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도항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설계 엉망진창…재해 등 부작용 우려돼

설계 총체적 부실…현장과 동떨어진 설계 10여곳 넘어
마을 주민보호 사업인데 정작 마을 일부는 빼놓고 설계
설계업체·부안군 현장 인식 못한데다 안일하고 무책임하기까지
주민 “부안군과 설계업체 현장파악하지 않고 주민의견 듣지 않아”

  • 기사입력 2020.11.01 22:48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마을주민들을 해일 등 침수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재해위험개선사업이지만 정작 마을 일부가 빠져 있다.(빨간 선 )
마을주민들을 해일 등 침수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재해위험개선사업이지만 정작 마을 일부가 빠져 있다.(빨간 선 )

“한마디로 엉망진창입니다. 다른 사업도 아니고 바다 재해위험사업을 그것도 76억이나 들어가는 사업을 이렇게 엉터리로 설계했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부안 위도 치도항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을 맡은 시공사 관계자와 마을 주민이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한 말이다.

실제 치도항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의 기초가 되는 설계도에는 심각한 오류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부안뉴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또한 취재진이 “엉터리 설계”라는 말을 이해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았다.

이들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들은 누구나 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엉터리”라는 이들의 진단에 공감한 것은 잘못된 설계로 인해 현장의 실정과는 동떨어진 시공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며, 설계대로 공사가 완공될 경우 적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보였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 데에는 설계용역사의 부실설계와 부실한 설계를 검수한 부안군의 안일함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때문에 주민들은 부안군과 설계업체가 현장조사를 소홀히 하고 주민들과 소통하지 않아 설계가 잘못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사례가 부안군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며 담당공무원들이 심각한 문제를 단순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도 치도항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뿐 만 아니라 향후 추진될 중대형 사업의 경우 현장조사와 주민의견 수렴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이 사업은 부실설계 논란을 사고 있다.

설계에 심각한 오류가 발생해 그로인한 부작용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마을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했으면서도 정작 마을 일부를 빼놓고 설계한 것은 그 대표적인 예다.

치도항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은 해일과 태풍 등이 발생할 경우 바닷물이 치도마을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옹벽 등을 쌓는 사업으로 마을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부안군은 현장을 잘못 파악해 야산을 우선시하고 정작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 일부가 제외된 부실한 설계를 적용했다.

그 결과 주택 2가구가 해일에 의한 침수 및 월파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

설계업체와 담당공무원이 현장을 한번이라도 가봤더라면 이 같은 어처구니가 없는 설계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게다가 배수유역이 계산되지 않는 등 배수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활한 배수를 위해서는 마을에 유집되는 배수관을 검토해 설계해야 하는데 배수설계가 따로 되어있지 않고 월파부분과 확장부분만 기존관에 연결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도로부분에 매설되어 있는 관의 노후상태에 따라 전면교체 또는 부분교체를 검토해야 했는데 이런 부분이 빠진 것이다.

여기에 기존배수로를 피복석으로 막고 육안으로 보이는 부분만 설계에 반영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옹벽에 노면수 배수를 위해 100mm구경으로 5m씩 파이프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현실에 맞지 않은 설계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과는 동떨어진 설계로 인해 주민들이 반발하는 사례도 다수 있었다.

먼저 해안과 해안도로의 경사도를 급경사(11%)로 설계해 어민들이 해안 진출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철거를 하지 않아도 되는 모정을 철거하도록 설계했는가 하면 80년대에 사용한 와이어메쉬(가로세로150)를 도로 포장용으로 사용토록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도로포장 시 기존도로와 같은 높이로 포장해야 함에도 검토내역이 없이 수십cm 높게 포장하도록 설계했으며 어선을 고정하는 시설도 빠트렸다.

피복석 쌓기 역시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공사관계자는 “현재 피복석 쌓기는 고르기폼과 투하 폼 등 2열 쌓기로 설계되어 있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시공할 경우 2열 피복석이 파도에 유실될 염려가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변은 지형변화가 많아 피복석 하단이 고정되도록 설계가 됐어야 했는데 그냥 해변위에 올려놓도록 되어 있다”면서 “심지어 모래 위에 기초사석과 옹벽시공을 하라고 설계되어 있어 주민들이 터파기 한 뒤 시공하라고 민원을 제기 하기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치도항 재해위험개선지구사업에 이처럼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부실시공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감리기능 강화 및 관계당국의 세심함이 더욱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치도항 재해위험개선지구사업은 부안군이 위도 치도마을 침수예방 등을 위해 치도항 일원에 76억원을 들여 1.21㎞ 구간에 호안 확장 및 파라펫을 설치를 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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