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창테마관 건물 외형만 컸지 단조롭고 볼 게 없네”

한복입기 등 체험프로그램은 운영도 안 해
매창 소개하는 팜플렛조차 제작 안 해
관람객, 부안군민 포함해도 하루 평균 10~20명정도
공간 좁은데 부안문화원 매창테마관으로 옮긴 것도 논란
부안군 “문화원과 협의했고, 양여하는 조건이었다” 해명

  • 기사입력 2020.09.27 21:54
  • 최종수정 2020.09.27 22:01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메창테마관 전시관 내부 모습.
매창테마관 전시관 내부 모습.

부안군이 조선시대 여류시인 매창을 매개로 한 문화 및 체험, 전시, 시낭송, 국악 등을 통해 매창의 업적을 널리 알리겠다며 수십억 원을 들여 매창테마관을 건립했지만 당초 기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물 규모에 비해 내부 전시관 공간은 좁고, 전시된 자료도 매창 초상화 1점과 매창집 복사본 및 필사본 등 3권 이외에는 대부분 그림과 글, 영상으로 구성된데다가 체험프로그램도 운영되지 않다 보니 관람객들이 '단조롭다'며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

부안군은 지난 2018년 21억 6000여만 원을 들여 지상 2층 180평 규모로 매창테마관을 건립했다.

1층은 매창 관련 전시실과 한복 입기 등 체험프로그램실로, 2층은 국악·시낭송 공간으로 활용 할 수 있는 세미나실과 감상실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1층 전시관은 고작해야 15~20여평 남짓, 폭은 2~3미터정도의 복도 형태로 좁게 꾸며졌고, 계획됐던 한복입기 등 체험프로그램은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의상을 갈아입는 공간은 아예 없애 버렸다.

국악·시낭송 공간도 활성화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관람객들은 이곳을 방문해서 전시관만 휙 둘러보고 가는 정도다.

매창테마관.
매창테마관 전경.

특히 전시관 공간이 좁아 단체 관람객 방문시에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기도 어려운 실정이고, 다른 전시물을 추가로 설치하려고 해도 공간의 한계로 어려운 상황이다.

또 1억원이나 들여 제작한 매창 초상화도 관람하기에 부적절하게 설치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매창 초상화 앞에 디지털 영상 시설을 해놓다 보니 관람객이 정면에 서서 바라보면 몇 초 뒤 영상이 초상화를 가려 제대로 감상을 할 수가 없는 것.

매창을 널리 알리겠다면서도 홍보의 기본에 속하는 매창을 소개하는 팜플렛조차 제작해 놓지 않았다.

시설 미흡과 부실 운영 관리 때문인지 이곳을 찾는 관람객 수는 부안지역 학생들과 주민, 외부 방문객을 모두 포함해도 하루평균 10~20명(2019년도 기준)정도다.

수십억 원의 혈세를 들여 신축한 매창 테마관인데 매창을 홍보하는데나 부안 문화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처럼 매창테마관은 활성화 방안 및 적극적인 홍보 등은 부안군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다시피하면서 매창테마관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던 부안군의 당초 계획은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부안생활문화센터.
부안생활문화센터.

이와 함께 부안군이 기존 부안문화원 건물이 있는데도 문화원을 매창테마관으로 이전하도록 조치하고 이 건물을 생활문화센터로 활용토록 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매창테마관 1층 면적도 좁은데 전시관과 문화원 사무실까지 조성되면서 전시관도 좁고 문화원 사무실도 2~3평 공간 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이도저도 안 된 상황이다.

더군다나 생활문화센터는 음악이나 서예 등 취미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각 읍면사무소에 마련된 주민자치센터에서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동호회는 연습실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문화원은 부안지역 향토자료정리, 문화학교, 문화관련 공모사업, 매창문화제 등 부안의 역사문화 발전 등을 위한 게 주 업무지만 생활문화센터는 취미활동을 위한 연습실 제공이라는 점이다.

현재 문화원 사무실은 3명의 직원들 책상과 자료 보관함만으로도 꽉 차 방문객이 찾아와도 앉아 있을 공간조차 없다.

이 때문에 문화원 측은 전시 공간도 부족과 사무실이 협소를 이유로 문화원 공간 확대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부안문화원 사무실.
부안문화원 사무실.

문화원 관계자는 "사무실 공간이 적다 보니 외부에서 방문객이 와도 차 한잔 마실 수도 없고 어떻게 이렇게 적은 사무실에서 어떻게 일하느냐고 한다”면서 “공간이 좁아서 코로나로 인한 2미터 사회적거리두기도 어렵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문화원 건물이) 군 소유의 건물인데 생활문화센터로 리모델링 하겠다고 하면 우리에게는 권한이 없고 비워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부안군에서) 매창테마관을 위탁관리할 기관이 없으니까 문화원에서 매창에 대해 연구도 하고 책도 만들고 했으니까(맡아서 운영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물을 지을 때 전 군수님께서 전 문화원장님하고 문화원과 맞게끔 설계를 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문화원 건물은 낡아 리모델링이나 신축이 필요 했는데 생활문화센터 리모델링 공모사업이 있어 신청을 했고 선정이 돼 리모델링 후 생활문화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다"면서 "(문화원이 매창테마관으로 온 것은) 문화원측과 사전 협의해 양여하는 조건으로 문화원을 매창테마관으로 옮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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