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먹거리 사업하는데 수십억 들여 볼링장 조성키로 ‘부적절 논란’

메인 사업보다 볼링장 사업비 규모가 더 커
주민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주객이 전도됐다” 비판
“볼링장 짓는 게 그렇게 서둘러야 할 일이냐” 지적도 나와
부안군 관계자 “단독 건물로 짓는 것 보다 40억 원 절감 효과 있다”
“장도 보고 볼링도 치고 시너지 효과 있다” 해명

  • 기사입력 2021.02.28 11:04
  • 최종수정 2021.03.01 21:09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부안 푸드앤 레포츠센터 위치도.
부안 푸드앤 레포츠센터 위치도.

부안군이 140억원을 투입해 부안읍 봉덕리 293번지 일원에 건립 예정인 부안 푸드앤 레포츠센터가 부적절 논란에 휩싸였다.

이 사업은 군민의 먹거리 질 향상, 월소득 150만원 1천농가 육성 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부안형 푸드플랜의 핵심 사업인데 부안군이 예정에도 없던 수십억 원대 볼링장 조성사업을 추가로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볼링장이 푸드플랜 사업 기본 취지와도 맞지 않는데다가 막대한 혈세가 특정 한 체육시설에 과도하게 투입되는 게 아니냐는 것.

군민들의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위해 볼링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문제는 사업 목적과 맞지 않는 곳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이다.

부안군에 따르면 당초 이 사업은 60억원을 투입하는 로컬푸드복합센터 건립이었다.

지상 3층 건물에 로컬푸드 직매장, 농가레스토랑, 공유부엌, 푸드통합지원센터 등이 들어설 계획이었으며, 볼링장은 없었다.

그런데 부안군은 지난해 국무조정실에서 로컬푸드복합센터 건립 사업을 생활SOC복합화 사업으로 전환했다는 이유에서 의무 사항도 아닌데 먹거리와 체육이 결합된 형태의 생활SOC 복합화 사업으로 변경했다.

이를 위해 부안군은 같은해 4월 경 부안먹거리힐빙센터 사업명으로 2021년도 생활SOC복합화 공모사업을 신청 했고, 그해 10월 경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이로 인해 60억 원이던 로컬푸드복합센터 건립사업이 부안 푸드앤 레포츠센터로 바뀌고 생활SOC복합화사업에 따른 인센티브 10억 원을 포함해 볼링장 사업비 70억 원 등 80억 원이 늘어 사업비가 14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러면서 건물도 지상 3층에서 지하 1층 볼링장이 추가됐다. 

볼링장 사업비는 70억 원, 이 가운데 무려 40 억원을 군비로 충당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일각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주객이 전도됐다”는 비판적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로컬푸드복합센터 건립 비용 보다 볼링장 조성 예산이 더 많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볼링장 조성에는 80억 원 가운데 70%가 쓰여질 예정이며 나머지는 다목적 체육시설 조성 등에 쓰여진다.

볼링장은 16레인과 20레인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부안군은 전국대회가 가능할 수 있도록 20레인을 염두해 두고 있지만 전국대회가 1년에 몇 번이나 열리겠느냐는 부안군의회의 따끔한 지적에 레인 갯수는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부안군의 생활SOC복합화 사업으로 예정에 없던 군비가 40억 원이 투입되면서 부안군은 부안군의회 의원들로부터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지난 11월 12일 열린 부안군의회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푸드플랜사업을 하면서 볼링장을 짓겠다는 부안군의 입장에 대해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부안군은 총리실에서 SOC복합사업을 추진해 푸드앤 레포츠센터 복합시설이 들어가는 것으로 사업이 추진이 되다 보니 증액이 된 사업이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막대한 군비를 투입하면서까지 볼링장을 짓는 게 타당하냐는 질타가 쏟아진 것.

이날 이한수 의원은 “의회에 처음 보고할 때 (군비가) 몇 프로 포함된다고 했느냐, 정부에서 복합화로 만들어줄려면 매칭 비율을 지자체에서 조금만 해야 한다”면서 “매칭 비율을 국비로 65%로 높여주고 35%를 군비로 내라든가 해야지 거꾸고 30%나 35%주면서 65%, 70%를 군비로 하라고 하면 이 사업이 정부 사업이냐, 군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냐”고 강하게 쏘아 붙였다.

문찬기 의장은 “우리(부안군이)가 재정 압박을 받는 원인이 공모사업에서 한 내용대로 사업이 되지 않고 임의대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재정부담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면서 “지금 국세와 지방세 차이가 얼마냐 8대 2다. 큰집에서 작은집에다 몽땅 돈을 내는 것 아니냐. 돈 조금 줘놓고 군비 70%이상 부담 시키는 것이다. 이 사업내용을 정확히 검토를 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주민들도 “코로나로 인해 부안군이 최악의 재정난을 겪고 있는데 지금 당장 꼭 필요한 운동 시설도 아닌데 수십억 원을 들여 볼링장을 짓는데 쓰느냐”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A씨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주객이 전도 됐다”면서 “수십억 원의 혈세를 들여 위치는 외각에... 허울뿐인 로컬푸드 사업 아니냐, 이름만 푸드플랜 로컬푸드 사업이고 실상은 볼링장 운영이 주 목적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주민 B씨는 “볼링장 이용 층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코로나로 인한 재난지원금 지출에 국비까지 줄어 부안군 재정이 역대 최악일 텐데 취미생활이나 다름이 없는 운동 시설에 몇 억도 아니고 수십억 원을 쓴다는 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주민 C씨는 “부안군도 나름에 이유야 있겠지만 볼링장을 짓는 게 그렇게 서둘러야 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 후에 사람들이 마음에 여유가 있어 취미활동도 하는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내돈, 내 사업이라는 생각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야 혈세가 낭비되지 않고 그나마 효율적으로 예산이 쓰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국무조정실에서 로컬푸드복합센터 건립사업을 SOC복합사업으로 사업을 전환해서 추진하다 보니 볼링장 조성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SOC복합사업으로 10억 원의 인센티브를 받았고, 별도 부지가 필요 없어 (볼링장, 로컬푸드복합센터) 단독으로 건물을 짓는 것 보다 예산이 40억 원은 절감된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설 볼링장은 동호회원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볼링장은 수익사업이 아니라서 저렴한 비용으로 운영돼 청소년,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건전한 스포츠를 할 수 있다. 장도 보고 볼링도 치고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볼링장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수영장도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는데 지금은 2000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억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부안먹거리종합타운 조성사업 가운데 하나인 부안푸드앤 레포츠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신축되며, 지하 1층은 반다비 볼링장, 지상 1층은 로컬푸드직매장, 2층은 농가레스토랑, 공유부엌, 푸드통합지원센터, 3층은 다목적 체육시설이 들어선다.

올해 실시설계에 들어가 2022년도 착공,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부안먹거리종합타운에는 부안푸드앤 레포츠센터를 비롯한 공공급식물류센터(30억 원), 농산물종합가공센터(20억 원), 안전성검사센터(10억 원) 가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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