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숙원사업 방해하려 조합원 동원…누가 기획했는지 수준이하”

[물의거리 정비사업 논란]
부안농협 “일방통행 할 경우 농협마트 영업피해 커” ‘반대’
주민들 “일방통행 교통소통과 보행자안전에 더 합리적” ‘찬성’
단체“양방향하려면 안 하는 게 나아” ‘부풍로 보면 알 수 있어’
부안군 “사업비 26억 확보, 부안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매김 할 것”

  • 기사입력 2019.12.30 23:33
  • 최종수정 2020.01.01 19:20
  • 기자명 김태영 기자

사업시행을 앞둔 물의거리 정비사업과 관련해 부안농협이 집단반발하면서 사업이 난관에 부딪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안농협이 물의거리 정비사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이 문제 삼고 있는 건 물의거리 통행방법 및 방향이다.

부안군이 기존 양방향 통행을 쾌적하고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는 문화의 거리로 조성키 위해 일방통행으로 한다고 하자 그럴 경우 농협 하나로마트의 막대한 영업피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농협은 부안군이 지난 23일 오후 3시 물의거리에 위치한 행복한 웨딩홀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물의거리 정비사업 설명회’를 개최하자 조합원까지 동원하며 강력 반발했다.

농협은 물의거리를 정비할 거면 기존(차량 양방향통행) 테두리 안에서 하면 되지 양방향을 일방통행으로 하는 건 원활한 교통소통에 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일방통행으로 할 경우 하나로마트 영업피해 뿐만 아니라 주민불편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농협관계자는 “농협하나로마트는 물의거리에 위치하고 있는데도 부안군이 물의거리 정비사업과 관련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물의거리를 일방통행으로 할 경우 우리마트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부안군은 사업방향 등에 대해서 전혀 알리지 않았다”며 “일방통행도 문제인데 고려약국에서 보건소 쪽으로 향하는 방향은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부안아파트 들이 대부분 보건소 위쪽에 있어서 아파트 주민들이 보건소 쪽에서 물의거리를 이용해 하나로마트로 오는데 그쪽에서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마트에 오는 고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부안군의 물의거리 통행방침을 수정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안군과 주민 및 사회단체 등에서는 부안농협이 억지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안읍 한 마을이장은 “부안농협이 설명회 참여를 독려해 가기는 했으나 농협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물의거리는 시급히 정비돼야 맞고 일방통행 또한 하나로마트 영업에 지장을 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명회에 갔더니 주산면이나 백산면에서 온 조합원들이 더러 있더라”며 “이들은 무슨 행사인지도 모르고 그냥 참석만 해달라고 해서 왔다며 공무원들에게 무슨 행사냐고 물어보기도 하더라”고 어이없어 했다.

이어 “심지어 어떤 여성은 조합원수가 6400명이라는 사실을 군수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회유하는 사람도 있었고, 동진면 등에서 왔다는 조합원들은 일방통행을 하면 농협마트를 이용하는데 불편해서 반대한다고 했다”며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안읍 이장은 “농협에서 양방향 통행을 이야기하는데 양방향 통행으로 하고 인도를 만들면 주정차로 인해 오히려 주민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며 “일방통행이 교통소통과 보행자안전에 더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부안농협이 부안읍 주민들의 불편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자신들의 이익만 따져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발목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날선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농협이 물의거리 정비 사업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정식으로 의견을 제시하면 되지 주민설명회에 상관도 없는 조합원들을 동원시키면서까지 집단행동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이쯤 되면 농협이 조합원 수를 이용해 군수를 협박하는 거 아니냐. 누가 기획하고 지시했는지 모르겠지만 수준이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풍로만 봐도 일방통행으로 한다고 했다가 양방향으로 하니까 사업을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지 않느냐”며 “일방통행이 처음에만 헷갈리지 인식되면 더 편하고 안전한 교통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부안군 관계자는 “최근 부안농협 상임이사 등 4명이 방문해 사업에 대해 충분히 들었음에도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가는 데 대해 상당히 당황스럽다”면서 “그동안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던 물의거리 정비 사업을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 어렵게 추진하고 있는데 부안농협도 지역발전을 위하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적극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을 위해 사업비도 26억원을 확보한 만큼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내년 6월 사업이 완료되면 부안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물의거리는 지난 2006년 부안군 최초로 수십억원을 투입해 경관도로로 조성했지만 정권이 바뀌자 관리소홀 등으로 방치되면서 오히려 도시미관을 크게 해치는 것은 물론 교통사고 위험마저 상존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히 요구되는 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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