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차 방지 대책은 규제봉 박기…부안군의 졸속행정은 진행 중

무개념 규제봉 설치 계속되면서 ‘구제불능’이란 비판 넘어 비난까지

  • 기사입력 2020.05.31 22:58
  • 최종수정 2020.05.31 23:11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부안읍 시가지 도로 곳곳에 설치된 규제봉과 관련해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부안군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규제봉 설치를 강행하면서 ‘구제불능’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부안군은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한 주정차 방지 차원에서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주변여건이 고려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설치되면서 오히려 교통흐름을 방해하고 도시미관까지 해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는 것.

21일 부안 하이안아파트 후문 앞 도로.

이 도로는 도로 폭이 좁은데다 얼마 전 인근에 들어선 아파트입주까지 시작되면서 교통통행량이 부쩍 늘어나 평상시에도 주민들의 불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그런데 이 같이 복잡하고 좁은 도로 중앙에 최근 규제봉 수 십 여개가 설치되면서 주민 불편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진성길
진성길

이 규제봉들은 부안군이 주정차 민원 해소를 위해 설치한 것인데 주민들은 이를 두고 주변 환경이 고려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골든캐슬에 산다는 한 주민은 “도로 폭이 좁아 차량교행도 어려운데 도로중앙에 봉까지 박아놓아 매우 불편하다”면서“봉 때문에 빌라 주차장에 진출입하기도 어렵고 90도로 이뤄진 커브길 돌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부안군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도로에 봉을 박았는지 모르겠다”며“아마 이봉을 설치하라고 한 공무원은 이곳을 나와 보지 않았거나 아니면 비정상적인 사람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졸속행정으로 인해 주민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도로는 부안읍 시가지에 다수 있다.

시내버스터미널 미니스톱 골목길.
시내버스터미널 미니스톱 골목길.

부안농어촌버스터미널에서 진성아파트로 이어지는 진성길과 부안21세기병원에서 상원아파트 방향으로 향하는 상원길, 동영파크맨션 1차아파트 옆 도로인 봉신길, 부안수협 사거리 옆 도로인 오정2길 등은 이중 대표적으로 지탄받는 곳이다.

또한 보건소 옆 도로 일부구간과 홈마트 사거리 도로 가장자리를 비롯한 시가지 도로 곳곳 가장자리, 석정로 송학사거리∼주공2차사거리 구간, 부안군청∼군청삼거리구간 등에 설치된 규제봉들도 손가락질 받기는 마찬가지다.

개인택시를 운행 중인 A씨는 “누가 봐도 행정편의주의적인 탁상행정이고 졸속행정”이라며 “실무자들이 최소한으로라도 도로여건과 주민입장을 파악했더라면 이 같은 행정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무개념한 행정이 계속해서 펼쳐지고 있는 것은 실무자를 포함한 관련 공무원들이 부안읍에 거주하지 않고 전주 등에서 국도를 타고 군청에 출근했다가 그대로 퇴근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만일 부안군에 거주하거나 시가지를 둘러봤다면 도로가 이지경이 됐겠느냐”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보건소 옆 도로.
보건소 옆 도로.

몇 년 전 수도권에서 부안읍으로 이사 왔다는 이모(47)씨는 “시가지도로가 이렇게 무질서하고 지저분한 곳은 처음 봤다”면서 “길도 좁고 복잡한 도로에 빨간 봉을 마구잡이로 설치한 것을 보고 처음엔 이건 머지하고 의아해 했는데 계속해서 생기더라 너무 웃긴다”며 어이없어 했다.

이씨는 “다른 지역들은 행정이 어떻게 하면 거리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주민들이 이용하는데 편리할까 생각하고 행정을 펼치는데 부안군은 오히려 행정이 도로를 무질서하게 하고 주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주민들의 이 같은 비판에도 규제봉이 계속해서로 무개념식으로 설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안군 공무원들의 자성과 함께 부안군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한편, 부안 하이안아파트 후문 앞 도로에 설치된 규제봉들은 부안뉴스의 취재가 시작되자 27일 저녁에 일부가 슬그머니 철거됐다.

그러나 주변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설치되고 이로 인해 혈세가 낭비됐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상원길.
상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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