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시가지 도로 잇따라 싱크홀 발생…지역주민 ‘불안’

14일 낭주길에 씽크홀 발생, 지나던 택시전복 운전자부상
이달 들어 두 번째, 운전자들 도로 꺼질까 불안불안
PC암거 흉관 연결 접합부 부실 처리가 문제점으로 꼽혀
장마철 대비 공사현장 철저한 점검 및 관리감독 요구돼

  • 기사입력 2020.06.15 19:45
  • 최종수정 2020.06.21 20:47
  • 기자명 김태영·이서노 기자
지난 14일 오전 6시30분경 씽크홀로 인해 택시가 전복됐다.
지난 14일 오전 6시30분경 씽크홀로 인해 택시가 전복됐다.

최근 부안읍 오리정로에 싱크홀 현상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대림아파트 인근 도로에 대형 싱크홀이 발생,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부안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경 부안읍 낭주골대림아파트 인근 화성농기계 앞 도로(낭주길)에 지름 3.5m, 깊이 2.5m 크기의 씽크홀이 발생해 지나가던 택시가 전복되면서 택시기사가 부상을 당하고 차량 일부가 파손됐다.

다행히 승객은 없었지만 택시기사는 이 사고로 입원 치료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앞선 지난 9일 부안읍 오리정로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들 모두 부안읍 침수예방사업구간에서 발생했으며 부실시공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이중 낭주길 싱크홀은 침수예방사업을 위해 PC암거를 교체하던 중 도시가스관 등 지장물이 나오자 공사를 중단하고 임시포장을 해놓은 상태에서 지장물 이설에 대한 협의도중 4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인재란 비판을 면키는 어려워 보인다.

공사를 중단한지가 15일이나 지난 데다 공사 중단을 위해 임시 조치한 PC암거 연결 부위에 틈이 발생해 빗물이 유입되면서 싱크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시공사 측은 공사를 중단하면서 구PC암거(가로세로1m)와 신PC암거(가로세로1.5m)중간에 빗물 등이 통과할 수 있도록 600mm 흉관을 연결해 놓는 등 임시조치를 해 놓았다고 밝히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신PC암거는 철판을 대고 흉관을 연결할 구멍을 뚫어 마감을 했고, 구PC암거 또한 흙을 담은 마대 등으로 빈 공간을 막고 콘크리트로 마감 처리를 했다”면서“그런데 틈이 벌어지면서 싱크홀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PC암거 틈을 막아놓은 곳에서 빗물이 유입돼 세굴현상이 발생했고, 철판으로 막아놓은 신PC암거에 틈이 생겨 토사가 그쪽으로 흘러들어가 빈공간이 생기면서 씽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새벽에 40∼50mm의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복구 중인 모습.
복구 중인 모습.

그러나 부안뉴스 취재결과 이번 싱크홀은 예산을 절감하기 위한 시공사의 안일함에서 나온 예견된 인재로 볼 수 있다.

낭주길 구간은 지장물을 두고 공사시작 전부터 원도급과 하도급간에 이견을 보였다.

하도급은 지장물을 이설한 후 공사를 진행하길 원했지만 원도급은 그대로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공사는 그대로 진행됐고 공사도중 도시가스관 등 지장물 때문에 공사가 어려워지자 뒤늦게 이설문제를 협의하는 상황에서 싱크홀이 발생한 것.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공업체뿐만 아니라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한국환경공단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관리감독 기능이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들 싱크홀은 비가 내린 이후 발생했다는 점에서 장마철을 앞두고 운전기사들 사이에서는 어느 도로가 또 꺼질지 모른다는 우려감마저 감돌고 있다.

개인택시를 운행 중인 한 택시기사는 “이달 말쯤 장마가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 공사현장에서 또 씽크홀이 발생할지 몰라 운행하기가 불안하다”면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부안군에서도 공사현장에 대한 철저한 지도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는 “공사현장과 임시포장도로 때문에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닌데 씽크홀까지 발생했다”며 “불안해서 운전을 못하겠다. 더 이상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치를 세워달라”고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부안군관계자는 “어떤 이유로든 공사현장에 싱크홀이 생겼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시공사는 집중호우 등 다양한 경우를 대비해 철저한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더 이상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리기관인 한국환경공단 측에 18일까지 침수예방사업 전 현장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라고 요구했다”며 “이번일로 군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부상을 입은 택시기사님께도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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