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짜리 부풍로 공영주차장, 군민인가 업체를 위한 시설물 조성인가 ‘논란’

화단, 인도 등 조성면적 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 커
주민들 “이게 25억 원 들여 조성한 주차장이냐, 말도 안 된다”
“업체 일감 제공을 위한 시설물 조성 아니냐” 의혹 제기도
의원들 “화단이 뭔 필요가 있느냐, 차 한대라도 더 주차할 수 있도록 해야지”
부안군 관계자 “주차공간 부족하지 않고, 경관조성 차원에서 조성했다” 해명

  • 기사입력 2020.10.21 14:22
  • 최종수정 2020.10.21 14:28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울퉁불퉁한 잔디블록으로 조성된 주차 공간.
울퉁불퉁한 잔디블록으로 조성된 주차 공간. 

부안군이 부안읍 부풍로 등 주차난 해결을 위해 수십억 원을 들여 최근 조성한 부풍로 공영주차장(부안 초등학교 앞)이 화단 등 부대 시설물들이 조성면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군민을 위한 것이냐, 업체를 위해 조성한 것이냐' 논란이 일고 있다.

이게 25억원을 들여 조성한 주차장이냐는 신랄한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부안군에 따르면 부풍로 공영주차장 조성사업에 자그만치 25억원에 달하는 혈세가 투입됐다.

모두 순수 군비다.

상가 건물 매입 및 토지 보상비 등에 19억7000만원, 주차장 조성 4억 2000만원, 철거비 등을 포함하면 25억원 가량 된다.

사업기간은 2019년 6월~2020년 10월까지이다.

부안군이 주차장을 조성한 것은 부풍로 등 불법 주정차로 인한 극심한 주차난 해소를 위해서다.

때문에 주차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사업 취지와도 맞다.

특히나 부안군은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차량 등록 대수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어 주차 공간을 확대해야 하는 실정이다.

최근 3년간 부안군 자동차 등록 현황을 보면 2018년도 2만7656대, 2019년 2만7774대, 2020년 2만8118대로 해마다 100~200대 가량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런데 부풍로 공영주차장은 이와는 달리 화단, 인도, 쉼터 공간 등이 주차장 조성면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주차장 조성 부지로 매입을 해놓고 지적 불부합지라는 이유로 인도와 화단을 조성했다.
주차장 조성 부지로 매입을 해놓고 지적 불부합지라는 이유로 인도와 화단을 조성했다.
주차장에 조성된 화단 일부 모습.
주차장에 조성된 화단 일부 모습.

주차장 조성 예산 4억 2000만원 가운데 이 같은 시설물 등의 조성에만 수천만원이 쓰여졌다.

화단 등 조경에 2100만원, 인도 조성에 1172만원,  운동기구 4종 설치 하는데 1359만원이 소요됐고, 일반인용 주차면을 잔디블록으로 조성하면서도 2600만원의 예산이 사용되는 등 7230여 만원의 혈세가 사용됐다.

주차장 사정이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군민이 아닌 업체를 위해서 이런 시설물을 조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주차장의 용도는 차를 주차하는 곳이다. 주차를 많이 하고 운전자들이 편리하게 이용 하도록 조성하면 되는 것이지 무슨 화단을 조성해 나무를 심고 또 인도를 여러 곳이나 조성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운동기구도 공원에나 설치하고, 또 주차하는데 불편하게 왜 울퉁불퉁한 블록으로 설치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군민의 편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업체를 먹여 살리려고 시설물을 조성한 것이다. 주차장 용도 이외 그 밖에 시설들을 조성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업체 일감 제공을 위한 조치라고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사업 목적이 주차공간 확보인데 주차공간 면적과 화단 등 부대시설 면적과 비교하면 큰 차이도 나지 않는다.

주차장 부지 총면적은 1542㎡.

그 중 주차 공간 조성 면적은 638㎡로 주차 가능 대수는 50대(장애인 전용 2면, 여성전용 6면)다.

반면 화단(163.9㎡) 인도(266㎡) 등의 조성면적이 429.9㎡로 주차 공간 조성 면적의 3분의 2가량이나 된다.

주차 공간 1면 조성면적이 12.5㎡인점을 감안하면 주차 대수를 20대 넘게 늘릴 수 있는 면적이다.

주차장 부지에 조성된 쉼터공간에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다.
주차장 부지내 조성된 쉼터공간에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다.

주차장을 살펴보면 나무가 식재된 크고 작은 화단이 곳곳에 조성되어 있다.

또 쉼터개념의 공간을 조성하고 그곳에 당초 계획에도 없던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다.

주차장 부지에 인도를 두 곳이나 조성하고  장애인 및 여성전용 주차면을 비롯한 주차장 노면 대부분은 아스콘 포장으로 했으면서도 일반인용 주차면은 울퉁불퉁한 잔디블록으로 조성했다.

특히나 잔디블록은 주차 라인이 별도로 표시돼 있지 않아 운전자들이 주차를 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잡초들이 자라면서 미관을 해치는 문제점이 있다.

실제 부안상설시장 주차장 잔디블록 주차면을 보면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지저분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또 주차장 옆 도로 갓길에는 규제봉을 설치해 놨다.

주차장 옆에 설치된 규제봉.
주차장 옆에 설치된 규제봉.

이런 주차장의 모습을 본 의원들이나 주민들도 비효율적이고 주변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차장 조성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A 의원은 “주차할 곳이 부족해 수십억원을 들여 주차장을 조성하는데 무슨 화단을 그렇게 넓게 조성하느냐”면서 “그럴 공간이 있으면 차 한대라도 더 주차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주민 B씨는 “초등학교가 바로 앞에 있는데 주변 실정에 맞게 주차장을 조성해야지 등하교 때면 학부모들의 차량으로 도로가 난리다”면서 “주차 공간이 부족하고 주차장 진출입로도 좁다 보니 학부모들이 도로에 차를 세워놓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차공간을 최대한 많이 조성해야지 화단을 이렇게 넓게 조성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이게 무슨 25억 원짜리 주차장이냐, 말도 안 된다. 화단은 나중에 쓰레기장이 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그는 “주차장 주변엔 아이들이 많은데 성인용 운동기구를 설치해 이곳에서 아이들이 놀다가 다칠까봐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부풍로 공영주차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부안군은 무엇이 문제가 있느냐는 입장이다.

부안군 관계자는 “불법주정차 차량이 30대 정도 됐는데 부풍로 공영주차장 주차면이 50면이고, 쌈지 주차장이 3곳이 있어 주차공간은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 부안초도 있고 사람들이 많이 왔다갔다 하는데 황량하고 주차장 앞쪽은 보기가 싫어서 경관 조성 차원에서 화단을 조성했다. 호불호는 있다”면서 “잔디블록은 2019년 설계 당시에 되어 있었고 친환경적으로 조성한 것이다. 운동기구는 부풍로테마거리정비사업을 하면서 계획된 것이고 주민들의 설치요구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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