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없다던 노인회장…매월 300여만원 현금 받아가 ‘과도한 처우’ 논란

사용내역 없이 약 8000여만원 써
군수 칭송으로 사조직 논란 불러와
폭언 등 갑질로 직원 그만두기도

  • 기사입력 2020.08.23 21:26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노인일자리센터.
노인일자리센터.

직원에게 폭언을 행사해 물의를 일으켰던 김종열 대한노인회 부안군지회장이 활동비 명목으로 1년에 4천만원에 가까운 돈을 현금으로 지급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노인회 지회장은 봉사단체 대표로 무보수 명예직이라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매월 300여만원의 급여가 지급된 것인데 과도한 처우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인회 부안군지회 관계자는 급여 지급과 관련해 “노인회는 사단법인으로 이사회를 거쳤기 때문에 법적인 하자는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정관에는 노인회장은 비상근으로 급여는 없고 수당 명목으로 적당량의 업무추진비를 지급한다고 되어있을 뿐 처우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노인회는 김 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전임 회장들에게 급여가 없는 대신 매월 150∼18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김 회장이 2018년 5월에 회장에 취임한 이후 회장이 직원들보다 적게 받아선 안 된다는 김 회장의 주장에 따라 급여를 월 300백만원 수준으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내부반발이 일기도 했다.

노인회는 비영리단체로 회장의 급여를 올리기 위해서는 재원이 부족해 편법을 써야 하는데 한 간부가 이를 이유로 반대했다가 회장에게 호된 질책을 받고 견디다 못해 그만뒀다는 후문이다.

부안군과 대한노인회 부안군지회에 따르면 노인회는 노인일자리 지원센터와 노인대학 등을 운영 하는 방대한 조직으로 이에 따른 직원인건비와 프로그램 운영비 등은 모두 중앙부처와 지자체에서 지원받지만 회장 급여나 업무추진비 등은 별도로 지원받지 않는다.

다만 부안군(3000만원)과 대한노인회(1200만원)로부터 연간 4200만원을 운영비로 지원받는다.

노인회는 이 돈과 부안군내에 있는 472개 경로당으로부터 각각 10만원씩 4720만원의 회비를 걷어 사무실 운영비와 회장 급여로 사용하고 있다.

김 회장이 2018년 5월 취임 후 지금까지 받은 돈은 약 8000여만원에 달한다.

김 회장은 이들 예산으로 급여를 챙긴 셈이다.

문제는 회장은 급여가 없어 활동비로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어디다 썼는지 증명할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현금으로 가져가다보니 증명할 필요도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한 지역정치인은 “노인회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단체”라면서 “평소 무보수 봉사단체 대표 인 냥 굴던 분이 이 같은 과도한 처우를 받았다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지회장은 “노인일자리 지원센터 운영으로 업무량이 많고 업무추진비는 임원들이 정기총회를 통해 정한 것으로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민세금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비영리 단체 비상근 회장이 과도한 처우와 불투명한 방법으로 예산을 사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의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간담회 등 공식석상에서 잇따른 군수 칭송발언으로 군수 사조직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어르신은 “김 회장이 각종 회의가 열릴 때마다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면서까지 현 군수를 칭송한다”면서 “어떨 때는 군수 대변인처럼 느껴지기고 한다”고 말했다.

이 어르신은 “현 군수가 한 것을 했다고 하면 그래도 괜찮다”면서 “그런데 노인일자리 지원센터 등은 전임군수가 땅을 매입하고 한 것으로 아는데 모두 현 군수가 했다고 하니 듣는 사람들이 아부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누굴 지지하더라도 회의 때나 그런 데서는 드러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두들 뒤 돌아서서는 불편해 한다”고 주장했다.

이 어르신은 그러면서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노인회가 현 군수 사조직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노인회가 군수 사전선거운동이나 하는 단체처럼 오해 받을 짓은 아예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현 군수를 칭송한 건 맞다”면서도 “노인일자리 지원센터가 잘 운영되다 보니 그 부분을 칭찬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전선거운동으로 비친다는 말에 대해서는 “그냥 지지해서 지지한다고 한 것뿐인데 그런 오해를 한다고 하니 앞으로는 조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해에 노인회 한 간부에게 뜻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잦은 폭언을 일삼았고 그 간부는 이후 사직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