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제3농공단지 분양률 저조, 분양면적 대비 5%에 불과

34필지 가운데 4필지만 분양돼…가동 업체는 전무
입주 업종 폭 좁고, 분양 분할 면적 넓은 것도 걸림돌
금속가공·육가공업체 등 주변 환경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
부안군 관계자 “분양 기간 대비 분양 실적 양호한 편이다”

  • 기사입력 2020.06.17 10:36
  • 최종수정 2020.06.17 10:39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잡초만 무성한 부안제3농공단지.
잡초만 무성한 부안제3농공단지.

부안군이 수백억원을 쏟아부어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의 목적으로 행안면 역리 114번지 일원에 조성한 부안제3농공단지 분양률이 분양대상 면적 대비 5%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3농공단지 조성면적은 327,038,9㎡로 조성비용만 364억원(국비 70억원, 도비 5억원, 군비 289억원)이 투입됐지만 언제 기업들이 입주해 조성목적 대로 지역 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부안군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분양이 시작된 후 최근까지 제3농공단지 분양은 전제 34필지 가운데 4필지(11,364㎡)만 분양 계약이 이루어졌고, 30필지(220,726㎡)는 미분양 상태다.

이 가운데 1필지는 교통신호장치 제조업체인 (주)유피엘이 입주해 공장 건물만 신축했을 뿐 내부 설비조차 갖춰져 있지 않고, 나머지 3필지는 분양계약만 이루어졌다.

제3농공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한지 8년이 됐지만 분양률이 한자릿수로 저조한 것은 분양시기가 늦어진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당초 이 사업은 2012년도 사업 추진 후 2018년 12월 공사를 완료하고 작년 3월 준공 예정이었다.

그런데 부안군이 확정측량 과정에서 미 매입된 국유지와 사유지 등이 뒤늦게 발견되면서 9개월 뒤인 그해 12월에서야 준공이 됐다.

행정의 실수로 그만큼 분양시기가 늦어졌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와 맞물리면서 분양은 더 어려워진 상황에 놓인 것.

아직도 도로편입부지에 포함된 사유지 4필지를 매입하지 못해 현재는 부분 준공된 상태이고, 사유지 매입을 위해 토지수용 절차를 거쳐 올 12월경 완전준공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주변환경이 좋지 않은 것도 분양률 저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제3농공단지에서 도로 하나만 건너면 제1·2농공단지에 입주한 알루미늄 등을 궤로 제작하는 금속가공업체에서 소음, 악취, 비산먼지가 발생하고, 육가공 업체에서도 여전히 불쾌감을 유발하는 냄새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3농공단지 인근 동진면 신봉마을 주민들은 이들 업체 때문에 소음과 악취 때문에 못 살겠다고 민원을 제기해 결국 부안군은 주민들을 이주를 시키기까지 했다.

이런 실정인데 음식료 업종 등 환경에 민감한 업종은 입주를 꺼릴 수밖에 없다.

부안제3농공단지 안내판에 표시된 입주된 업체가 한 곳도 없다.
부안제3농공단지 안내판에 표시된 입주된 업체가 한 곳도 없다.

입주 가능 업종의 다양성 부족도 분양률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제3농공단지 입주 가능 업종은 ▲식료품 제조업 ▲음료 제조업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의약품 제외) ▲고무제품 및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 ▲비금속광물제품 제조업 ▲1차 금속 제조업 ▲금속가공제품 제조업(기계 및 가구 제외)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전기장비 제조업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 등 10개 분야 제조업이다.

이 외에는 입주가 불가능하다.

심지어는 마스크 생산업체도 입주할 수가 없다.

부안에 마스크 생산공장이 있으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때 군민들에게 마스크를 원활하게 공급하는데 도움이 될 텐데도 입주 대상이 아니다.

실제 입주 희망 업체가 있었지만 입주 업종에 해당이 안 돼 이 업체는 타 지자체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박스업체도 3농공단지에 입주를 하려고 했지만 입주 제외 대상으로 입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 대해 주민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주민 A씨는 “주민들에게 피해주는 업종은 잘도 입주 시키더니 반대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마스크 제조 업종 같은 경우는 입주가 안 된다니 주민들을 위해서 일해야 할 행정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민 B씨는 “부안군은 참 희한하다, 박스 제조업이 혐오 업종도 아닌데 왜 못 들어오게 하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다양한 업종이 입주 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계획을 잘 세웠어야 하는데 앞을 내다 보지 못하는 행정이 한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분양가도 분양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제3농공단지 분양원가는 ㎡당 12만2050원으로 다른 지자체 농공단지에 비해 가격이 높다.

부안군에서 분양 비용 20%로 지원해 실제 비용은 9만7640원이지만 그럼에도 비싼 편에 속한다.

전라북도 산업·농공단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준공 예정인 정읍 철도농공단지 분양가는 ㎡당 8만1957원으로 부안보다 1만5683원이 싸다.

2017년에 준공한 임실군 2농공단지는 ㎡당 3만6250원이고, 2016년 8월에 준공한 김제 백구농공단지는 8만7520원이다.

물론 조성시기 때문에 분양가의 차이는 있지만 입주하려는 업체가 볼 때는 농공단지 조성을 언제 했느냐가 아닌 분양가를 놓고 유불리를 따진다는 점이다.

분양가가 높다고 나오는 이유다.

이 밖에도 분할된 부지 면적이 넓은 것도 분양률을 높이는데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분양가는 법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결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전국 산업단지에 홍보 책자를 보내고 있고, 전라북도 투자박람회 등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10월부터 분양 공고를 냈는데 분양 기간에 비하면 분양 실적은 양호한 편”이라면서 “분양된 4개 업체 이 외에도 수소충전소가 들어설 예정이고 또 수소전지, 드론 생산업체인 (주)컴버스테크(4필지 34,7224㎡) 등 2개 업체와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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