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안군 인사라인 교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계기 돼야

  • 기사입력 2020.07.22 08:19
  • 최종수정 2020.07.26 11:03
  • 기자명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부안군이 20일자로 인사행정팀장을 전격 교체했다.

부안군의회와 부안군노조 등 공직사회 안팎에서 인사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한 일종의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민선7기 권익현 군수호의 후반기 인사운영 방향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권 군수는 최근 부안뉴스와의 대화에서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을 우선시 하겠다고 밝혔다.

일하는 공직문화를 정착시켜 지역발전을 이루겠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의 인사운영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측면도 엿보여 당장 큰 틀은 바뀌지 않더라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성향이 짙은 인사팀장을 경질하고 정치색이 없는 여성팀장을 인사팀장으로 발탁한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인사와 관련해 권 군수가 무엇보다 유념해야 할 것은 소외되고 있는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부터 챙겨야 한다는 점이다.

다소 바뀌긴 했지만 권 군수호의 취임 후 1년간의 인사에서는 정치색이 짙은 공무원과 배경 있는 공무원, 약삭빠른 공무원들이 승진하고 주요요직을 차지하는 등 우선시 된 게 사실이다.

지금도 이들 성향의 상당수가 인사평가에 유리한 자리를 꿰차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정권과 관계없이 묵묵히 맡은바 일에 충실한 직원들은 등한시 됐고 앞으로도 이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란 그리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열심히 일해도 낮은 평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자리에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이들은 열심히 일하고도 승진인사에서 누락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일하는 직원을 우대하기 위해 인사평점이 높은 직원들을 우선시 하겠다는 부안군의 새로운 방침도 이들에게는 또 다른 시련인 셈이다.

열심히 일한 직원을 우대한다 하더라도 낮은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이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 없다면 다 공염불이다.

인사는 만사라는 말이 있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말로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쓰이곤 한다.

조직의 흥망은 인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자체의 경우 인사는 조직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지역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치며 그로인해 지역이 흥망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부안이다.

15∼6년 전 부안군은 우리나라 군 단위지역 중 가장 촉망 받는 지자체 중 하나였다.

하지만 민선4기 당시 정치색을 띤 공무원노조가 주요요직을 차지해 군정을 쥐락펴락했고 5기에는 배경 있는 공무원들이 실권을 잡아 비상식을 상식처럼 수년간 자행하면서 부안군은 추락에 추락을 거듭했고 결국엔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힘든 곳이란 혹평이 나올 정도로 나락에 떨어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예로부터 ‘생거부안’으로 불렸던 청정부안이 오염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악취유발 업체와 시설물 등도 모두 이때 들어섰다.

당시어조가 ‘망조’였을 정도다.

오죽하면 공직사회 내부에서조차도 몇몇 공무원들을 칭해 부안군을 말아먹은 역적으로 지명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심지어 인사비리로 군수와 공무원들이 구속되기도 했다.

인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너무나도 뼈아픈 사례로 부안군의 흑역사 이기도하다.

그런데 이런 흑역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권 군수가 당시 지역을 도탄에 빠트렸던 노조 간부 등 정치공무원들을 대부분 주요자리에 포진시키고 승진시킨 것도 모자라 배경 있는 공무원들마저 우선시하고 있으니 공직사회에서 조차 나락으로 떨어졌던 민선 4·5기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권 군수는 명심해야한다.

성공한 군수로 평가받고 재선하기 위해서는 정치공무원과 배경 있는 공무원들 보다는 낮은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들과 가까이해야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번 인사팀장 경질을 공무원들의 책임을 묻는 계기로 삼는 등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중대한 전환점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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