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고 했는데…갓끈 고쳐 맨 부안군

  • 기사입력 2020.09.01 17:53
  • 최종수정 2020.09.14 10:09
  • 기자명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부안군이 1일자로 수시인사를 단행했다.

승진인사는 그런대로 괜찮다는 평이 나오는 반면 보직인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새로 임명된 팀장급 직원들의 면면을 보면 이번인사가 과연 엄정하게 이루어진 것인지 의구심을 자아낸다.

다는 아니지만 배경 있는 사람들이 등용됐기 때문이다.

코드인사란 지적이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민선 7기 권익현 부안군수호는 첫 인사 때부터 ‘보복인사’니 ‘편 가르기’니 하는 인사전횡으로 적지 않은 구설에 올랐다.

이후에도 부실 인사로 도마 위에 오르내리다가 지난 7월 인사에서는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인사팀장이 경질되고 군수가 의회에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등 큰 곤욕을 치렀다.

당시 부안군의회와 공무원노조 등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1년 미만 인사를 하지 말 것을 촉구했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투명한 인사를 펼칠 것을 당부했다.

군수 또한 앞으로 잘 하겠노라고 약속했다.

그런데 그렇게 약속한지 이제 겨우 한 달 반도 안돼서 또다시 배경인사로 밖에 볼 수 없는 인사가 이뤄졌다.

군수 동생과 친분이 두터운 한 직원은 면으로 간지 8개월여 만에 군청 팀장에 임명됐고, 선거에서 가족이 권 군수를 도와준 것으로 알려진 한 직원은 초고속으로 승진한 것도 모자라 보직마저 남달랐다.

배경인사가 아니라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8개월짜리 인사와 남다른 인사를 두고 과연 배경이 작용하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있다.

더욱이 인사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이루어지는 인사라면 한 점의 의혹이나 오해를 살 만한 여지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무원들에게 신뢰를 되찾기는커녕 재선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이다.

부안군은 이번 수시인사에서 배경인사라는 의심을 불러온 것은 물론 인사부서의 수준이하의 민낯을 드러냈다.

적어도 인사부서라면 군청 내 직원 간 가족관계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부안군은 이런 기본 정보조차 파악하지 못해 시숙과 제수씨가 한 부서에서 근무하게 만들었다.

이해할 수 있는 인사는 고사하고 기본이 안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런 이유에서 이번 수시인사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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