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19 확산에 부안지역경제 하루가 다르게 ‘꽁꽁’

  • 기사입력 2020.02.27 00:05
  • 최종수정 2020.02.27 21:09
  • 기자명 이서노 기자

국내에서 신종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부안 지역경제도 하루가 다르게 꽁꽁 얼어붙고 있다.

아직까지 부안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발생 지역에 비해 나은 편이라고는 하지만 부안 인근인 김제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뉴스가 보도된 이후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외출을 자제하는 현상 때문에 일부 배달업계를 제외하고 대부분 업종에서 눈에 띠는 매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관광객들과 타지역 방문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이 영향권에 있는 상인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녁 6시~7시만 돼도 부안읍내에 손님들이 없다는 게 상인들 대부분이 전하는 얘기다.

이에 부안뉴스는 신종코로나19 발생 이후 부안경제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부안읍 중심으로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취재해 봤다.   / 편집자 주

 

지난 24일 오후 부안상설시장. 신종코로나19 영향으로 수산물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없다.
지난 24일 오후 부안상설시장. 신종코로나19 영향 때문인지 수산물전이 사람들이 없고 썰렁하다.

지난 24일 오후 3시 30분경 주민들과 관광객, 외지인들의 방문이 많은 부안상설시장을 찾았다.

상설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남정수 상인회장이 방문객들에게 손 소독제를 제공하고 있었다.

상설시장은 손님은 줄었지만 그나마 정읍, 김제 지역 시장에 비해 나은 편이라고 했다.

지난 주말 정읍 등에서 장을 보러 온 방문객들이 있었는데 그래도 부안시장은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는 것.

남 회장과 잠깐 얘기를 나눈 뒤 시장 안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월요일이서인지, 코로나 영향 때문인지 시장은 한 눈에 봐도 한산했다.

마스크를 쓴 몇 명의 방문객만 눈에 띄었다.

항상 북적였던 수산물전도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 곳에서 한 상인에게 코로나 이후 장사가 어떠냐고 물었다.

“죽을 맛이여,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었어. 관광객들과 타지에서 손님들이 안 오니까 매출이 50%는 줄은 것 같어. 전주, 김제에서 코로나가 터지면서 더 혀.”

주말인 23일과 24일에도 타지에서 방문자가 거의 없다고 했다.

장소를 조금 이동해 다른 가게에서 매출이 줄었는지 물었다.

역시 한숨이다. 손님들이 뚝 떨어진 건 물론 자녀 결혼날짜를 3월에 잡았는데 미뤄야 될지 고민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누구를 원망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곳은 코로나 이전 대비 30%정도 매출이 감소됐다.

또 한 상인은 “사람이 없다, 사람이 와야 뭣을 팔든지 말든지 한다”면서 “주꾸미 철이라 손님들이 많이 와야 되는데 세계적으로 코로나 때문에 시끄럽다 보니까 안 온다”며 하소연 했다.

이어 “부안에 코로나 확진자가 지금까지 다행히 없었는데 한 명이라도 발생하면 부안 가게는 다 문을 닫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상인은 “코로나 이후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다”면서 “신천지 때문에 확진자가 급증한 이후 손님들이 시장을 더 찾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부안상설시장은 코로나로 인해 방문객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다음날인 25일에는 커피숍, 마트, 식당, 가전제품판매점, 약국, 금은방 등을 방문하며 코로나 이후 상황을 살펴봤다.

이날 오전 한 커피숍을 먼저 방문했다.

부안에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서 인지 손님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매출 감소는 10~20%정도.

다른 커피숍도 마찬가지였다.

매출 감소비율은 비슷했다. 15~20%.

부안의 한 마트 앞. 경품행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잠정 연기됐다.
부안읍 한 마트 앞. 경품행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경품추첨이 잠정 연기됐다.

커피숍에 이어 마트 3곳을 둘러봤다.

3곳 모두 코로나 이후 매출에 큰 영향이 없다고 했다.

마트 한 관계자는 “부안에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서 인지 매출에 큰 영향이 없는 것 같다”면서 “마스크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마트에서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예정됐던 경품행사를 잠정연기 한 것뿐이다.

발길을 돌려 물의거리 주변 식당을 찾았다.

포장 예약주문이 많은 곳으로 알려진 한 식당을 들어갔다.

이 식당은 아직까지는 코로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했다.

몇 십 미터 떨어진 다른 식당을 찾았다.

장사가 어떠냐고 묻자

“손님이 안 와, 장사가 안 돼. 매출이 얼마나 줄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손님이 뚝 떨어졌어. 저녁 6~7시만 돼도 부안읍내에 사람들이 없어."

