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동진 상리마을 소나무 숲 백로 떼 장관

야산 천체 흰 꽃 핀 것 같은 분위기 연출 신비로워
소나무 말라죽고 울음소리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아

  • 기사입력 2020.05.31 22:55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부안 동진면 상리마을 앞산에 백로 떼들이 둥지를 틀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천여마리가 넘는 백로 떼가 소나무 숲에 둥지를 틀면서 마치 야산 천체가 흰 꽃이 핀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며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있다.

백로는 하얀 겉모습 때문에 예로부터 선비의 상징처럼 묘사되며 길조로 여겨졌다.

이 마을 앞산에 백로 떼가 처음 몰려든 건 수 년 전이며 이후 매년 찾아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둥지를 튼 백로는 수 백여 마리 정도였는데 올해는 유난히 증가해 천여마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백로 뿐만 아니라 왜가리와 해오라기 등 다양한 여름철새들까지 날아들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백로 떼가 찾아오면서 나무가 고사되는 등 피해도 적지 않아 주민들은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 주민은 “올해는 유난히 백로가 많다”면서“날아다니는 숫자도 작년과 다르고 집에서 보고 있으면 산이 백로한테 점령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백로가 날아들어 보기는 좋은데 소나무가 말라죽고 악취도 난다”면서 “특히 낮이고 밤이고 울어대서 너무 시끄러워 골치가 아플 지경”이라고 했다.

더 큰 문제는 백로 분변으로 인해 아름드리 소나무가 말라죽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야산에 있는 소나무 수십여 그루가 이미 말라죽었고 이 숲에 있는 대부분 육송들이 고사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같은 피해에도 아직까지는 길조로 여기는 분위기다.

한 아주머니는 “울음소리 때문에 시끄럽고 나무가 죽어 안타깝기는 하지만 정말 아름답다”며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동네 사람들은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거에 대해서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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