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 걸림돌 논란 변산반도국립공원 일부 해제되나?

부안군, 주민 의견 반영된 구역조정(안) 환경부 제출
환경부 이르면 오는 12월 늦어도 내년 3월 구역조정

  • 기사입력 2020.06.21 21:48
  • 최종수정 2020.06.21 21:55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변산해수욕장 앞 바다.(관광지 조성부지)
변산해수욕장 앞 바다.(관광지 조성부지)

10년마다 재수립해야하는 자연공원법에 따라 환경부가 올해 안에 국립공원 구역을 조정할 계획인 가운데 부안군이 주민민원해소 및 잼버리 등 현안 개발사업을 위해 변산반도국립공원 일부지역에 대한 해제를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채석강과 직소폭포 등 유명 관광지가 많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지만 정작 이 지역에서 사는 주민들에게는 썩은 나무 하나도 쉽게 베어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건물 개·보수와 농기계 도로를 내는 일 등 일상생활에서도 제약을 받고 재산권마저 침해당하면서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과도한 제한으로 관광숙박시설과 집단시설지구 등이 조성되지 못하면서 관광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일부주민들과 지역정치권사이에선 국립공원 구역조정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오다 올해 말 국립공원 구역조정 시기를 앞두고 공원구역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안군은 이에 따라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간 변산반도국립공원 구역조정을 위한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했으며, 이를 토대로 작성된 공원구역 조정(안)을 최근 구역조정 타당성조사 추진기획단과 환경부에 제출했다.

이 조정안은 변산반도국립공원 전체면적 153㎢중 1.7%인 2,621,990㎡를 공원구역에서 해제해 주고 2023 세계잼버리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조정안은 크게 3가지로 이뤄졌다.

▲부안군 현안 개발사업 ▲공원마을지구 연접농경지 ▲민원요청지역 등이다.

부안군 현안 개발사업은 농생명힐빙밸리 사업부지 185,890㎡와 변산해수욕장 관광지 조성부지 1,591,445㎡(공유수면)를 해제해 주고 잼버리대회 과정활동장인 직소천을 개발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내용이다.

공원마을지구 연접농경지는 기 해제지역인 변산면 죽막마을과 묵정마을, 하서면 소광마을 등의 주변농경지를 공원지역에서 해제 시켜달라는 요구사항이다.

민원요청지역은 변산면과 상서면, 하서면, 진서면 등의 15개소를 공원에서 빼 민원을 해소하자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들 지역 대부분은 공원으로서의 보전가치가 낮은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공원구역 해제를 위해선 대체 편입지 확보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다.

환경부가 기존 바다와 육지를 구분하지 않던 총량제 방식을 이번 구역조정에서는 바다는 바다, 육지는 육지로 구분해 총량제를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다구간이 해제됐다면 그만큼 바다에 채워야 하고 육지에서 빠졌다면 육지를 편입시켜야한다.

다행스러운 건 이번에 부안군이 공원구역 해제를 요청한 2,621,990㎡ 중 60.6%가 공유수면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이번 구역조정에서는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부안군이 추진 중인 농생명힐빙밸리부지 및 변산해수욕장 관광지부지에 대한 해제와 직소천과정활동장 조성 등에는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다만 직소천의 경우 해제지역으로 구분되지 않아 잼버리대회를 위한 한시적인 행위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이 남는다.

농생명힐빙밸리부지 역시 대체 편입 부지를 찾아야하는 큰 과제가 남아있다.

공원마을지구 연접농경지와 민원요청지역 일부도 해제가 그리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환경부의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다 공익이라는 점을 입증해야하는 어려움이 뒤따르기 때문.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민원인들이 해제를 요구하면 그 민원들을 종합해서 지자체가 대체 편입지를 가져 온다는 전제하에 그걸 검토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다.

부안군 관계자는 “보전가치가 낮고 공원경계부의 훼손된 임야 및 농경지에 대해 공원구역 해제를 건의했다”면서 “해제가 되지 않을 경우 국립공원으로 인해 재산상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정부가 토지를 매입하던지 아니면 임차료를 지급하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국립공원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부안호 주변 및 국립공원 지역에 새로운 탐방로와 등산로를 개설해 많은 관광객들이 부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이럴 경우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국립공원의 이미지도 크게 향상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3세계잼버리와 관련된 국립공원구역 역시 구역을 해제해 관광객들이 체류하고 즐길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변산반도국립공원이 탐방로를 신규로 개설할 경우 공원시설 총량제로 기존 생태탐방로의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생태탐방로의 기능을 못하는 곳을 과감히 축소하는 결단과 긍정적인 검토를 통해 새로운 탐방로를 개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행적으로 일관하고 있는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이런 가운데 환경부는 당초 주민과 자치단체 의견을 수렴하고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2월쯤 공원 구역 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주민공청회 등이 미뤄지면서 구역조정도 내년 3월경으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변산반도국립공원은 1988년 6월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관광지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국립공원관리공단이 1991년 건설부에서 내무부로 이관되고 1998년 내무부에서 다시 환경부로 이관되면서 기존 개발정책이 보전정책으로 바뀌며 지역발전보다는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변산반도국립공원은 타 국립공원과는 달리 유연성 부족 등으로 지역발전에 악영향을 준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1970∼1980년대 초 우리나라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각광을 받던 변산해수욕장이 국립공원의 규제 등으로 낙후를 거듭하며 최악의 해수욕장으로 추락한 것도 모자라 빈민촌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됐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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