기자가 식당을 찾았을 때 점심식사 이후여서인지 이곳엔 식사를 하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그 주변에 한 분식점은 그나마 식사하는 손님이 몇 명 눈에 들어왔다.

전자제품 판매점도 매출감소는 마찬가지였다.

매출이 40%는 감소한 것 같다고 했다.

전자제품 판매점 관계자는 “젊은 층은 많이 방문하는 편인데 어르신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면서 “신천지 사태 이후 급격하게 손님이 줄었고 저녁시간에도 일찍 손님이 끊긴다”고 했다.

금은방도 코로나의 영향을 피할 수는 없었다.

금값이 코로나 이전보다 2~3만원(1돈 기준) 오르다 보니 하루에 2~3개씩 팔리던 돌·백일 반지도 구입하는 손님이 거의 없다는 것.

방문객도 50%정도는 줄었다고 했다.

약국은 마스크 구입 때문이라도 손님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황은 달랐다.

감기 때문에 내과를 방문하고 약을 지으려고 기다리던 손님 한 명뿐이었다.

이 약국은 매출이 20%정도 감소했고, 마스크도 공급이 안 돼 판매할 물건이 없었다.

이날 방문한 곳 중 제과·제빵점과 치킨 배달 업소만 유일하게 매출이 늘었다.

제과·제빵점 관계자는 “부모들이 아이들이 외출을 못하다보니까 간식거리로 빵을 구매하기 때문인지 매출이 소폭 늘었다”고 했다.

치킨 배달업소는 “정확하게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하루기준 10마리 정도 배달이 늘었다”고 했다.

대기 환자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한 정형외과 내부 모습.
대기 환자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한 정형외과 내부 모습.

26일에는 병원, 한의원, 피자가게, 미용실 등을 방문해봤다.

오전 9시경 정형외과 한 곳을 들렀다.

대기실에는 치료를 받기 위해 환자 1명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고,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3~4명의 환자가 눈에 띄었다.

이곳은 코로나 이후 환자가 점점 줄더니 지난 25일부터는 큰 폭으로 줄었다.

정형외과 관계자는 “고정적으로 약을 처방받으러오는 분이나 증상이 심한 분 이외에는 치료받으러 안 온다”면서 “7시40분부터 접수를 받는데 이 시간이면 40명은 되어야 되는데 10명정도나 된다. 신천지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방문환자가 20%정도 감소했는데 지금은 환자가 3분의1 이하로 떨어졌다”고 했다.

정형외과를 나와 부안수협 사거리 주변 거리를 둘러봤지만 평소 때와는 다르게 몇 사람만 눈에 들어올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특히 아이들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전날에 이어 약국 한 곳을 더 들러봤다.

역시 이곳도 매출이 줄었다.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약국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방문객 수가 줄었는데 신천지 때문에 확진자가 늘면서 약국 매출은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다”면서 “현재는 코로나 이전 대비 매출이 25%는 감소한 것 같다”고 했다.

부안수협 사거리 부근. 평소에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거리인데 썰렁하다.
부안수협 사거리 부근. 평소에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거리인데 인적이 거의 없다.

발길을 돌려 미용실을 찾았다.

생각 보다 손님이 많았다. 머리를 하는 손님 이외에도 3~4명 정도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은 피부로 느낄 정도로 매출에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

다른 상가를 방문하면서 미용실에 손님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상황이 달라 미용실 한 곳을 더 방문해봤다.

듣던대로 손님이 없었다.

잘린 머리카락이 바닥에 조금 깔려 있는 것으로 손님이 왔다간 흔적은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 이후 어떤가요? 미용실 원장에게 물었다.

“보시면 아시잖아요. 하루에 30명 정도 손님이 있었는데 지금은 5~10명 이내로 엄청 줄었어요.”

이 미용실은 매출이 70%정도는 줄었다고 했다.

병원이나 한의원도 코로나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병원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많이 오는데 외출을 안 해서 그런지 환자가 20%는 줄었다”고 했다.

한 한의원은 코로나 이후 방문환자가 30~40% 줄었다.

1월 중순부터 조금씩 줄어 20~30% 감소율을 보이더니 김제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2월부터 방문 환자가 30~40%로 급감했다는 것.

한의원을 나와 배달업종인 피자가게 2곳을 방문했다.

피자가게는 매출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2곳 모두 코로나 이전과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

이밖에도 택시업계도 손님이 떨어져 30%~50%정도 매출 감소 폭을 나타내고 있고,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하는 농어촌버스 역시 승객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신종코로나19로 부안 지역경제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취재가 이루어지는 기간에도 코로나 확진자가 1260명을 넘기고 사망자도 12명(2월 26일 기준)으로 증가하면서 지역경제에 더 큰 파장을 몰고올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