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소천 개발…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

잼버리 과정활동장 조성만 외칠게 아니라
대단위 관광단지 조성 위한 전략적 접근해야

  • 기사입력 2021.02.24 15:49
  • 최종수정 2021.02.24 15:59
  • 기자명 김태영 기자
직소천.
직소천.

‘나무만 보고, 숲은 볼 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

부분만 보고 전체는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지역현안 해결에 대응하는 부안군이 꼭 그렇다.

시야가 좁은 것을 넘어 지역발전을 위한 밑그림조차 부족해 보인다.

지난 20일 여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안을 방문했다.

대선 주자로서 텃밭인 전북 지역민심 다기기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부안방문 배경에 대해 “3월이 되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집중해야 되겠기에 그 이전에 현안이 있는 지역을 다녀야 겠다 해서 왔다”고 밝혔다.

사실상 지역 현안을 해결해주기 위해 온 것이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이 대표가 방문한 해창석산과 직소천 현장에서는 드디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설렘이 흘러나왔다.

부안군은 지난 2000년대 초부터 해창석산부지와 직소천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해왔다.

그러다 2023세계잼버리 개최지가 부안 새만금으로 확정되자 성공적인 잼버리 개최 차원에서 직소천 개발(잼버리 과정활동장 조성)을 정부에 제시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이 대표의 방문이 모처럼의 기회인 셈이다.

해창 도로섬.
해창 도로섬.

특히 이 대표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등을 앞두고 촉박한 일정에도 부안군을 찾았다는 점은 잼버리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 대표도 직소천을 찾은 자리에서 “2년 후 열리는 잼버리가 아마도 인류가 코로나를 벗어나고 난 뒤에 가장 먼저 만나는 국제적인 대규모 행사가 되지 않을까 싶고, 특히나 청년들이 모이는 행사이기 때문에 열기가 뜨거울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만큼 우리가 준비를 잘 해 2023년 잼버리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내수를 회복하는 기폭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잼버리가 지역을 넘어 국가 발전에도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새만금과 변산해수욕장 등 관광지와 가까운 직소천 일대는 계곡과 호수 등이 위치하고 있어 관광단지로 안성맞춤이다.

2000년도 초부터 관광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권 군수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이 대표에게 “직소천에 잼버리 과정활동장을 조성할 수 있도록 국비 4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다.

직소천 개발은 두 가지 방향성을 갖고 가야 한다.

하나는 ‘잼버리 과정활동장’이고, 다른 하나는 ‘대단위 복합관광단지 조성’이다.

10년 주기로 열리는 국립공원 구역조정이 2월부터 5월까지 지역협의체, 총괄협의회, 관계기관협의 등을 거쳐 이르면 6월에 결정된다.

부안군은 여기에 전략을 세워 이 대표에게 국립공원 해제 등의 ‘큰 카드’를 갖고 지원을 요청해야 했다.

잼버리를 위한 과정활동장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 부안관광을 견인할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립공원 구역에서 직소천 일대를 반드시 해제시켜야 한다.

그런 점에서 권 군수가 이 대표에게 ‘잼버리 과정활동장 조성’부분만을 한정해서 지원 요청한 것은 매우 아쉽다.

새만금 뻘먼지.
새만금 뻘먼지.

일반적으로 볼 때 직소천 일대를 공원구역에서 해제해 달라는 요구는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공감을 얻기는 매우 어렵다.

이들 기관은 개발보다는 보전을, 해제보다는 확대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당대표이자 유력대권주자가 잼버리란 국가주도행사를 이유로 해제를 요청한다면 명분이 선다.

코로나 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도에 부안을 찾은 방문객은 218만 4413명이다.

부안방문객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째 200만명 안팎만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1000만명을 넘나들던 2004∼2012년에 비해 무려 80%가 넘게 감소한 것이다.

관광산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부안군으로서는 아주 뼈아픈 대목이다.

직소천 일대가 대단위 관광단지로 개발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권 군수와 정치권은 잼버리를 이유로 한 지역개발과 현안해결 방안에 줄기차게 불을 지펴야 한다.

직소천 일대 국립공원구역 해제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의 무책임으로 흉물스럽게 남겨진 해창 도로섬 철거, 새만금 뻘먼지 문제 해결 등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할 현안이다.

권 군수와 정치권은 이들 문제 해결에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

다만 갈 때는 ‘잼버리’란 나무만 보지 말고 ‘미래부안’이란 큰 숲을 보고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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