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군민들 마음 제대로 헤아려야

  • 기사입력 2020.09.14 21:42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부안군이 3억5000만 원을 들여 매창공원과 시내버스사거리~송학(하이마트)사거리, 젊음의 거리, 홈마트~건강나라 등에 야간 경관조명을 비롯한 포토존, 조형물 등을 설치한다고 나섰다.

이유가 코로나로 지친 부안군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볼거리 제공인데 역설적이게도 군민들의 반응은 한겨울 새벽녘에 부는 찬바람처럼 싸늘하기만 하다.

주민들에게 야간경관조명 설치에 대해서 물어보면 대답은 대동소이 했다.

“제정신이냐, 별것 다한다, 이제 미쳤구만” 등등 부정적인 발언을 넘어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여러 명이 모이는 것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까지 연장하는 시국인데 수억 원을 들여 무슨 조명을 설치해 볼거리를 제공하냐는 것이다.

또 농민들은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 수확량 감소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지원 대책은 세워주지 못할망정 야간 경관조명에 수억 원을 쓰면서 농민들을 약 올리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안군은 한편에서는 코로나 지역 확산을 막기 위해 만남을 최소화 할 것을 당부하는 안내문자를 보내면서도 또 다른 한편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하는 엇박자 행정을 보이고 있다.

특히나 부안군은 코로나 지금껏 코로나 청정지역을 유지하면서 지역경제에도 심각할 정도는 아니다.

이는 부안군의 성과로 칭찬받을 만한 일이다.

그런데 부안군은 이런 성과를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으로 만들고 있다.

코로나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해 국비가 수십억 원이 삭감되면서 부안군은 지출을 최대한 줄여야 할 형편이다.

예산 부족으로 국비 매칭 사업들이 추진되지 못하고 다음 해로 이월되어야 할 상황인데 야간 경관조명은 약 3~4개월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지출을 줄여야 할 형편에 수억 원의 야간경관조명 설치 비용에 수개월 간 전기료 등 혈세만 낭비되게 생겼다.

더 큰 문제는 고위 공무원조차도 이런 상황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부안군이 군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군민들은 야간 경관조명 자체를 문제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코로나 시국에 하는 것은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이번 부안군의 야간경관조명 설치는 군민과의 공감대를 이루지 못했다.

뒤늦게 시간을 갖고 고민 해보겠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지만 부안군은 이번 기회를 거울 삼아 군민들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헤아려 군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부안군 행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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