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물의거리 막가파식 공사로 삼중고 겪는 상인들

물의거리 공사현장 시끄럽고 먼지 나고 도로 파헤쳐지고 ‘엉망진창’
인근 상인들 “대책 마련해주지 않으면 군청 찾아가 집회 하겠다”
시공사 “다음 주에 인도 마련하고 12월 중순까지 도로포장 완료하겠다”

  • 기사입력 2020.11.22 16:47
  • 최종수정 2021.06.22 15:55
  • 기자명 김태영 기자
22일 공사중인 물의거리. 도로가 파해쳐지고 질퍽거려 통행이 어려워 보인다.
22일 공사중인 물의거리. 파헤쳐진 도로 때문에 질퍽거려 통행이 어려워 보인다.

“소음과 먼지 때문에 우리도 못살겠는데 손님이 오겠느냐, 이쯤 되면 장사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 해도 해도 너무한다.”

부안읍 물의거리 정비사업으로 인한 주변 상인들의 피해 호소가 폭주하고 있다.

이달 초 물의거리 정비사업이 시작되면서 그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의거리에서 10년 넘게 주점을 운영해온 한 상인은 “공사 때문에 장사를 못해먹겠다”면서 “죽을 맛”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소음과 먼지 때문에 불편과 고충을 당하는 것도 당하는 것이지만 도로를 완전히 파헤쳐놔 차량은 물론 사람까지 제대로 다닐 수 없어 막대한 영업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하루 평균 20여 팀이던 손님이 도로가 파헤쳐진 뒤로는 한 두 팀에 그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또 다른 상인역시 “공사로 인해 식당을 찾는 사람이 급격히 줄었다”며 “10여일째 이지경인데 앞으로도 한 달 가량 더 공사를 한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하소연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고충을 부안군과 시공사 측에 수차례에 걸쳐 호소했지만 그때마나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이 때문에 물의거리 상인들은 소음 먼지 등으로 인한 고충과 영업피해, 이들의 무책임으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물의거리 정비사업은 부안군이 22억 8000만원을 투입해 지난달부터 내년 3월까지 고려약국∼보건소 사거리 300m구간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이 지역은 상업시설이 밀집된 데다 인근에 주택과 주상복합 건물, 병원 등이 위치하고 있어 이곳 주민들과 상인들이 공사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인들의 경우 영업피해까지 더해지면서 극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다음 달 중순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커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뾰족한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부안군과 시공사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때 까지는 물의거리에 위치한 식당 등 상가들의 영업피해가 불 보듯 뻔해 상인들의 불만도 커지는 모양새다.

물의거리 한 상가 점주는 “도로를 사람이 다닐 수 없게 해놓고 영업하라는 건 장사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면서 “부안군과 시공사는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뜩이나 월세도 비싼데 도로가 엉망이다 보니 손님이 오지 않는다”며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된다면 문을 닫아야할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상인들은 상황이 이런 만큼 시공사측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군청에 찾아가 집회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상인들은 공사가 막가파식으로 진행돼 막대한 영업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시공사현장소장은 “공사로 인해 피해를 입는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면서도 “도로공사다 보니 소음과 분진 등이 발생해 피해를 주는 것 같다. 12월 중순까지는 도로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 주까지는 인도를 확보할 예정”이라며 “최대한 빨리 인도를 개설해 상가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해명했다.

발주처인 부안군 관계자는 “소음과 먼지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민원이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안군은 당초 26억원을 들여 관광 테마거리인 물의거리를 개선해 주민들이 보다 쾌적하고 안전하게 걷고 즐길 수 있는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기로 했다가 부안농협이 일방통행이라는 이유로 반발하자 양방향 통행을 위해 중앙에 있는 물길을 메워 2차선 도로로 조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사실상 부안군 최초의 테마거리인 물의거리를 없앤 것으로, 물의거리란 테마를 업그레이드시켜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겠다던 애초 입장과는 180도 다른 것이다.

부안군의 입장 번복으로 지난 십 수 년 간 유명세를 탔던 물의거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졸속행정이라는 지적과 함께 지역발전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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