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은 왜 그럴까.

  • 기사입력 2020.05.11 23:08
  • 최종수정 2020.05.12 16:15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요즘 취재를 하면서 드는 생각은 부안군은 왜 그럴까다.

왜 군민들의 삶의질 향상이나 편의 등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설물들을 조성해 놓고 관리에는 손을 놓을까.

왜 운전자나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각종 교통안전시설물을 설치해놓고 관리는 뒷전일까.

왜 사업만 끝나면 무관심할까.

각종 물음이 던져진다.

부안군은 사업이 종료된 후 관리가 필요한 시설물에 대해서는 주로 외부 업체에 위탁을 맡긴다.

그런 뒤 관심이 없는 듯하다.

작년 여름에도 변산해수욕장 개장 며칠 앞두고도 제초작업이나 시설물 관리가 전혀 안 돼 있었다.

부안군의 대표 관광지인 만큼 관광객들이나 변산을 찾는 방문객을 위해 평소에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온통 풀밭이었고, 일부 시설물은 망가져 안전사고 위험도 있었다.

위탁관리 비용으로 8000만원이 소요됐다.

그런데 올해는 제초작업은 비교적 잘 이루어졌지만 백사장이나 다른 시설물 등의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해수욕장 개장철은 아니었지만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많은 방문객들이 변산해수욕장을 찾았다.

하지만 해수욕장의 모습은 해변으로 몰려온 각종 쓰레기와 부패한 상괭이 사체까지 백사장에 방치돼 방문객들에게 불쾌감과 혐오감을 주는 상황이었다.

특히 이날 어린 아이들이 많았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보여주고 변산해수욕장 아름답게 기억 되도록 관리가 됐어야 하는데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

관리부실은 변산해수욕장 뿐만 아니다.

에너지테마거리를 비롯한 젊음의 거리 등도 위탁관리비용으로 매년 수천만원의 혈세가 사라지는데도 관리는 ‘엉망’이었다.

쓰레기장에 ‘무법천지’였다.

보행자를 위해 조성된 인도와 물이 흐르는 수로 위에 모래 등 공사 자재를 놓고 공사를 하고 있었고, 인도에는 장롱과 3륜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수로와 분수대 내부, 잔디밭 등에는 각종 쓰레기와 낙엽, 담배꽁초, 흙, 개똥 등이 자리를 차지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과 다를바가 없었다.

군민의 혈세로 관리비용이 수천만원씩 지출되는데도 오히려 군민들은 역으로 휴식이 아닌 불편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는 비단 변산해수욕장이나 에너지테마거리 등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위탁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요구된다.

교통안전시설물 관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회전교차로에 야간 교통안전시설물을 설치해놓고는 관리는 부실하다.

조치를 취한다고 해놓고도 하세월이다.

부안군은 지난 3월 부안뉴스 취재 당시 회전교차로 교통안전시설물에 대해 용역을 발주해 조치하고 관련기관에 시설물 보수 요청을 한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확인한 바 군도에 조성된 회전교차로 교통안전시설물만 일부 정비가 됐을 뿐 지방도와 국도에 조성된 회전차로 교통안전시설물에 대해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부안군이 조치를 한다고 말을 꺼낸 지 두 달 가까이 됐지만 태양광 LED 갈매기 표지판 조명은 여전히 작동이 안되는 게 부지기수였다.

더욱 황당한 일은 부안군이 시설물 관리주체인데도 이 사실을 수년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9일 교통사고가 발생한 백산 평교 교차로는 지방도다.

이곳은 전라북도 도로관리사업소에서 조성을 했고, 지난 2015년도에 시설물관리는 부안군에 이관됐다.

그런데 부안군은 그 사실조차 모르고 전라북도 도로관리사업소에 시설물 보수 요청 공문을 보냈다.

부안군 행정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부안군은 왜 이럴까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부안군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군민들의 안전과 삶의질은 크게 달라진다.

부안군이 바뀌려면 공무원들의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일부 주민들은 교통안전시설물을 두고도 관외 거주하고 있는 공무원들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본인들이 이곳에서 살지 않으니까 방지턱이 많든, 도로가 불편하든 무관심하다는 것.

부안군 행정이 내 것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한다면 부안군이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또 군민들의 얼굴에는 짜증 보다 미소를 더 많이 짓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