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에 잠 못 이루는 부안읍 주민들

부안읍 인근 악취배출 시설물과 돈사 등 축사 ‘수두룩’
푹푹 찌는 찜통더위에도 냄새 때문에 창문도 못 열어

  • 기사입력 2020.08.18 19:38
  • 기자명 김태영 기자
현대화를 한 축사. 이 사진은 기사와는 무관합니다.
현대화 사업을 한 돈사. 이 사진은 기사와는 무관합니다.

“찜통더위에도 냄새 때문에 베란다 문도 못 열어놔요. 밤엔 냄새가 더 심해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다니까요. 정말 미칠 지경이에요”

부안읍 A아파트 일대 주민들은 푹푹 찌는 열대야에도 창문을 열수가 없다.

코를 찌르는 악취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 일대 주민들이 악취로 인해 고충을 받기 시작한 것은 한 달 전 쯤 부터다.

장마철이었지만 비가 그칠 때면 역한 냄새는 어김없이 찾아들었다.

냄새는 야간에 더욱 심했다.

밤 9시 전후부터 돼지 분뇨 같은 역겨운 냄새가 이 일대를 점령했다.

어디서 나는 냄새인지 확인하기 위해 나온 주민들을 보는 건 흔한 풍경이다.

이 같은 웃지 못 할 광경은 한 달 여 째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부안군청에 악취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부안군은 아직까지 악취 발생지가 어디인지 뚜렷하게 찾지 못하고 있다.

부안읍 인근에는 ㈜참프레와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 부안군하수슬러지처리시설, 제2농공단지 폐수종말처리장, 주밀금속 등 다수의 악취배출업체 및 시설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부안읍 반경 5㎞ 이내에는 3개의 대형 돈사와 크고 작은 축사와 양계장이 위치하고 있다.

A아파트에 사는 이모(47)씨는 “새 아파트라 이사했는데 악취 때문에 베란다 문조차 못 열어 놓고 있다”면서 “밤엔 냄새가 더 심해 쉽게 잠을 잘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매창공원 주변 주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악취로 인해 수 주일째 찜통더위에도 창문을 열어놓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다.

밤잠을 설치는 것도 부지기수다.

부안은 예로부터 생거부안으로 불릴 정도로 살기 좋은 곳이었고 청정지역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과 행정의 오판으로 10여년 전 악취배출 업체와 시설물들이 부안읍 인근에 들어서면서부터 부안읍 주민들은 일년 내내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악취로 인한 고통과 불만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때문에 부안군 최대 사회문제 또한 악취로 꼽힌다.

부안군은 악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담반까지 꾸려 운영하고 있지만 악취 배출지가 워낙 많아 역부족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안군은 참프레와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 등 부안읍 인근에 위치한 악취배출업체 및 시설물 등은 크게 개선됐다고 보고 있다.

부안군 관계자는 “참프레 등 악취배출시설로 지목되고 있는 업체 등이 악취 방지를 위해 다양한 저감 시설을 설치했거나 하고 있어 악취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악취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이들 업체 등에서 발생하는 냄새를 지속적으로 수거해 검사를 의뢰하는 등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 하겠다”고 말했다.

부안군은 돼지농장 등 축사에 대해서도 탈취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축사시설 및 주변의 오염행위 등을 집중 점검하는 등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축사 이전 등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악취문제 해결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부안군 관계자는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탈취시설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탈취시설을 설치해 가동하면 악취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축사가 없는 것보다는 냄새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냄새가 전혀 안 나게 하는 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농장주 등과 협력해 악취가 개선이 될수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안군에서 악취배출기관으로 지정되거나 특별 관리대상으로 분류된 업체와 시설물 등은 참프레,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 부안군하수슬러지처리시설, 제2농공단지 폐수종말처리장, 부령산업, 진영축산을 포함한 돈사와 축사 등 수십 여 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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