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쌀 최대 생산지인 계화평화 농로 포장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내에서 최하위일뿐만 아니라 농로 포장이 진행되고 있는 12개 읍면의 평균 절반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계화평야에서는 농번기 때면 차량 사고를 비롯한 통행 불편 등 각종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비가 올 때나 그 뒤에는 3미터 정도 되는 좁은 비포장 농로를 통행하다 5톤 트럭 등 대형 차량들은 바퀴가 미끌려 농로나 논에 빠지거나 타이어 펑크가 나고 심지어는 전복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특히 농약을 살포하는 방제차량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또 농로 중앙에 풀이 수십센티 높이로 자라면서 차량이 통과할 때 풀씨가 차 라지에이터 등에 유입돼 차량 고장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실정인데 매년 이뤄지는 농로 포장도 미미하다.
현재 추세라면 30년이 지나도 계화평야 농로 포장을 끝내지 못할 상황이다.
부안군 등에 따르면 계화평야 농로 포장률은 농어촌도로로 지정된 곳까지 포함하면 평균 29.7%다.
농로는 80.3km 가운데 29.2km(36.4%)가 포장이 이루어졌고, 농어촌도로는 78.2km 중 18km(23%)만 포장이 된 상태다.
농어촌도로로 지정된 곳을 제외하고 미포장된 농로만 해도 51.1km나 된다.
그런데 최근 5년간 부안군과 농어촌공사에서 기계화경작로 확포장사업으로 시행한 계화평야 농로 포장은 평균 1.6km도 안 된다.
2016년도 1.73km, 2017년도 0.17km, 2018년 2.35km, 2019년 1.61km, 2020년 1.94km다.
이런 속도로 계화평야 농로 포장을 한다면 30년이 지나도 끝내기가 어렵다.
관내 읍면별 농로 포장률을 비교해 보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부안읍 68.1%, 주산면 75.1%, 동진 60.5%, 행안 72.2%, 보안 85.4%, 변산 72.1%, 진서 67.7%, 백산 79.6%, 상서 89.3%, 하서 76.3%, 줄포 88.8%이다.
계화면을 제외하고 모두 포장률이 60%가 넘고, 90%에 육박하는 지역까지 있다.
부안군 최대 쌀 생산지인 계화평야인데 농로 포장률은 꼴찌다.
이렇듯 계화 농로 포장률은 낮은 것도 모자라 매년 이루어지는 포장마저 미미한 수준이다 보니 사고, 통행불편을 겪어야 하는 농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농민 A씨는 “계화 간척지 농로 포장률을 전국 최저다. 꼬불꼬불한 농로까지 다 포장을 했는데 바둑판처럼 경지정리가 잘 되어 있는 이곳 농로만 포장이 안 되고 있다”면서 “방제기도 못 다닐 정도로 좁고 비가 오면 콤파인을 실은 1톤 트럭도 미끄러져 농로로 빠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농기계는 갈수록 대형화 되는데 길이 좁아 위험하다. 볏짚을 곤포로 만드는 대형 작업 기계는 야간에 특히 위험한데 그들도 위험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비포장 도로이다 보니 억대 장비들도 손상이 간다”고 지적했다.
농민 B씨는 “비포장 농로에 풀 때문에 문제다. 풀 위로 차가 지나가다 보니까 차 라지에이터가 풀로 막혀 엔진에 불이 붙은 경우도 있었다”면서 “에어컨이 고장나는 것은 다반사”라고 하소연 했다.
계화농협 관계자는 “계화 간척지 포장이 너무나 안 되어 있다. 20%나 되는 것 같다”면서 “방제를 하다 보면 차가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고 수시로 펑크가 난다. 작년에는 방제기가 전복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안군 관계자는 “계화간척지 농로 면적이 넓다 보니 포장률이 낮다”면서 “농로 포장은 국비 70%, 군비 30%로 예산으로 하는데 국비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 농민들의 불편이 최소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