17 21:12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부안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부안군 2020년도 예산 6223억6200억원 가운데 26억5220만원을 삭감하는데 그쳤다.

이 예산은 지난 12일 열린 제305회 부안군의회 제2차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의결 됐다.

예산 삭감이 능사는 아니지만 예산 심의할 때만 해도 의원들 사이에서 1%정도는 삭감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부안군 전체 예산의 0.3%.

심지어는 예결위는 선심성 예산, 시급하지도 않고 소모성 예산으로 지적된 것마저도 단 한 푼도 삭감하지 않고 그대로 반영되는 결과도 초래됐다.

그중 하나로 꼽히는 게 2억원의 예산이 편성된 잼버리 시설물 조성 사업이다.

이 예산은 일부 의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삭감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5명 이상 의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 기준에 못 미친 것.

의원들 간 동상이몽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예산은 서림교차로 이외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시설로, 또 어느 곳에 얼마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하겠다는 안도 나와 있지 않다.

또 잼버리 대회까지는 아직도 3년 넘게 남았고, 행사 주최·주관도 부안군이 아니다.

예산심의 때 의원들의 질타도 쏟아졌다.

문찬기 의원은 “부안은 잼버리 개최지일 뿐”이라면서 “지역에 장기 현안 사업들 해결 못 한 기존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기 의원은 서림교차로 등 시설물 조성에 대해 언급하며 “지금부터 잼버리 경관으로만 만들겠다고 하면 나머지는 안 할 것이냐, 잼버리만 하고”라며 질책하기도 했다.

이런 지적이 나왔음에도 일부 의원들은 시급한 예산도 아닌데다가 잼버리가 끝나면 사라져야 할 잼버리 시설물 조성 사업에 군민의 혈세 2억원을 쓴다는데도 삭감에 동의하지 않았다.

특히나 부안에 잼버리대회가 열린다는 홍보 시설물은 동진강 입구에 이미 세워져 있고, 잼버리 공원 앞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에서도 잼버리 홍보는 매일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잼버리 관련 예산심의에서 의원들은 ‘2023 잼버리 대비 문화 군민운동 물품구입’ 예산 500만원 전액과 ‘잼버리 행사장비 임차’ 예산 9000만원 가운데 3000만원을 삭감 했다.

부안뉴스는 불요불급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도록 예산 결정되기 앞서 지난 7일 ‘부안군 내년도 잼버리 홍보성 예산 편성, 의원들 시각 ’부정적‘’ 제하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이와 반대로 군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예산 삭감이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 심의 결과도 있다.

지난 8일 부안뉴스에서 보도한 민원콜센터 설치 관련 예산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부정 VS 긍정으로 의견이 분분했는데 전액 삭감됐다.

예산심의 때 김연식 의원은 세종시 민원콜센터 방문 시 긍정적인 면을 많이 봤다는 점을 들어 예산이 반영이 되면 민원 친절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주길 당부하며 호의적인 발언을 했다.

이와 반대로 김정기 의원은 콜센터가 운영되면 기존 시설을 활용 후 다음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콜센터 설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일부 주민들도 군민들에게 실익이 크게 없고 매년 1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점, 공무원들이 주민과 접촉을 피하려는 공무원 편의주적 발상으로 보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또 콜센터 상담원이 친절하다고 해서 공무원들의 친절도가 같이 높아지는 건 아니라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로 꼽혔다.

반면 부안군은 친절한 민원상담 등 주민들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민원콜센터를 적극 설치하려고 했지만 의원들로 부터 공감을 사지 못했다.

이 사업은 군수의 지시에 따라 추진됐다.

민원콜센터 설치 예산은 2억9600여만원으로, 콜센터가 설치될 경우 위탁운영비 등 매년 1억4000여만원의 예산이 계속해서 투입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의원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은 곰소젓갈발효축제 예산은 예산심의 기간 중 축제 추진위원들까지 나섰지만 전액 삭감됐다.

의원들은 올해 축제평가 결과 만족도 40%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낸 곰소젓갈발효축제 예산을 주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전액 삭감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김정기 의원은 예산심의에서 “축제 평가를 한 이유는 평가를 보고 예산을 책정하려고 한 것 아니냐. 용역 결과가 40% 나왔는데 또 똑같이 예산을 세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평가를 했으면 평가에 대한 답이 나와야 한다. 거기에 맞게 예산이 세워져야 한다”고 했다.

곰소젓갈발효축제는 행정사무감에서도 지적된 사항이다.

김연식 의원은 “참여 인원이 그렇게 극소수의 그런 축제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이런 상태로 매년 반복된다고 하면은 과감하게 존폐도 검토할만한 그런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렇듯 의원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나오면서 축제 예산 전액이 삭감 돼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곰소젓갈발효축제가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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