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선 확포장 예정 국도 23호선 가로등·시선유도봉 설치, 예산 낭비 ‘도마위’

교통사고 예방이라면서도 일부 구간 가로등 ‘깜깜’
시선유도봉은 농로 등 진입지점 시야가려 오히려 헷갈려
가로등 도로 현실반영 못해,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
전주국도유지 “교통사고 많아 예방차원에서 설치했다” 밝혀

  • 기사입력 2019.12.30 22:46
  • 최종수정 2020.01.01 19:19
  • 기자명 이서노 기자
28일 저녁 8시경 상서면 고잔교 부근. 전주국도유지관리사무소에서 교통사고 예방차원에서 지난달 설치한 가로등이 1개만 외롭게 켜져 있다. 도로 중앙에 보이는 시선유도봉은 최근 설치했다.
28일 저녁 8시경 상서면 고잔교 부근. 전주국도유지관리사무소에서 교통사고 예방차원에서 지난달 설치한 가로등이 1개만 외롭게 켜져 있다. 도로 중앙에 보이는 시선유도봉은 최근 설치했다.

4차선 확포장 공사가 계획된 도로에 최근 100개가 넘는 가로등을 설치하는 것도 모자라 수백미터 구간에 시선유도봉까지 설치해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도로는 국도 23호선으로 4차선 확포장 공사가 예정된 곳이다.

현재 노선을 놓고 주민들과 익산지방국토관리청과의 의견이 엇갈려 공사기간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년 내 포장공사가 이루어질 상황이다.

그런데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전주국도유지관리사무소에서 교통사고를 예방할 목적으로 지난달 가로등을 설치한데 이어 최근 시선유도봉까지 설치하면서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는 것.

가로등은 행안면 스포츠파크 사거리부근부터 상서면 고잔교 구간까지 설치되어 있으며, 도로 양쪽으로 설치된 가로등은 107개로 약 2키로미터 구간에 이른다.

개당 비용은 82만여원으로 약 8800만원이 가로등 설치비로 소요됐다.

백석교에서 고잔교 부근까지 약 700미터 구간에 설치된 시설유도봉은 300만원이 소요됐다. 120개가 설치됐고, 개당 비용은 25,000원 꼴이다.

확포장 공사가 계획된 도로에 설치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1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설치한 가로등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8일 저녁 8시경 부안뉴스에서 가로등과 시선유도봉이 설치된 장소를 승용차를 타고 달려봤다.

스포츠사거리 부근부터 고잔교 부근까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설치했다는 가로등은 제멋대로 작동되고 있었다.

스포츠 사거리 부근은 도로 양쪽 모두 가로등에 불이 켜져 환하게 도로를 비추고 있는 반면 고잔교 부근 등 일부구간은 가로등 불빛을 아예 찾아볼 수가 없었다.

또 도로 한쪽 편에만 가로등이 켜져 있는 등 관리가 엉망이었다.

가로등 밝기도 문제였다.

양쪽 모두 불이 켜진 가로등은 도로를 너무 환하게 비췄고, 오히려 한 쪽 가로등만 켜진 구간이 밝기가 적정해 보였다.

양쪽 모두 가로등이 켜진 불빛 기준이라면 가로등 설치 간격을 더 넓혀서 했어야 했다.

도로 좌우 지그재그 형태로 볼 때 가로등 설치 간격은 15~20미터 정도에 불과했다.

도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가로등을 설치하다 보니 발생한 문제점으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에서 비롯된 결과물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시선유도봉도 마찬가지다.

가로등이 정상적으로 작동이 될 경우에는 굳이 시선유도봉이 필요 없는 상황이었다.

야간에 시선유도봉에 시야가 가려 좌회전 해서 농로 등을 진출입 할 때 오히려 더 혼란을 초래했다.

교통사고 예방목적으로 설치된 가로등은 제 기능을 못 하는데도 방치하고 있고, 시선유도봉은 사고 유발 우려가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주국도유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3년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사고가 6건이 발생했다”면서 “가로등은 경찰서에서 요청해서 설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선유도봉은 그 구간에 농기계 통행이 많고 시선을 유도할 필요성 있어 설치 했다"며 "교통사고 예방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가로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준공 후 부안군에 (관리권을) 넘겨주기로 했다”면서 “현재 인수인계를 하고 있는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안군은 다른 주장을 내놨다.

부안군 관계자는 “가로등 설치는 전주국도유지관리사무소에서 했다”면서 “관리는 하자보수 기간이 끝난 후 2021부터나 부안군에서 맡아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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