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지속되는 새만금 뻘먼지 피해…해결 되나 안 되나

바람 불 땐…나가지 못하고 바깥일은 아예 꿈도 못 꿔
평상시에도…문 못 열어놓고, 빨래와 먹거리 밖에서 말리지 못해
눈 까끌까끌하고 호흡 곤란하다 호소하는 주민은 늘고 있는데
해결기미 보이지 않으면서 주민들“더 이상 못 참겠다” 불만고조

  • 기사입력 2020.03.16 22:32
  • 기자명 김태영 기자
새만금 내측에서 바라본 계화도 모습.
새만금 내측에서 바라본 계화도 모습.

15일 새만금내측에서 바라본 계화도의 모습.

거센 바람을 타고 뻘먼지가 희뿌옇게 일어나고 있다.

마치 사막에서 모래폭풍이 부는 듯하다.

보기만 해도 숨 막히는 풍경이다.

이 같은 상황은 바람이 불 때마다 매번 반복된다.

때문에 이 일대 주민들은 바람이 부는 날이면 밖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은 봄철의 경우 미세먼지까지 발생하고 있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계화도에 모래 폭풍이 불어오기 시작한 건 수년전 뻘로 매립공사를 하면서 부터다.

새만금 매립공사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며 육지화 된 대부분의 땅을 뻘로 채워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만금의 총 면적은 약 409㎢이며, 이 중 매립지는 291㎢이다.

291㎢가 뻘로 채워진 셈이다.

따라서 바람이 불 때면 이들 뻘에서 먼지가 희뿌옇게 일어나면서 모래폭풍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남북2축을 비롯한 동서2축, 새만금환경생태용지, 농생명용지 등 새만금 공사현장도 뻘먼지를 일으키는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부안뉴스는 이를 확인키 위해 지난 4일 동진대교 인근부터 시작되는 새만금 내부도로를 타고 동진면과 계화도, 하서면을 둘러본데 이어, 15일 다시 이들 지역과 함께 동진강 건너편에 있는 김제 광활면 새만금 김제현장을 돌아봤다.

그 결과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계화와 하서, 동진의 일부는 뻘먼지로 자욱했다.

심지어 뻘먼지가 행안면과 부안읍까지 날아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4일의 경우 계화도와 돈지, 하서 불등 등은 한낮인데도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뻘먼지가 이들 지역을 잠식한 것이다.

뿌연 안개가 낀 것처럼 뻘먼지로 뒤 덮인 새만금 공사현장.
뿌연 안개가 낀 것처럼 뻘먼지로 뒤 덮인 새만금 공사현장.

15일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뻘먼지가 강한 바람을 타고 계화도와 하서, 동진 일부를 덮친데 이어 행안과 부안읍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날은 김제 광활에 위치한 새만금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뻘먼지 마저 부안쪽으로 향하면서 광활 현장에서 바라본 부안군은 짙은 안개가 낀 모습이었다.

이 같은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잠시 차에서 내렸더니 눈은 이물질이 느껴질 정도로 까끌까끌해 졌고 차 앞 유리위엔 미세한 뻘먼지가 쌓여있었다. 와이퍼를 작동해야할 정도였다.

새만금 공사현장 인근에 사는 계화도와 하서면 주민들은 뻘먼지 피해가 일상이라고 한다.

창틀과 창문, 자동차 등은 늘 먼지가 쌓여있고 먼지 때문에 창문조차 쉽게 열어놓지 못한다는 것.

게다가 호흡기와 안구 질환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악순환이 수년째 지속되자 참다못한 부안 하서면과 계화도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아직까지는 집단행동에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이대로 가다간 조만간 울분이 터질 태세다.

최근 들어 뻘먼지 피해가 지속되자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계화도에 산다는 한 주민은 “바람만 불면 먼지 때문에 세상이 안개 낀 것처럼 뿌옇다”며 “밖에 나가 일을 해야 하는데 나갈 수 없어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을 조금만 열어놔도 집에 먼지가 들어와서 수북해 진다”며 “최근에는 남북 2축로 등 공사현장에서 유달리 먼지가 많이 발생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질 만큼 커져서 곧 폭발할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하서면 불등)은 “눈이 꺼끌꺼끌해 며칠째 안약을 넣고 있지만 나아지지지 않고 있다”며 “제발 먼지 좀 안 나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계화도 양지항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새만금 공사현장에서 날아오는 먼지 때문에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며 “평상시에도 심각하지만 바람 부는 날은 더욱 심해서 살들 못 할 정도”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얼마나 심각한가를 알려면 주차된 자동차를 보면 알 수가 있을 것”이라며“ 세차를 한지 몇 시간만 지나도 먼지가 수북이 쌓이는 실정인데 이런 곳에서 어떻게 정상적으로 살수가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처럼 새만금공사로 인한 주민 불편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문제가 전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새만금개발청 등 관계기관은 문제해결을 입버릇처럼 약속하고 있지만 상황은 갈수록 더 악화되고 있다.

국책사업인 만큼 정부의 보다 철저한 피해조사와 함께 개선이 시급히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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