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군수의 품격

  • 기사입력 2020.07.06 17:31
  • 최종수정 2020.07.06 17:51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말은 곧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한다.

“인사 참사가 아니다, 매도하면 안 된다, 공정하게 했고, 니(네) 편 내편 가리지 않았다.”, “부안뉴스만 그렇게 생각한다.”

지난 3일 민선 7기 2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반기 인사는 ‘인사참사’라는 지적이 있었다. 곧 있을 사실상 후반기 인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권익현 군수가 화를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이며 한 말이다.

어찌 보면 취임 2주년 기념일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인데 기자의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기분이 언짢을 수 있다.

하지만 부안군을 이끌어가야 할 수장으로서 기자의 질문에 곧바로 화를 내며 감정을 겉으로 표출하는 모습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말은 그 사람의 인격과 품격까지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

말 한마디에 따라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특히 리더 일 경우에는 더욱더 말을 가벼이 해서는 안 된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권 군수의 말과 태도는 부안군의 수장으로서 면모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기자라는 직업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취재 상황에서는 모두 동등한 위치에 놓고 상대방을 대한다.

그렇지 않으면 질문이나 취재를 자유롭게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기자간담회나 취재를 할 때 부담스러운 질문도 해야 하는 게 또 기자다.

권 군수가 기자의 껄끄러운 질문에도 유연하고 슬기롭게 대처했더라면 리더십이나 인격이 한층 더 돋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권 군수는 “부안뉴스만 그렇게 생각한다”는 말까지 할 정도로 감정을 절제하지 못했다.

부안군의 잘못된 인사 지적은 부안뉴스뿐만 아니라 부안군의회 의원들도 했던 부분이다.

김연식 의원은 권 군수 취임 후 단행한 두 번의 인사에 대해 지적했다.

2018년 7월 민선 7기 첫 인사에 대해서는 “군정 핵심부서인 기획감사실과 자치행정과 6급 팀장급 12명에 대해 보직 없이 근무지 지정으로 발령한 것에 대해 상식에서 벗어난 인사였다”고 혹평했다.

또 2019년 인사를 두고는 “지난 8일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전문성이 필요한 팀장급 보직에 인력을 효율적으로 적재적소 배치하지 못했다”며 “인사 관련 내부 기준을 정해 놓고도 이를 스스로 어기고 신뢰성 없이 인사를 시행했다”고 꼬집었다.

부안뉴스도 ‘2019년 부안군 상반기 정기인사 두고 공직사회 안팎서 ‘인사참사’ 비난여론 확산’ 제하의 보도를 한 바 있다.(인터넷 부안뉴스 2019년 2월 11일자 보도 참조)

기사에는 ‘승진인사의 경우 5명의 사무관급 승진자 중 3명이 정치성향 및 측근인사로 이뤄진데다 6급에서도 캠프와 특정인맥 챙기기 등 보은인사가 상당수 발견되면서 ‘측근 챙기기 인사’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번 인사에서는 보복성 인사로 비춰질 수 있는 전보 인사도 발생했다. 권 군수 취임 후 인사 때마다 보복인사, 코드인사, 보은인사 등 고질적 인사 악습이 반복되면서 권 군수가 천명한 ‘일 잘하는 직원 우대 및 인사 청탁자 불이익’은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공정하게 했고, 니(네) 편 내편 가리지 않았다”는 권 군수의 말대로라면 이 기사는 사실상 허위 보도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또 김 의원의 발언도 억지 주장이고 잘못된 지적이라 해야 맞다.

부안뉴스의 보도나 김 의원의 지적이 잘못됐다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를 당해야 할 뿐만 아니라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당시 부안군은 부안뉴스의 보도와 김 의원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유를 묻고 싶다.

이제 며칠 뒤면 사실상 민선 7기 후반기 첫 인사가 단행된다.

이번 기자 간담회에서 권 군수는 “일 열심히 하는 사람 우대하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권 군수의 말대로 실제로 일 열심히 한 공무원들을 우대했는지, 아니면 코드인사 등 불합리한 인사가 있었는지는 700여 공무원들이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다.

권 군수는 언행일치는 물론 품격을 지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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