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이 고창보다 수도요금이 왜 더 비싸죠?”
고창 군민이 사용하는 물이 부안 댐 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부안군민이라면 누구나 던지는 질문이다.
부안군의 수도요금이 도내 14개 시군에서는 3번째, 군 단위 중에서는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부안군에서 제공받은 전북도내 상수도요금 현황(2018년 통계)에 따르면 부안의 평균 수도요금은 톤당 1,093.5원이다.
이는 전북 평균 952원보다는 141원, 전국 평균 737원보다는 356원, 전국에서 요금이 가장 싼 경북 군위군(374.7원)보다는 718.8원 비싼 것이다.
특히 같은 부안댐 물을 사용하는 고창(676.8원)보다도 416.7원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부안이 고창에게 물을 주고도 돈을 더 내는 셈이며, 수도요금에 대한 군민들의 불만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구당 한 달에 20~30톤을 사용했다고 가정하면 부안군민들은 전국 평균보다 7,120∼10,680원을, 경북 군위 군민보다는 14,376∼21,564원을, 고창 군민보다는 8,334∼12,501원을 더 내는 것이다.
부안의 수도요금이 비싼 이유는 타 지자체에 비해 노후관로가 많아 새는 수돗물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부안지역에서는 지난해만 489만 8000톤이 넘는 수돗물이 새면서 무려 21억 2000만원이라는 손실액이 발생했으며, 최근 5년 누적을 집계하면 105억원이 넘는 돈이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상수원(부안댐) 수질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많은 예산을 투입한 것도 수돗물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지역 사회단체 및 정치권 등에서는 부안군이 상수원 수질보호를 위해 해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한 만큼 타 지자체와 동일요금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한 정책임으로 정부 차원의 시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현 수도요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곳곳에서 터져 나오자 부안군은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과의 당정간담회에서 (상수원)댐 소재 지자체의 경우 수질보호 및 댐 관리를 위해 많은 사업을 펼쳐 재정에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정수요금을 감면해 줄 것을 민주당에 건의 했다.
부안군상수도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댐 소재 지자체는 상수도 수질보호를 위한 댐 주변 개발제한으로 인해 지역경제 활성화 저해는 물론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고, 수질보호를 위해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면서 지방재정 부담이 크다”며“이런 만큼 댐 소재 지자체의 정수요금을 감면해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광역상수 공급 시 초기 건설비 상승요인인 원거리 공급 지자체와 댐 소재 지자체간 비용차가 있음에도 (수자원공사가)동일한 요금단가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 수자원공사의 댐 용수공급규정 조항에 용수공급 거리별 차등 감면비율을 정하여 댐 소재 지자체의 정수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개선해야 된다”고 했다.
한편, 도내 수도요금은 정읍시가 톤당 1246.1원으로 가장 비싸고 김제시 1108.6원, 부안군 1093.5원, 군산시 1046.7원, 전주시 982.9원, 순창군 897.6원, 남원시 886.1원, 완주군 877.4원, 무주군 859.1원, 장수군 837.6원, 진안군 765.7원, 익산시 759.6원, 임실군 731.4원, 고창군 676.8원 순이었다.
전국 시·도(광역)별로는 강원이 1010.6원으로 최고였고, 전북이 952.4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대전이 556.4원으로 최저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곳은 강원도 홍천(1548.6원)이었으며, 가장 싼 곳은 경북 군위군(374.7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