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행정에 망가지는 부안군…고의인가 무능인가

잇따른 설계변경으로 졸작 속출
교통시설 불편 넘어 안전위협까지
비판기사에 “기자가 김종규 사람이라서…”
“적극성 떨어지고 관심 없어”자성 목소리도
지역 정치권 “현재 부안군정 나사 풀린 형국”

  • 기사입력 2020.09.27 22:18
  • 최종수정 2020.09.30 10:12
  • 기자명 김태영 기자
졸작 논란이 일었던 부풍로테마거리.
졸작 논란이 일었던 부풍로테마거리.

민선 7기 권익현군수호 들어 크고 작은 사업들이 잇따라 졸속으로 마무리되거나 진행되면서 부안군에 대한 군민 적 실망감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민선 6기에 발주된 부풍로와 수생정원 등 중·대형 사업들이 속속 설계변경을 통해 기형적으로 완공되거나 추진되고 있어 이를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권 군수가 추구하는 공무원들의 자율행정에 따른 변화라는데 미필적 고의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무원들에 휩쓸리고 놀아나는 무능한 처사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권 군수 취임 후 2년여 동안 부안군에선 어떤 사업들이 진행됐던 걸까.

우선 부안읍 등 부안군 전역에서 실시되고 있는 상수도현대화사업을 비롯해 침수예방, 수생정원, 부풍로, 석동지구 안전한 보행환경 개선(수협→성모병원→목포냉동), 물의거리, 다수의 회전교차로, 규제봉·볼라드 설치사업 등이 추진 중이거나 마무리됐다.

이들 사업들을 두고 주민들은 논할 것도 없이 최악의 졸속행정이라고 말하고 있고, 부안군은 약간의 문제는 인정하면서도 개선할 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다른 만큼 결정적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 가서 차차 해결하면 된다’는 게 부안군 관련공무원들의 해명이다.

그러나 명백한 사실은 졸속으로 추진돼 주민불편이 끊이질 않고 있고 사업 역시 기형적으로 변형됐다는 점이다.

때문에 의심과 비판도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문제점만 보더라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침수예방사업 공사현장 모습.
침수예방사업 공사현장 모습.

먼저 부안읍을 비롯한 군 전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상수도현대화사업과 침수예방사업은 엄청난 교통 불편을 초래하면서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수생정원사업과 부풍로, 석동지구 안전한 보행환경 개선사업 등은 기형적으로 설계변경 되면서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지역이미지까지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

부안군은 이들 사업에 25억원에서부터 1000억여원에 가까운 돈을 투입하고도 주민들에게 칭찬은커녕 오히려 비판을 받고 있다.

물의거리 사업 역시 최근에 졸속으로 설계 변경되면서 수억여원의 혈세낭비 논란을 불러온데 이어 졸작으로 진행될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고의로 졸작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기형적으로 설계변경 된 이들 사업들이 대부분 김종규 전 군수가 추진한 사업들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부안군에서 가장 비판받는 것 중 하나가 도로와 교통시설물이다.

이중 동진장기오거리 회전교차 등 다수의 회전교차로는 기형적인 구조를 띠면서 운전자들의 불만을 초래하는 동시에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석동지구 안전한 보행환경 개선 사업을 하면서 설치된 규제봉.
석동지구 안전한 보행환경 개선 사업을 하면서 설치된 규제봉.

부안읍 시가지 도로 곳곳에 설치된 규제봉과 볼라드와 관련해서도 무개념 행정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부안군은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한 주정차 방지 차원에서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주변여건이 고려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설치되면서 교통흐름을 방해하고 도시미관까지 해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는 것이다.

무분별하게 설치된 과속방지턱도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교통시설물들은 부안군공무원들이 지역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하고 무책임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공무원들조차 씁쓸해 하고 있다.

문제는 관련 공무원들이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합리화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직원들은 언론에 비판이나 지적기사가 나올 경우 그 기자와 언론사의 성향을 들먹이며 물타기 작전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다수의 간부급 공무원들은 부안뉴스의 보도에 대해 군수 등에게 “***기자가 김종규 사람이라서…”라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식이하의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공직사회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생정원 인근에 조성된 자연마당.
수생정원 일원에 조성된 자연마당.

최근 전북도청으로 복귀한 A 전 부군수는 부안부군수로 재임할 당시 “부안뉴스기사가 사실이고 맡는 얘긴데도 공무원들은 개선할 생각은 안하고 이런저런 변명으로 일관 하더라”면서“부안군공무원들이 타 시군 공무원들에 비해 적극성이 떨어지고 지역발전에 대한 의지도 부족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부안은 여건이 좋아 (공무원들이)조금만 열심히 일하면 확 좋아질 텐데 아쉽다”며 “고창이 고향이라 주말마다 고창을 가는데 고창은 도로나 시가지가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 있는 반면 부안은 매우 지저분하고 엉망이어서 군민들에게 늘 미안한 심정”이라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고위간부는 “문제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그 사람(관련공무원)들이 부안에 안 살아서 그런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짧게 비판했다.

또 다른 간부는 “무엇보다 큰 문제는 부안뉴스에 기사가 나오면 공무원들이 하나같이 개선한다고 하는 게 아니라 기자가 우리 편이 아니어서 기사를 그렇게 쓴다고 군수님께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료 공무원들의 이 같은 비판은 부안군과 관련공무원들로서는 아주 뼈아픈 대목으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역정치권에서도 쓴 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봉덕~신운간 도로. 방지턱이 과도하게 설치되어 있다.
봉덕~신운간 도로. 방지턱이 과도하게 설치되어 있다.

부안군의회 복수의 의원들은 “부안군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무원들의 무의식”이라며 “사업들을 추진하는 것을 보면 잘하려고 하는 의지가 전혀 안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누가 봐도 잘못됐는데도 보는 사람마다 시각이 다르다고 하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며 “문제의식도 없고 지역에 대한 관심도 없는 사람들 같다”고 했다.

한 의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 들은 척만 하고 움직이지는 않는다”면서 “왜 철밥통이라는 말이 나오는지…”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그는 “지금의 부안군정은 그야말로 나사 풀린 형국”이라며 “군수는 공무원들의 자율적인 행정을 중요시한다지만 그걸로 인해 어떤 부작용이 생기고 있는지는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군수는 지금 도로와 시가지가 어떤 상태며 사업들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제대로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다수 사람들이 잘못되고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렇지만 부안군은 이 같은 아우성에도 별다른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안뉴스나 의회 등에서 제기하는 문제점 등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많은 주민들에게서 “문제가 많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부안뉴스에 “너무 한다”고 말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추정이 아니고 모두 팩트다.

부안군이 해야 할 건 변명과 합리화가 아니라 바로 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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